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는 퇴근을 하고 다른날과 똑같던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 여사친의 전화를 받고 간 술자리에서 처음 만났고 첫 눈에 그녀에게 반했다.
그 후 몇번 더 술자리에서 마주쳤고 나의 열렬할 구애로 우린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처음 1년간은 마냥 좋았다. 여느 연인들처럼 알콩달콩.
사소한 일에 삐지기도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양 그렇게 사랑했다.
서로 퇴근후 피곤해도 주중에 1번씩은 꼭 만났고
주말은 당연하게 데이트하고 1박2일 함께 보내는게
서로의 무언과도 같은 약속이기 때문에 다른약속도
잡지않고 회식자리같은것도 왠만하면 피했지.
겹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끔 그런자리는 같이 다녔지만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였을 정도로..
1년 좀 지났을때 지방발령이 났고 서울ㅡ부산
원치않게 장거리 연인이 되었을때 너는 많이 슬퍼했어. 지방발령 받아온 곳 직원들중 미혼남성 3명이 똘똘 뭉쳐 일주일에 2ㅡ3번 술자리도 하고 아는사람 한명없는 낯선 타지에서 나 또한 외로웠기에 자연스레 그 무리와 친해지고 술자리 갖는날이 많아졌지 그녀는 내가 자주 술먹는걸 잔소리를 하다가도.
"혼자밥 먹는거 싫어하는 사람이라 어쩌나했는데 잘됐다 반주로 먹는 술은 약이라더라 조금씩만 마셔야해 우리 자기는 사교성이 좋아서 사람들 빨리 잘 사귀네 ㅎㅎ"
라며 오히려 내가 외로운데 잘된거라 기뻐했지.
그들과 안어울리는 날엔 집에서 혼자 맥주를 먹으며
접었던 온라인게임도 다시 시작했더니 생각만큼 외롭지도 않았고 낯선 타지에서의 적응은 의외로 빨랐다.
처음 부산 내려올적엔 그녀가 보고싶어서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주말마다 서울을 올라갔지.
말이 1년 가까이지 그 기간동안 매주 올라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힘듦의 연속이였지만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버텼다.
그녀는 자신도 부산 내려오겠다 했지만 면허도 차도없는 그녀가 대중교통 이용해 힘들게 오는건 싫었다.
남자인 내가 좀 힘들고 말자했으니깐.
그러나 나도 사람이였어.
토요일 2시까지 일하고 매주마다 올라가 그녀와 맛집을 다니며 영화를 보고 외곽에 바람도 쐬러가는 데이트를 하느라 정작 나는 일주일에 하루 쉬는 그 하루도 쉬는게 아닌게 되었지. 그녀와 함께인건 즐거웠으나.
결국 내 몸이 버텨내질 못하고 피로를 동반한 몸살 때문에 쓰러졌지 하루이상 나와 연락이 안된 그녀는 부산지리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려와 카페에 앉아 내 연락만 기다리던 곰같은 그녀였지.
겨우 정신을 추슬러 그녀에게 연락했더니 부산이란 말에 난 성치도 않은 몸으로 차를 끌고 그녀가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갔어.
차안에서 확인한 카톡엔.
"연락이 안돼 불안해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 연락줘. 나 지금 부산 내려가. 나 부산도착해서 자기가 전에 사는곳이 수영이라고 한거 기억나서.. 그 근처 카페에 있으니깐 톡 보면 연락줘."
마지막 카톡시간은 7시간 전. 그리곤 계속 내 연락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밥도 굶어가며 꿈쩍도 안할 바보같은 그녀였기에 화가났다. 왜 그렇게 미련한건지.
카페앞에 발레파킹을 하고 들어서니 멀리서도 예쁜 그녀가 보였다 성큼성큼 다가가 앞에 앉으니 그녀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가더니 이윽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화를 낼려고 했더니..
"바보야 몰골이 뭐야? 왜 아프고 그래? 왜 아픈데 연락안했어? 내가 얼마나.. 얼마나.. 흐흑.."
내 걱정때문에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은 수척해진 얼굴의 그녀의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다 그녀를 걱정하게 한 내 자신이 밉다.
그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그녀를 바스라뜨릴듯 안았다
그녀를 품에 안고선 생각했다.
그래.. 차라리 다시 또 쓰러져서 그녀 걱정하게 하지말고
솔직하게 말을하자..
