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억울하네요. 선행도 죄가 되는 세상이네요.

보리2017.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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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이 글을 올립니다.

글을 작성하기까지 열심히 근무하시는 다른 경찰분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까

수차례 고민도 해보았지만, 저희처럼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올립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아버지께서 친구분 자녀 결혼식을 다녀오신 후 버스에서 지갑을 습득하시고,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이틀 뒤 동네 우체국 앞 우편함에 습득하신 지갑을 넣었습니다.

애석하게도 지갑을 분실하신 분은 지금까지 지갑을 돌려받지 못했고,

버스에서 지갑을 습득한 아버지는 이름도 낯선 "점유이탈물 횡령죄"라는 혐의로 조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분실물 관련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분들께서는 물건을 찾아주기 위해 확인하시고,

조사하시고 노력하시는 부분은 잘못된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


제가 이번에 겪은 일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사항은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연세도 있으시고 살짝 귀도 어두우신데다 전날 친척분께서 돌아가셔서,

집 앞에 형사님 명함이 놓여져 있는 걸 발견하고, 해당 형사님께 제가 연락을 드렸습니다.

해당 형사님과의 통화에서 내용을 들었고, 다음날 바로 경찰서 방문해서 조서를 받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문제는 통화 종료 전 형사님의 말씀이였습니다. "습득하신 지갑 들고오시면 정상 참작되니 들고오세요."라고요.

기분은 언짢았지만, 내일 조서 받을때 말씀드리겠다고 얘기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근데 그 다음날 조서 받을 때의 해당 형사님의 태도는 이미 사람을 범인으로 단정짓고 말씀하시는 태도였습니다.

"버스에서 지갑 주우면 보통 사람의 상식이면, 버스 기사에게 주고 가는게 맞지 않나요?",

"지갑을 습득했으면, 당일이나 다음날 돌려주지 않고 왜 이틀 뒤에 우편함에 넣었나요?",

아버지와 저는 2시간 가량 성실히 조사에 임했고, 거짓말 탐지기도 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형사님의 태도는 상식 이하의 사람, 분실물을 취득하려는 사람으로 계속 단정짓고 말씀하시더군요.

조사 과정 중 아버지는 결혼식 방문후 약주도 한잔 드시고, 평소와는 다르게 많이 피곤해서 마을버스를 타셨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말이죠.

 

생신 선물로 지갑을 선물해드려도, 기존에 쓰시던 지갑이 멀쩡하다며

십년 넘은 낡은 지갑을 들고 다니시는 아버지한테 형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분이 안좋았습니다.

이 외에도 사소한 무시는 계속 되었습니다. "분실물을 넣은 우체통 위치를 표현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왕십리역 앞 10번, 11번 출구 앞 우체국 우체통으로 기억한다고 말씀드렸지만,

모르는 사람이 찾아갈 수 있게 표현해달라 하셔서, 아버지는 약도를 그리려고 펜과 종이를 드셨습니다.

하지만 약도를 상세하게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리고 사실 왕십리역 11번 출구 바로 앞 성동우체국 우체통이라고 말씀을 드렸으면 된거 아닌가요?

아버지가 펜을 들고 망설이시자, 형사님께서는 다그치시고, 제가 옆에서 나나서 네이버 지도로 보여드렸습니다.

지하철 입구 바로 앞인데 이게 얼마나 더 상세히 표현되야 찾아가실 수 있냐고요.

그리고 해당 우체통으로 직접 안내해주실 수 있냐고 해서, 저희는 흔쾌히 어서 나서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려는 순간 해당 형사팀장께서 한마디 거들으셨습니다.

"내가 형사 생활 수십년해왔는데, 사람 얼굴보면 알아요, 좋게 얘기할때 지갑 들고와요. 안그러면 유죄니깐..."

그 한마디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2시간동안 정말 묻는 말씀에 성실히 답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전과나 벌금형 받으신 적도 없고, 경찰서 방문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갑에 돈 몇천원이 아쉬울만큼 형평이 어렵지도 않습니다.


지갑을 찾아주기 위해 일하시는 경찰분들의 노고는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갑 잃어버리신 분께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한 선행을 범죄자로 단정짓고 조사를 하는 형사님의 태도와 수사 방식에는 분명 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죄가 성립하기까진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수사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집 돌아와서 수차례 고민해보았습니다. 이 글을 올리면 오히려 피해는 입지 않을까?

하지만 해당 형사님의 태도가 계속 된다면 저희처럼 억울한 일이 발생하는 사례가 또 있을까 생각해서 이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조사 후 우체국 앞에 해당 우체통을 가르켜 드리고,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형사님께서 하신 말씀은, "만약 우편물 리스트에 지갑이 없으면, 이대로 사건 종료시킵니다. 우편집배원이 습득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수사 못해요..."


다른 업무로 많이 바쁘고 힘드시겠지만, 말씀하신대로 우편 집배원이 습득했다고 가정해서 수사를 하시면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성실히 조사를 받고 임하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툭 던지며 가볍게 하실 말씀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즐겁고 유쾌한 글이 아니라 여러분들께 안 좋은 기분 전달드려 죄송합니다.

이 글이 밑거름이 되어 경찰 행정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열심히 근무하시는 대다수의 경찰분들께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