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는 아니고 퇴근하고 댓글 보면서 설명이 부족했나 싶어서 잠깐 글 달아요.
제가 이 글에서 혼인신고를 안했다...라는 말을 언급한적이 없는데 혼인신고하기전에 헤어지란 의견이 있으셔서요.
그나마도 살아보고 혼인신고 해야한다고 제가 주장해서 결혼하고 1년 반 후에 혼인신고 했습니다. 지금은 혼인신고 한지 반년 되었네요. 1년 반동안은 명절에 시할머님 뵈러 가잔 말씀 없으셨음..
혼인신고 하고 특별한 명절? 큰행사가 없어 시부모가 오시거나 우리가 방문하는 일은 한달에 한번 정도였지 본격적인 혼인신고 후 명절은 이번이 처음이네요;후..
어쩌면 본색을 드러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타이밍 맞는것 같아요.
오늘 목요일이라 그냥 오늘은 친구에게 부탁해서 같이 호텔 와있어요 친구 직장 가깝게 호텔 잡아서 내일 적당히 출근 하면 될 것 같구요..남편은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 전화 몇번 오다가 지금은 오지 않네요.
어머니는 주중에는 업무때문에 서울에 거의 안계셔서 서울 집에 아버지밖에 안계시고, 주중에 이런 일로 친정 가면 저도 제 감정 못다스릴것 같아서 하루 더 생각 정리하고 친정 가서 주말보내려 합니다.
댓글에는 부부 직업 궁금해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저는 금융권 기관(자세한 기관명 생략)에 있어요.
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했는데 명절이 다가오니 사건이 연달아 터져 친구들에게는 창피해서 말도 못하고 고민좀 털어놓고싶어서 왔어요.
결혼한지 2년 되었고 전 29 남편은 31살이예요.
둘다 조금 이르면 이르다 싶은 나이에 결혼을 했어요. 연애를 엄청 오래한건 아니지만 둘다 자리 잡혔고 남편이 혹시라도 지방 발령날지도 모른다고 서둘러서 하고싶다고 해서 이르게 결혼했는데 결혼하고나니 말이 자꾸 바뀌는거같아서 요즘 싸울일만 느네요. 글이 길어질거같아요. 먼저 양해 구합니다..
친정부모님은 여유롭지만 자식들에게 금전적인 부분에서 관대하진 않으셔서 취업 전까지도 당신들 재산에 대해 말씀하신적 없어요.
아버지는 변호사이시고 어머니는 퇴직 몇년 안남은 ㅇㅇ부 공무원이시고 친오빠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어요(오빠 여자친구도 같이 공부해서 결혼하고도 쭉 그쪽에서 취업하고 살 계획입니다)
저는 석사졸 하고 서울에서 일 하고있구요.
취업전에는 부모님이 크게 소비를 한걸 본적도 없어요. 우린 너 공부가르친걸로 됐으니 이제 돈 잘 모아서 결혼을 하든 여행을 가든 해라~ 정도..?
휴일도 없으셔서 두분이 어쩌다 같이 쉬실때 여행 훌쩍 다녀오시곤 해서 결혼 허락하고 서울에 신혼집을 마련해 주실때는 저도 너무 당황했었어요.
시부모님은 가부장적이신데 몇번 인사드리러갈때는 정말 까맣게 몰랐어요. 아버님도 식사를 차리시고 과일을 깎으시고 살뜰히 챙겨주셔서(저희 아버지도 지금까지 식사끝나면 과일을 직접 깎아서 어머니랑 차를 드시고 본인이 치우세요) 아 우리집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했는데 결혼하고나니 이젠 앉아서 시키세요. 남편말로는 며느리 이뻐서 잠깐 그런거지 원래 저러셨대요. 뭔가 찜찜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결혼전에 남편과 약속한건 명절에 우리집도 먼저 가기었어요. 추석에 시부모님 먼저 찾아뵙고 설에는 친정을 먼저 가고. 남편은 남동생 여동생이 있어요. 저희는 오빠가 한국에 명절 맞추어 올수가 없어서 두분만 계실때가 많아요. (물론 저희 부모님은 명절에 두분 오붓하게 쉬신다고 안와도 된다고 하세요..두분 워낙 바빠서 명절에 같이 쉬실때 여행가기도 하시는데, 그래도 아버지는 여전히 서운해하셨어요. 정말 한번 명절 오후에 시댁 떠나서 저녁에 도착했더니 너무 좋아하셨거든요. 언제 오나 기다리시고 아버자가 직접 갈비찜도 만드셨다고..)
작정하고 계산 하고 저번에는 남편 집 갔으니 이번에는 우리집 가야한다고 주장하진 않지만 두번 연속 명절에 저희집 못갔으면 이번에는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당연하게 말하더라구요. 이번에는 시할머님댁도 가자고..
경상도예요. 시할머님댁.
같이 출발하자고 하시니 저는 연휴 전전날 시댁가서 음식하고 하루 자고 연휴 전날 출발해서 시할머님댁가서 음식을 또 하자는 거예요. 막힌다고 추석 당일에 출발도 안된대요. 올라오는 중간에 경치좋은데 가서 하루 자고 명절 다음날 점심먹고 올라오자는 거였어요.