"자기야 내가 아무래도 토요일까지 근무인데 매주마다 올라가긴 힘들거 같다. 자기 힘들게 하긴 싫은데 자기가 이주에 한번은 내려와 줄래? 힘들겠으면 2주에 한번씩 볼까?"
"그러게 내가 내려온댔잖아 왜 날 염치없게 만들어 왜 미안하게 만들어 흐흑.."
"자기야 난 자기 힘들까봐 그런거지. 자기 이참에 면허딸래? 출퇴근할때도 힘들고 부산 내려올때도 힘들잖아.
면허따서 내 차 가져가 끌고 다녀"
"됐어 나 운전 무서워서 못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자기차 비싼거라 부담스러워. 긁기라도 하면 내 월급 감당안돼"
훌쩍이는 빨개진 코를 장난스럽게 잡아 비트는 척을하고
그녀를 데리고 오피스텔로 향했다.
잠을 못잔 그녀는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천사같이 아름다운 그녀.. 언제까지나 사랑할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언제까지나 내가 잘할께..
다시는 너를 울리지 않을께..
잠든 그녀의 이마에 키스하며 다짐하고 또했다
그 다짐이 얼마 가지도 못하고 무참히 깨져버릴줄은
그 당시엔 나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녀가 내려오니 너무 편했다.
내가 서울로 가면 오후2시에 마쳐 그녀와 데이트를 위해 차를 항상 끌고 가야만 해서 장거리 운전 때문에 늘 힘들었는데 그녀가 내려오니 그럴일이 없었고
그녀는 금요일 밤에 ktx를 타고오니 같이 있을 시간도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느순간부터는 그녀가 내려오길 바라게 되어 아프다느니 피곤하다느니 거짓말로 그녀가
매주 내려오게 만들었다.
이제는 처음 생각했던 그녀가 힘드니 내가 힘들고말자라는 생각은 달나라로 집어던진 다음이였다.
어느날 그녀는 푸념섞인 목소리로 투정했다.
"나도 일하는 사람인데 너무 힘들어 자기 힘든것도 아는데.. 한달에 한번만이라도 내려와주면 안돼?"
"자기야 나 일주일에 겨우 한번 쉬는데 서울 가서 너랑 데이트까지 하고나면 쉬어도 쉰거같지않아. 차라리 서울 안올라가고 부산에서 편히 맥주먹으며 티비도 보고 게임도 했다가 저녁이면 회사직원들이랑 노는게 더 나어. 나도 사람인데 하루쯤은 휴식을 취해야 다음 일주일을 버틸거 아니냐? 그만큼 서울 다녀오는게 너무 힘들어 그리고 자기가 금요일에 일마쳐서 내려오면 우린 하루를 더 같이 있을수 있잖아 난 너랑 하루라도 더 있고 싶은 사람이다 자기는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신 너가 내려오면 내가 좋은곳도 많이 데려가주고 데이트 할때 짜증내지도 않겠다고 약속할께 우리 서로 효율적인게 낫지않겠니?"
딜을 제안했더니 그녀는 그러겠다고 하고 내가 기차역까지 픽업하기로 했다.
그녀가 부산에 오면 나는 근처 거제도 통영 남해등 관광지에 데려가 데이트도 하고 부산에도 볼곳이나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고 맛집 영화관 데이트도 했다.
서울에선 둘 다 본가 사느라 집데이트는 꿈도 안꿨는데부산에 온뒤론 우린 신혼부부처럼 집에서 요리도 해먹고 같이 청소도 하며 집안의 살림들도 하나하나 늘어갔다.마치 소꿉장난 하듯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어느새 또 1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녀가 못내려오던 날이였고 직원들과 주말에 술을 먹는데 직원형중 한명이 아는 여자들을 불렀지 3년만에 그녀말고 다른여자를 만나니 색다르고 설레고 뭐 그랬었던 것 같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익어가는데 그녀의 전화가 온다
분위기 깨지게 왜 지금.. 난 음소거버튼을 눌러버렸다.
어리고 예쁜애는 몸매도 육감적이였다 삐쩍곯아 비실비실한 그녀와는 비교도 안되게..나의 마음속은 나도 모르게 그녀와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내곁에서 아양을 피우던 여자애와 말도트고 번호교환도 했다. 대리기사 불러 내려주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그녀에게 전화해서 형들이랑 있었다고 이제 들어간다고 보고를 하고 끊었다.
