사상누각, 기초가 허술한 모래 위에 누각을 지어 오래가지 못하고 그 기반에 단단함이 없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수기를 쓰며 과거 제 믿음이 그러하진 않았나 돌이켜보게 됩니다.
전 20대 중반이 돼서야 하나님을 체험하고 신앙을 갖게 된 남자 청년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늦은 첫사랑 때문에 누구보다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고, 예배와 기도, 말씀읽기에 힘써왔습니다. 이런 저의 신앙생활은 불신자인 식구들에게 늘 우스갯거리로 입에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안에 확실한 신념과 믿음 그리고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기에 어떤 시선이나 눈초리도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하나님의 말씀은 오묘했고 그 안에 담긴 진리를 깨달아가는 매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군대 전역 후 아버지를 도와 공장 일을 했습니다. 점심 혹은 쉬는 시간 틈나는대로 직원들을 전도했습니다. 이런 저의 열심에 제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직원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직원 한 분이 저를 따로 불러 이야기 좀 나누자고 했습니다. 그분은 본인도 교회를 다니는 집사인데, 제가 신앙생활을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괜찮으면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선교사님 한 분을 소개해 준다고 했습니다. 좋은 동역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만나기로 했습니다. 주선하신 그 직원 분을 통해 약속한 날 한 커피숍에서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선교사님은 제가 궁금했던 성경구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그리고 본인은 청년 사역에 비전을 품고 있어 시간을 쪼개서라도 청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선교사님에 대해, 제가 모르는 성경 내용을 많이 알고 계시고, 열정적으로 사역하시는 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의 신앙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선교사님은 저에게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프로그램은 CCC나 예수전도단에서 하는 DTS와 비슷한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덧붙여 기본 4주 교육을 받고, 선별된 인원은 3~6개월의 제자양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KT&G상상마당에서 후원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시행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안내했습니다.
항상 말씀에 갈급해왔던 터라 흔쾌히 수락했고 몇 주 뒤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시간은 월, 화, 목, 금요일 저녁 6시에서 9시까지 진행되었고, 교육을 돕는 여러 명의 그룹간사들과 선교사님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처음 20명 정도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한 두 주가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교육장소는 “주최 측의 실수로 강의실 예약이 안 되었다”며 빈 강의실로 옮겨 다녔던 적이 빈번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의심해 볼 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 당시엔 개의치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은 여느 예배처럼 기타와 피아노에 맞춰 은혜로운 찬양과 기도 소리가 흘러넘쳤고 그 후엔 선교사님의 성경공부가 이어졌습니다. 성경공부 후에는 그룹을 모아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그룹별로 담당 간사가 오늘의 말씀을 요약해주곤 했습니다. 말씀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논리적으로 알려주어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주차는 기본적인 신앙 교육과 한문의 어원을 성경을 통해 풀었고, 창세기를 요한계시록 비유를 통해 풀며 다양한 기초신앙교육이 이뤄졌습니다. 그간 궁금했던 부분들이 교육을 통해 해소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외부에서 친교활동도 이루어지고 말씀을 나누며 본교회의 여러 정보를 나누고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졌습니다.
그런데 3주차에 들어서면서 선교사님은 자신이 가르쳐온 성경의 교리와 기성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편집해 우리에게 보여주며 반박과 반론, 조소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로써 설교하는 목사님들의 표현양식을 특정 부분만 짤막하게 편집해 보여주고 성경에 무지한 사람으로 보이게끔 비웃음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군중심리 때문인지 모두 동요돼 웃었고, 선교사님이 몇 주간 가르쳤던 교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선교사님은 계속해서 기성교회와 여러 유명 목사님들의 영상을 틀어놓고 반박하며 비판적인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너무나 자극적인 표현과 비판적인 태도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가장 큰 계명을 어기는 듯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무언가 찝찝한 마음이 생겼고, 집으로 돌아와 제가 배웠던 내용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씨는 곧 말씀”, “비유 풀이”, “짝 풀이”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선교사님이 신천지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함께 성경공부를 해왔던 사람들 중에 분명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있진 않을까란 염려와, 혹시 나 하나를 포교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기를 한 것은 아닐까 등 별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신천지란 것이 분명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저의 신앙을 고백하고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들과의 관계는 단호하게 정리했지만, 몇 달 동안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틀린, 잘못된 교리만 가르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진리 사이사이에 잘못된 교리를 섞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신천지를 경험한 저는 단순히 이단은 무섭고, 광적이고 불순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 아니라 잘못 믿고 있는 사람,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된 진리에 열심을 쏟고 있는 사람들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말씀과 교리, 진리를 더 공부하지 못한 책임감과 저의 부족함에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아직 신천지에 빠져있을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신천지로부터 피해를 당한 가족들에 뉴스기사를 보면 저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교육을 듣던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들이 혹시나 아직도 그곳에 있을까 봐 오늘도 염려와 안쓰러움에 눈을 감고 중보기도를 합니다.
열정을 이용해 미혹한 신천지 성경공부
열정을 이용해 미혹한 신천지 성경공부
태그저장현대종교 2017년 08월 05일 12시 28분 입력
사상누각, 기초가 허술한 모래 위에 누각을 지어 오래가지 못하고 그 기반에 단단함이 없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수기를 쓰며 과거 제 믿음이 그러하진 않았나 돌이켜보게 됩니다.