난 부모님 댁 빨리 가고 싶은데. 우리차끌고 따로 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봤어요. 시누이 남편도 같이 간대요. 미혼 도련님까지.. 일곱명이 한 차에 낑겨서 느긋하게 8시간을 타고 가야해요. 심지어 시부모님댁가서 자는것까지 4박5일이네요. 싫다고 했더니 싸웠어요. 우리끼리 차끌고 따로 출발하는것도 계산적이래요. 가족애를 모른다고. 우리 아버지 얼마나 사신다고 그러냐고(저희 어머니보다 시아버지가 젊으심)
평소에 자주 찾아뵙고 6월쯤 시부모님 두분 모시고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식사대접도 했어요. 그런데 추석 연휴가 기니까, 시할머니댁 갔다가 올라오면 우리집에서 다같이 남은 명절 연휴 보내쟤요. 도대체 난 시댁 명절 몇날며칠을 챙겨야하는거냐고 따졌어요. 6월에 초대한건 도련님이랑 시누이 부부를 못불렀대요. 좋은 집 살면서 니 동생들 너무 무시한다고 했대요ㅎ. 냉정하게 쓰려고 했는데 웃음이 나오네요
결혼 전에는 남자가 집 해오란 법 없다고 자기들은 아들 잘 키워서 보내는거니까 사실 아깝기도 하다고 했어요. 아들 잘 키웠죠. 어려운 시험에 붙은 공무원이니까요. 그런데 정말 1원 한푼 안주셨어요. 아버지가 집을 해주셔서 제가 모은돈 일부 예단용으로 드렸지만 꾸밈비는 못받았구요. 어머니는 집이 힘드신가보지 그거 달라고 하지말아라 토닥해주셨어요.
그렇지만 명절 생신 어버이날 당신들 결혼기념일에는 조선시대가 따로 없어요. 며느리의 도리를 운운하시며 용돈과 직접 차린 잔칫상을 원하시고 집 해온다고 했는데도 혼수예단 리스트(..) 소리했다가 남편이 창피한 소리좀 하지말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런 남편도 시부모님이 안쓰러운지 이번에는 완고하게 끌고가려고 하네요. 전 제 부모님이 더 안쓰러운데 본인 부모밖에들 안보이는거같아요. 매번 챙겨줄건 챙겨주고 간섭이라곤 없는 장인장모는 이제 당연하고 자기 부모님은 꼬부랑 노인들로 보이나봐요.
시할머니 뵙고와서 우리집에서 명절 또 보내잔 얘기 나왔을때는 화가 나서 우리 사는 집 우리 끌고다니는 차 하다 못해 니가 애지중지하는 명품 양복 시계 누가 사줬냐 도대체 너무 당연해서 이젠 나도 내 부모도 그냥 당연한 존재냐.. 내가 시부모에게 듣는 돈 없단 얘기(사실 들어도 네 아끼셔야겠네요 하고 말아요 시아버지가 무뚝뚝하고 할말 다하는 며느리라고 동네방네 소문내실정도) 어떤 며느리는 뭐해줬단 얘기 들으며 감정노동 하는 동안 우리 부모님은 너 요즘 시기에 힘들다고 홍삼 녹용 체질에 맞는거 보약 지어다가 먹이고(심지어 아침마다 오늘 먹였냐고 확인하심) 챙겨주는데 난 시댁가서 갓 지은 밥 먹어본적도 없다.
가족이면 모든 면을 사랑해야 하는거냐, 물질적인거 아니더라도 마음이라도 와야 나도 마음을 주고 걱정하는 맘이 생긴다. 자식이 먼저가 아니라 부모가 먼저 해야하는데 나는 무슨 태어날때부터 너희집 맏며느리라는 옵션 달고 태어났냐. 우리 부모님이 너한테 왜 잘해주는데? 널 사랑해서겠냐 아니다 니가 날 사랑해주고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상황판단 잘해라 했어요.
평소에 사실 할말 못하고 살지않아요. 그냥 멍청한 척 시부모님의 뼈있는 농담에 더 역공할때도 있고 친척들 앞에서도 그래서 시할머니나 고모들이 며느리 휘어잡을 생각 말라고 할 정도예요. 그런데 정말 뭐랄까 이번에는 작정한 느낌으로 통보를 하길래 저도 작정하고 남편과 한바탕 했어요.
어제 그렇게 싸우고 거실에 앉아 맥주를 한캔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는데 저에게는 이번 명절 사건이 개별적으로 느껴지지 않네요. 결혼하고 조금씩 쌓인 서운함이 더 넘치는 느낌이예요.
아침에 당연하게 차키를 집어들길래, 오늘 끌고가지 말라고 내 아빠가 사준 차를 끌 생각은 드냐고 너희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하라고 조금 유치한 짜증을 냈네요. 제가 이렇게 계산적인 여자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도대체 제가 계산한 부분이 뭔가요? 해준대로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딸이 부모 걱정하고 부모 보고싶어하는것도 계산하는 행동인가요?
오늘 중으로 사과하고 추석 연휴 일정 조정하지않으면 집에 못들어갈거라고 했어요. 비밀번호 바꾸고 출근했거든요. 퇴근하고 친정으로 바로 가서 주말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보낼 계획이예요.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