그녀가 부산왔을때 형들과도 인사했고 항상 남자들만 모여 당구치고 겜방가고 볼링치고 술먹는거 알기 때문에 그녀는 회사형들과 함께 있었다면 무조건 믿어주었다.
양심의 가책이고 뭐고 느낄틈도 없이 곧이어 온 어린여자의 카톡에 벙싯 웃으며 답장을 한다.
얼마뒤부터 어린여자는 밥사주세요 영화보여주세요 술사주세요 연락이 왔고 난 그녀에게 형들을 팔아가며 일탈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주말에도 어린여자를 만나기 위해 회사팀장님 장인 장례식이다 먼친척 결혼식이다 거짓말을 하며 어린여자와 썸을 탔고 그녀와 첨 만났을때처럼 열렬히 구애를 했다.
그녀는 그때마다
"나는 3년 가깝게 자기때문에 자기 만나는게 우선이여서 주말은 항상 빼놨는데 갑자기 이러냐 미리이야기라도 해주지.. 난 주말에 뭐해?"
"자기야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게 아니라. 자기도 알잖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가야되는 경우란게 있잖아 미안해 담주에는 꼭 보자"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그녀를 달래가며 거짓말을 한 뒤 어린여자와 여기저기 다니며 즐겁게 데이트를 했지.
그렇게 어린여자와 썸 타는 동안 여친생일도 잊어버리고 3주년기념일도 잊어버렸지.
그럴때마다 난 회사일 핑계를 댔었고 그녀는 서운하다면서 자기도 좀 챙겨달라고 투정을 부렸지만 이해해주는 마음 넓은 여자였다.
오히려 내가 몸상할까봐 온갖 건강식품 사다바치는 배려심 깊고 바보같은 그녀를 보며 양심의 가책도 느꼈지만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미안함이였을까? 죄책감 때문이였을까? 그즈음 나는 아마 권태기였나보다.. 그녀만 보면 답답하고 짜증나는것이.. 그러면서도 헤어지지는 못하는 등신이였다.
나만 바라보는 그녀에게 제발 나만 바라보지말고 너도 취미생활도 갖고 운동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라며 윽박도 지르고 못난 소리도 많이했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양다리 아닌 양다리를 걸치던 어느날 그녀와 자고 있는데 난데없이 흔드는 손길에 자다가 깬 나는 그녀에게 왜 자는사람 깨우냐며 짜증을 냈었지.
그녀는 아무말 없이 내 핸드폰을 내게 건넸고
난 핸드폰에서 비춰진 불빛에 인상을 쓰며 건네받았지
핸드폰을 건네받은 내 눈은 경악과 당혹감이 번졌다.
그녀는 남을 의심할 줄 모르고 나를 그만큼 믿었기에
한번도 핸드폰을 본 적이 없었지.
그래서 패턴은 잠궈놓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린여자와 한 카톡을 지우고 어린여자의 이름을 다른걸로 해놔 다행이라면 다행이였을까?
그녀가 건네준 내 핸드폰은 화면은 바로 회사형들과의 단톡방이였다.
내가 형들에게 오늘은 무슨 핑계를 대고 그녀를 속이고 어린여자와 데이트 할 수 있는지 뭐 그런내용이 있는..
그 순간 머릿속에 비상등이 깜빡깜빡 켜졌다
발뺌을할까? 빌까? 빌긴 왜 빌어? 이참에 헤어질까?
어쩌지? 어쩌지? 고민만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벗어둔 자신의 옷을 하나씩 걸쳐입는다. 나같은 놈에게는 들을말도 들을가치도 없다는 듯 등을 돌리고선 어떠한 추궁도 하지 않은채..
옷을 다 입고 가방을 어깨에 맨 채 나를 돌아보는 그녀의 눈빛은 경멸 환멸이였다.
"할말없지? 더이상 얼굴 안봤으면해. 지금이라도 네가 그런 사람인거 안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얼마나 감사한줄 몰라 내 지난 세월이 아깝고 그런 널 만난 내 자신이 한심해"
그녀는 냉정하게 할말만 하고선 뒤돌아서 현관으로 향했고 그녀가 구두를 신는 그 때까지도 아무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그녀가 하는양을 바라보고 있는데 '철컥'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제서야 이제 다신 그녀를 못본다는 불안감 공포가 몰려왔다. 침대에서 점프하듯이 팅겨져 나가 그녀를 안으로 잡아당기고 현관문을 닫았다.