전 20대 중반이 돼서야 하나님을 체험하고 신앙을 갖게 된 남자 청년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늦은 첫사랑 때문에 누구보다 더 깊이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고, 예배와 기도, 말씀읽기에 힘써왔습니다. 이런 저의 신앙생활은 불신자인 식구들에게 늘 우스갯거리로 입에 오르내리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안에 확실한 신념과 믿음 그리고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기에 어떤 시선이나 눈초리도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하나님의 말씀은 오묘했고 그 안에 담긴 진리를 깨달아가는 매 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군대 전역 후 아버지를 도와 공장 일을 했습니다. 점심 혹은 쉬는 시간 틈나는대로 직원들을 전도했습니다. 이런 저의 열심에 제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직원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직원 한 분이 저를 따로 불러 이야기 좀 나누자고 했습니다. 그분은 본인도 교회를 다니는 집사인데, 제가 신앙생활을 열심히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괜찮으면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선교사님 한 분을 소개해 준다고 했습니다. 좋은 동역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만나기로 했습니다. 주선하신 그 직원 분을 통해 약속한 날 한 커피숍에서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선교사님은 제가 궁금했던 성경구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그리고 본인은 청년 사역에 비전을 품고 있어 시간을 쪼개서라도 청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선교사님에 대해, 제가 모르는 성경 내용을 많이 알고 계시고, 열정적으로 사역하시는 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의 신앙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선교사님은 저에게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프로그램은 CCC나 예수전도단에서 하는 DTS와 비슷한 프로그램이라고 했습니다. 덧붙여 기본 4주 교육을 받고, 선별된 인원은 3~6개월의 제자양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KT&G상상마당에서 후원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시행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안내했습니다.
항상 말씀에 갈급해왔던 터라 흔쾌히 수락했고 몇 주 뒤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시간은 월, 화, 목, 금요일 저녁 6시에서 9시까지 진행되었고, 교육을 돕는 여러 명의 그룹간사들과 선교사님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처음 20명 정도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한 두 주가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교육장소는 “주최 측의 실수로 강의실 예약이 안 되었다”며 빈 강의실로 옮겨 다녔던 적이 빈번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의심해 볼 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 당시엔 개의치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은 여느 예배처럼 기타와 피아노에 맞춰 은혜로운 찬양과 기도 소리가 흘러넘쳤고 그 후엔 선교사님의 성경공부가 이어졌습니다. 성경공부 후에는 그룹을 모아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그룹별로 담당 간사가 오늘의 말씀을 요약해주곤 했습니다. 말씀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논리적으로 알려주어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1주차는 기본적인 신앙 교육과 한문의 어원을 성경을 통해 풀었고, 창세기를 요한계시록 비유를 통해 풀며 다양한 기초신앙교육이 이뤄졌습니다. 그간 궁금했던 부분들이 교육을 통해 해소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모임에서 만난 이들과 외부에서 친교활동도 이루어지고 말씀을 나누며 본교회의 여러 정보를 나누고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졌습니다.
그런데 3주차에 들어서면서 선교사님은 자신이 가르쳐온 성경의 교리와 기성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편집해 우리에게 보여주며 반박과 반론, 조소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로써 설교하는 목사님들의 표현양식을 특정 부분만 짤막하게 편집해 보여주고 성경에 무지한 사람으로 보이게끔 비웃음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군중심리 때문인지 모두 동요돼 웃었고, 선교사님이 몇 주간 가르쳤던 교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선교사님은 계속해서 기성교회와 여러 유명 목사님들의 영상을 틀어놓고 반박하며 비판적인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너무나 자극적인 표현과 비판적인 태도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가장 큰 계명을 어기는 듯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무언가 찝찝한 마음이 생겼고, 집으로 돌아와 제가 배웠던 내용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씨는 곧 말씀”, “비유 풀이”, “짝 풀이”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선교사님이 신천지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함께 성경공부를 해왔던 사람들 중에 분명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있진 않을까란 염려와, 혹시 나 하나를 포교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연기를 한 것은 아닐까 등 별별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신천지란 것이 분명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단호하게 저의 신앙을 고백하고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들과의 관계는 단호하게 정리했지만, 몇 달 동안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틀린, 잘못된 교리만 가르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진리 사이사이에 잘못된 교리를 섞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신천지를 경험한 저는 단순히 이단은 무섭고, 광적이고 불순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 아니라 잘못 믿고 있는 사람,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된 진리에 열심을 쏟고 있는 사람들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말씀과 교리, 진리를 더 공부하지 못한 책임감과 저의 부족함에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아직 신천지에 빠져있을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신천지로부터 피해를 당한 가족들에 뉴스기사를 보면 저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교육을 듣던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들이 혹시나 아직도 그곳에 있을까 봐 오늘도 염려와 안쓰러움에 눈을 감고 중보기도를 합니다.
편집부 mrmad@hdjongkyo.co.kr
이 저작물은 아래 조건 만족 시
저작자 명시 필수별도 허가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