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유치원 집단 휴업

새우등2017.09.17
조회154

 

하루 종일 휴업 철회, 휴업 강행 이야기로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 이해가 되는 상황이라 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사립 유치원 입장에서 보면 유치원은 원장 개인의 개인 재산이나 교육청의 관리 하에 제약을 받는 부분이 많다. 특히 누리교육과정이라는 명목으로 학부들이 원하는 특색교육,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 사립 유치원 원장들이 말하는 어려움으로 보면 나라에서 교육비 명목으로 지원받는 월 22만으로는 운영비, 인건비 등 충당이 어렵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유치원이 개인 소유(재산)이므로 운영자의 권익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며 유치원을 운영하자니 결국 교사 인건비가 부담이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현장 경험이 많은 고 경력의 선생님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되고 현장에서의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의 악순환.

그래서 사립유치원에서는 유치원으로 교육비 지원금을 주지 말고 모든 학부모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공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일한 지원금을 받는 학부모들이 자신의 요구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립과 사립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보면 사립유치원의 입장에서 주장하는 일부 이야기들은 현 제도의 개선에 필요한 사항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교육청(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교육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그만큼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게 입장이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개인의 재산권이라는 입장에서 인건비를 불평등하게 취득하고 있고 또한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많은 불법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사들 인건비 또한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인건비 차이가 약 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건 운영과정에서 사립유치원연합회에서 지정한 그들만의 인건비규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원장들의 이익취득에는 제한선이 없다. 이 또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닐까.

그래서 교육청에서는 교육비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회계 감사, 지도 점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립 유치원 운영에 대해 관여를 하고 있다. 교육 지원금은 말 그대로 교육기관에 제공되는 교육지원금인 만큼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교육청의 입장 또한 일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두 입장의 차이에서 가장 힘든 곤란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바로 아이들과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사립유치원에 소속되어 있는 교사들의 입장은 아마 고려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어른들의 의견 다툼에 갑작스런 휴업. 이런 상황에서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를 당장 어딘가에 맡기기 어렵다고 항의전화를 많이 한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교사들이 무슨 죄일까.

왜 그런 불평불만을 교사들에게 할까.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전화해 무책임한 게 아니냐고 이해할 수 없다며 소리를 지른다. 사립유치원 교사는 말 그대로 사립유치원에 소속되어 있는 교사에 불과하다. 결정권이나 운영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회사를 경영하는 회장에 갑작스런 업무 지시를 내릴 때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말단 사원이 회장에게 반기를 들 수 있을까. 지금 이 상황이 그렇다.

탄원서. 휴업 동의서. 원장들이 교사에게 학부모를 상대로 다 받으라고 지시를 내린 상황. 소속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학부모에게 전화를 하고 탄원서, 동의서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 “동의 안 할 거니까 안 보냅니다.”

- “저는 동의 못하고 유치원 보낼 겁니다.”

- “유치원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닙니까.”

- “해도 해도 너무 하네요.”

몇 통의 전화를 하는 동안 내가 들은 말이다. 나는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 왜 이런 말을 들으면서 사립유치원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이 이전에도 반복이 되었다. 휴업을 결정하고 안내하고 동의서를 받고. 그리고 철회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국 사립유치원을 자신들의 운영에 대해 스스로 부정적인 시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론의 편중적인 보도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번처럼 휴업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학부모들께 이런 상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댓글이나 학부모들의 반응을 살펴봐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사립유치원이 애들을 볼모로 이런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혹 우리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유치원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이야기이다.

 

사립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교사들도 동일한 입장이다.

갑작스런 휴업통보. 그에 따른 상황대처와 학부모들의 민원을 감당해야 하고 혹 집단 휴업이 강행되는 과정에서 혹 우리 반 아이들에게 불똥이 튈까 마음 졸이며 상황을 대처해야 한다.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명의 교사로서.

이 상황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아이들의 교육권이 보장받기를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에게까지는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기를.. 빨리 이 상황이 정리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