그녀는 현관문을 열려고 달려들었고 난 현관문을 막고 서있었다 씩씩거리며 비키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그녀처음 보는 그녀의 모습에 살짝 긴장했지만 이윽고 차분히 목소리를 냈다.
"이야기 좀 해 흥분 가라앉히고.. 내 말도 들어봐야 할 거 아냐?"
"들을 말 없어. 변명이든 뭐든 듣고싶지 않아 비켜"
"내가 할 이야기가 있어 제발 너 지금 이대로 나가면 어쩌라고"
"뭘 어째? 끝났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니?"
"이렇게 못끝내 들어가 이야기해"
"더러워 이 공간에서 같이 숨쉬는것도 역겹고 불쾌해"
표독스럽게 나를 쏘아보며 내뱉는 그녀의 말에 난 무력감과 상실감을 느낀채, 온 몸에 힘이 빠졌다.
그녀는 멍해있는 날 밀친채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열려져 있는 현관문안으로 오피스텔 복도에 퍼지는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소리가 희미해 갈때쯤
난 미친듯 엘레베이트를 향해 뛰었다 엘레베이터는 이제 막 도착했는지 올라타려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고 난 문이 다 닫히기전 아슬아슬하게 발을 끼워넣어 문을 열었지. 그리고 그 순간 내 심장은 발밑으로
뚝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표독스럽게 말하고 냉정하게 돌아서 나가더니
새어나오기라도 할까 손등으로 입을 막은채 히끅히끅 울고있는 그녀. 유독 흰 피부가 백짓장처럼 창백해져서는 코끝은 빨개서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졌다. 무작정 긴 팔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끅끅거리며 훌쩍이며 놓으라고 소리치는 그녀의 팔목을 놓지않고 집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미친여자처럼 발광하는
그녀 모습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에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무릎꿇고 배에다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끅끅거리며 울기만했고 나는 똑같은말만 되뇌이며 그녀의 허리를 목숨줄 마냥 끌어안고만 있었다. 끅끅거리며 울며 나를 퍽퍽 내리치는 그녀가 기진한지 맥없이 고꾸라지려는걸 잡아채 침대에 눕혔다.
얼마나 운건지 눈에 실핏줄은 다 터져있고 하얀얼굴은 백짓장이 되어있고 얼굴은 퉁퉁 부어서는 새액새액 거리는데 목소리도 쉬어빠졌다.
그녀는 언제부터 깨있었던것인지..
울다지친 그녀는 곧 잠이 들었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몇년전 그녀가 아픈 내가 되어 부산온것이 기억이 나면서 그때한 다짐이 떠올랐다
다신 울리지않겠다고 지켜준다고 약속했었는데..
나 때문에 네가 또 우는구나..
지켜주겠다던 놈이 널 이렇게 부쉈구나..
아름다운 내 사랑 소중한 내 사랑..
내가 잠시 미쳐 너를 잃을뻔 했구나..
물수건을 만들어와 눈물자국 말라버린 그녀의 얼굴을
닦아내주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새삼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도 이리 이쁜 여자가 있을까?
왜 나같은 놈을 만나서.
그녀와 나를 만나게 해준 동창 여사친의 말이 떠올랐다
쟤 진짜 인기많어 지금도 인기 엄청 많아서 너한테 주긴 좀 아까운데 뺏기지 않으려면 너 쟤 잘 감시해야 할꺼야 ㅎㅎ 지금도 쟤 사진 내 sns에서 보고 소개 시켜달라는 애들 줄을 섰어 ㅎㅎㅎ
그래 그랬었지.. 나도 첫눈에 반했었지..
너무 이뻐서 누가 뺏어갈까 전전긍긍했었지..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 못한다고..
자괴감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벨소리가 들려오고
액정엔 내가 남자이름으로 바꿔놓은 어린여자의 이름이
떠있고 순간 내 자신에게 환멸을 느낀 나는 핸드폰을 집어던져버렸다 '와장창' 벽을 맞은 핸드폰에선 더이상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않았고,
와장창 소리에 그녀가 눈을 떳다.
그녀와 나는 아무말 없이 서로 응시하다
다시 또 울었고 우린 주말내내 밥도 먹지 않은채
울기만 한 것 같다.
나는 그녀에게 죽자사자 매달렸고,
그녀는 마지못해 한번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다친것에 대한 용서를
한 것은 아니라고 자신의 마음이 열릴때까지
기다릴 수 있음 기다리라고.
그 후 그녀는 이제부터 자신을 찾는다며
그녀만의 취미를 가졌고, 운동도 다녔으며
자주 보지 못한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더 이상 날보러 부산에 오지도 않았다.
괜히 불안해진 나는 하던일을 때려치우고,
서울로 올라가 그녀곁에서 맴돌았다.
그녀가 일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퇴근 시켜주고,
취미가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모셔야드리고,
그녀가 다니는 운동을 따라 끊어서 다니고,
그녀의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는 눈치없이 끼기도 했다.
지극도 정성이면 알아준댔는가?
드디어 그녀의 마음이 열렸고,
그녀와 나는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 함께 살고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걸 잃지말자
그 후 몇번 더 술자리에서 마주쳤고 나의 열렬할 구애로 우린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처음 1년간은 마냥 좋았다. 여느 연인들처럼 알콩달콩.
사소한 일에 삐지기도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양 그렇게 사랑했다.
서로 퇴근후 피곤해도 주중에 1번씩은 꼭 만났고
주말은 당연하게 데이트하고 1박2일 함께 보내는게
서로의 무언과도 같은 약속이기 때문에 다른약속도
잡지않고 회식자리같은것도 왠만하면 피했지.
겹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끔 그런자리는 같이 다녔지만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였을 정도로..
1년 좀 지났을때 지방발령이 났고 서울ㅡ부산
원치않게 장거리 연인이 되었을때 너는 많이 슬퍼했어. 지방발령 받아온 곳 직원들중 미혼남성 3명이 똘똘 뭉쳐 일주일에 2ㅡ3번 술자리도 하고 아는사람 한명없는 낯선 타지에서 나 또한 외로웠기에 자연스레 그 무리와 친해지고 술자리 갖는날이 많아졌지 그녀는 내가 자주 술먹는걸 잔소리를 하다가도.
"혼자밥 먹는거 싫어하는 사람이라 어쩌나했는데 잘됐다 반주로 먹는 술은 약이라더라 조금씩만 마셔야해 우리 자기는 사교성이 좋아서 사람들 빨리 잘 사귀네 ㅎㅎ"
라며 오히려 내가 외로운데 잘된거라 기뻐했지.
그들과 안어울리는 날엔 집에서 혼자 맥주를 먹으며
접었던 온라인게임도 다시 시작했더니 생각만큼 외롭지도 않았고 낯선 타지에서의 적응은 의외로 빨랐다.
처음 부산 내려올적엔 그녀가 보고싶어서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주말마다 서울을 올라갔지.
말이 1년 가까이지 그 기간동안 매주 올라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힘듦의 연속이였지만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버텼다.
그녀는 자신도 부산 내려오겠다 했지만 면허도 차도없는 그녀가 대중교통 이용해 힘들게 오는건 싫었다.
남자인 내가 좀 힘들고 말자했으니깐.
그러나 나도 사람이였어.
토요일 2시까지 일하고 매주마다 올라가 그녀와 맛집을 다니며 영화를 보고 외곽에 바람도 쐬러가는 데이트를 하느라 정작 나는 일주일에 하루 쉬는 그 하루도 쉬는게 아닌게 되었지. 그녀와 함께인건 즐거웠으나.
결국 내 몸이 버텨내질 못하고 피로를 동반한 몸살 때문에 쓰러졌지 하루이상 나와 연락이 안된 그녀는 부산지리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려와 카페에 앉아 내 연락만 기다리던 곰같은 그녀였지.
겨우 정신을 추슬러 그녀에게 연락했더니 부산이란 말에 난 성치도 않은 몸으로 차를 끌고 그녀가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갔어.
차안에서 확인한 카톡엔.
"연락이 안돼 불안해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는데.. 연락줘. 나 지금 부산 내려가. 나 부산도착해서 자기가 전에 사는곳이 수영이라고 한거 기억나서.. 그 근처 카페에 있으니깐 톡 보면 연락줘."
마지막 카톡시간은 7시간 전. 그리곤 계속 내 연락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밥도 굶어가며 꿈쩍도 안할 바보같은 그녀였기에 화가났다. 왜 그렇게 미련한건지.
카페앞에 발레파킹을 하고 들어서니 멀리서도 예쁜 그녀가 보였다 성큼성큼 다가가 앞에 앉으니 그녀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가더니 이윽고 눈물을 뚝뚝 흘린다
화를 낼려고 했더니..
"바보야 몰골이 뭐야? 왜 아프고 그래? 왜 아픈데 연락안했어? 내가 얼마나.. 얼마나.. 흐흑.."
내 걱정때문에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은 수척해진 얼굴의 그녀의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다 그녀를 걱정하게 한 내 자신이 밉다.
그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그녀를 바스라뜨릴듯 안았다
그녀를 품에 안고선 생각했다.
그래.. 차라리 다시 또 쓰러져서 그녀 걱정하게 하지말고
솔직하게 말을하자..
"자기야 내가 아무래도 토요일까지 근무인데 매주마다 올라가긴 힘들거 같다. 자기 힘들게 하긴 싫은데 자기가 이주에 한번은 내려와 줄래? 힘들겠으면 2주에 한번씩 볼까?"
"그러게 내가 내려온댔잖아 왜 날 염치없게 만들어 왜 미안하게 만들어 흐흑.."
"자기야 난 자기 힘들까봐 그런거지. 자기 이참에 면허딸래? 출퇴근할때도 힘들고 부산 내려올때도 힘들잖아.
면허따서 내 차 가져가 끌고 다녀"
"됐어 나 운전 무서워서 못한다고 했잖아. 그리고 자기차 비싼거라 부담스러워. 긁기라도 하면 내 월급 감당안돼"
훌쩍이는 빨개진 코를 장난스럽게 잡아 비트는 척을하고
그녀를 데리고 오피스텔로 향했다.
잠을 못잔 그녀는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천사같이 아름다운 그녀.. 언제까지나 사랑할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언제까지나 내가 잘할께..
다시는 너를 울리지 않을께..
잠든 그녀의 이마에 키스하며 다짐하고 또했다
그 다짐이 얼마 가지도 못하고 무참히 깨져버릴줄은
그 당시엔 나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녀가 내려오니 너무 편했다.
내가 서울로 가면 오후2시에 마쳐 그녀와 데이트를 위해 차를 항상 끌고 가야만 해서 장거리 운전 때문에 늘 힘들었는데 그녀가 내려오니 그럴일이 없었고
그녀는 금요일 밤에 ktx를 타고오니 같이 있을 시간도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어느순간부터는 그녀가 내려오길 바라게 되어 아프다느니 피곤하다느니 거짓말로 그녀가
매주 내려오게 만들었다.
이제는 처음 생각했던 그녀가 힘드니 내가 힘들고말자라는 생각은 달나라로 집어던진 다음이였다.
어느날 그녀는 푸념섞인 목소리로 투정했다.
"나도 일하는 사람인데 너무 힘들어 자기 힘든것도 아는데.. 한달에 한번만이라도 내려와주면 안돼?"
"자기야 나 일주일에 겨우 한번 쉬는데 서울 가서 너랑 데이트까지 하고나면 쉬어도 쉰거같지않아. 차라리 서울 안올라가고 부산에서 편히 맥주먹으며 티비도 보고 게임도 했다가 저녁이면 회사직원들이랑 노는게 더 나어. 나도 사람인데 하루쯤은 휴식을 취해야 다음 일주일을 버틸거 아니냐? 그만큼 서울 다녀오는게 너무 힘들어 그리고 자기가 금요일에 일마쳐서 내려오면 우린 하루를 더 같이 있을수 있잖아 난 너랑 하루라도 더 있고 싶은 사람이다 자기는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신 너가 내려오면 내가 좋은곳도 많이 데려가주고 데이트 할때 짜증내지도 않겠다고 약속할께 우리 서로 효율적인게 낫지않겠니?"
딜을 제안했더니 그녀는 그러겠다고 하고 내가 기차역까지 픽업하기로 했다.
그녀가 부산에 오면 나는 근처 거제도 통영 남해등 관광지에 데려가 데이트도 하고 부산에도 볼곳이나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고 맛집 영화관 데이트도 했다.
서울에선 둘 다 본가 사느라 집데이트는 꿈도 안꿨는데부산에 온뒤론 우린 신혼부부처럼 집에서 요리도 해먹고 같이 청소도 하며 집안의 살림들도 하나하나 늘어갔다.마치 소꿉장난 하듯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어느새 또 1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그녀가 못내려오던 날이였고 직원들과 주말에 술을 먹는데 직원형중 한명이 아는 여자들을 불렀지 3년만에 그녀말고 다른여자를 만나니 색다르고 설레고 뭐 그랬었던 것 같다.
분위기는 화기애애 익어가는데 그녀의 전화가 온다
분위기 깨지게 왜 지금.. 난 음소거버튼을 눌러버렸다.
어리고 예쁜애는 몸매도 육감적이였다 삐쩍곯아 비실비실한 그녀와는 비교도 안되게..나의 마음속은 나도 모르게 그녀와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내곁에서 아양을 피우던 여자애와 말도트고 번호교환도 했다. 대리기사 불러 내려주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그녀에게 전화해서 형들이랑 있었다고 이제 들어간다고 보고를 하고 끊었다.
그녀가 부산왔을때 형들과도 인사했고 항상 남자들만 모여 당구치고 겜방가고 볼링치고 술먹는거 알기 때문에 그녀는 회사형들과 함께 있었다면 무조건 믿어주었다.
양심의 가책이고 뭐고 느낄틈도 없이 곧이어 온 어린여자의 카톡에 벙싯 웃으며 답장을 한다.
얼마뒤부터 어린여자는 밥사주세요 영화보여주세요 술사주세요 연락이 왔고 난 그녀에게 형들을 팔아가며 일탈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주말에도 어린여자를 만나기 위해 회사팀장님 장인 장례식이다 먼친척 결혼식이다 거짓말을 하며 어린여자와 썸을 탔고 그녀와 첨 만났을때처럼 열렬히 구애를 했다.
그녀는 그때마다
"나는 3년 가깝게 자기때문에 자기 만나는게 우선이여서 주말은 항상 빼놨는데 갑자기 이러냐 미리이야기라도 해주지.. 난 주말에 뭐해?"
"자기야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게 아니라. 자기도 알잖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가야되는 경우란게 있잖아 미안해 담주에는 꼭 보자"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그녀를 달래가며 거짓말을 한 뒤 어린여자와 여기저기 다니며 즐겁게 데이트를 했지.
그렇게 어린여자와 썸 타는 동안 여친생일도 잊어버리고 3주년기념일도 잊어버렸지.
그럴때마다 난 회사일 핑계를 댔었고 그녀는 서운하다면서 자기도 좀 챙겨달라고 투정을 부렸지만 이해해주는 마음 넓은 여자였다.
오히려 내가 몸상할까봐 온갖 건강식품 사다바치는 배려심 깊고 바보같은 그녀를 보며 양심의 가책도 느꼈지만 부담스럽기도 했었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미안함이였을까? 죄책감 때문이였을까? 그즈음 나는 아마 권태기였나보다.. 그녀만 보면 답답하고 짜증나는것이.. 그러면서도 헤어지지는 못하는 등신이였다.
나만 바라보는 그녀에게 제발 나만 바라보지말고 너도 취미생활도 갖고 운동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라며 윽박도 지르고 못난 소리도 많이했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양다리 아닌 양다리를 걸치던 어느날 그녀와 자고 있는데 난데없이 흔드는 손길에 자다가 깬 나는 그녀에게 왜 자는사람 깨우냐며 짜증을 냈었지.
그녀는 아무말 없이 내 핸드폰을 내게 건넸고
난 핸드폰에서 비춰진 불빛에 인상을 쓰며 건네받았지
핸드폰을 건네받은 내 눈은 경악과 당혹감이 번졌다.
그녀는 남을 의심할 줄 모르고 나를 그만큼 믿었기에
한번도 핸드폰을 본 적이 없었지.
그래서 패턴은 잠궈놓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린여자와 한 카톡을 지우고 어린여자의 이름을 다른걸로 해놔 다행이라면 다행이였을까?
그녀가 건네준 내 핸드폰은 화면은 바로 회사형들과의 단톡방이였다.
내가 형들에게 오늘은 무슨 핑계를 대고 그녀를 속이고 어린여자와 데이트 할 수 있는지 뭐 그런내용이 있는..
그 순간 머릿속에 비상등이 깜빡깜빡 켜졌다
발뺌을할까? 빌까? 빌긴 왜 빌어? 이참에 헤어질까?
어쩌지? 어쩌지? 고민만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벗어둔 자신의 옷을 하나씩 걸쳐입는다. 나같은 놈에게는 들을말도 들을가치도 없다는 듯 등을 돌리고선 어떠한 추궁도 하지 않은채..
옷을 다 입고 가방을 어깨에 맨 채 나를 돌아보는 그녀의 눈빛은 경멸 환멸이였다.
"할말없지? 더이상 얼굴 안봤으면해. 지금이라도 네가 그런 사람인거 안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얼마나 감사한줄 몰라 내 지난 세월이 아깝고 그런 널 만난 내 자신이 한심해"
그녀는 냉정하게 할말만 하고선 뒤돌아서 현관으로 향했고 그녀가 구두를 신는 그 때까지도 아무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그녀가 하는양을 바라보고 있는데 '철컥'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제서야 이제 다신 그녀를 못본다는 불안감 공포가 몰려왔다. 침대에서 점프하듯이 팅겨져 나가 그녀를 안으로 잡아당기고 현관문을 닫았다.
그녀는 현관문을 열려고 달려들었고 난 현관문을 막고 서있었다 씩씩거리며 비키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그녀처음 보는 그녀의 모습에 살짝 긴장했지만 이윽고 차분히 목소리를 냈다.
"이야기 좀 해 흥분 가라앉히고.. 내 말도 들어봐야 할 거 아냐?"
"들을 말 없어. 변명이든 뭐든 듣고싶지 않아 비켜"
"내가 할 이야기가 있어 제발 너 지금 이대로 나가면 어쩌라고"
"뭘 어째? 끝났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니?"
"이렇게 못끝내 들어가 이야기해"
"더러워 이 공간에서 같이 숨쉬는것도 역겹고 불쾌해"
표독스럽게 나를 쏘아보며 내뱉는 그녀의 말에 난 무력감과 상실감을 느낀채, 온 몸에 힘이 빠졌다.
그녀는 멍해있는 날 밀친채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열려져 있는 현관문안으로 오피스텔 복도에 퍼지는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소리가 희미해 갈때쯤
난 미친듯 엘레베이트를 향해 뛰었다 엘레베이터는 이제 막 도착했는지 올라타려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고 난 문이 다 닫히기전 아슬아슬하게 발을 끼워넣어 문을 열었지. 그리고 그 순간 내 심장은 발밑으로
뚝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표독스럽게 말하고 냉정하게 돌아서 나가더니
새어나오기라도 할까 손등으로 입을 막은채 히끅히끅 울고있는 그녀. 유독 흰 피부가 백짓장처럼 창백해져서는 코끝은 빨개서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졌다. 무작정 긴 팔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끅끅거리며 훌쩍이며 놓으라고 소리치는 그녀의 팔목을 놓지않고 집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미친여자처럼 발광하는
그녀 모습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에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무릎꿇고 배에다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
"끅.. 끅.. 끅.."
"잘못했어 미안해 잘못했어... "
"끅.. 네가 어떻게.. 끅.. 네가 어떻게 나한테.. 끅"
그녀는 아무말 없이 끅끅거리며 울기만했고 나는 똑같은말만 되뇌이며 그녀의 허리를 목숨줄 마냥 끌어안고만 있었다. 끅끅거리며 울며 나를 퍽퍽 내리치는 그녀가 기진한지 맥없이 고꾸라지려는걸 잡아채 침대에 눕혔다.
얼마나 운건지 눈에 실핏줄은 다 터져있고 하얀얼굴은 백짓장이 되어있고 얼굴은 퉁퉁 부어서는 새액새액 거리는데 목소리도 쉬어빠졌다.
그녀는 언제부터 깨있었던것인지..
울다지친 그녀는 곧 잠이 들었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몇년전 그녀가 아픈 내가 되어 부산온것이 기억이 나면서 그때한 다짐이 떠올랐다
다신 울리지않겠다고 지켜준다고 약속했었는데..
나 때문에 네가 또 우는구나..
지켜주겠다던 놈이 널 이렇게 부쉈구나..
아름다운 내 사랑 소중한 내 사랑..
내가 잠시 미쳐 너를 잃을뻔 했구나..
물수건을 만들어와 눈물자국 말라버린 그녀의 얼굴을
닦아내주고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었다.
새삼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도 이리 이쁜 여자가 있을까?
왜 나같은 놈을 만나서.
그녀와 나를 만나게 해준 동창 여사친의 말이 떠올랐다
쟤 진짜 인기많어 지금도 인기 엄청 많아서 너한테 주긴 좀 아까운데 뺏기지 않으려면 너 쟤 잘 감시해야 할꺼야 ㅎㅎ 지금도 쟤 사진 내 sns에서 보고 소개 시켜달라는 애들 줄을 섰어 ㅎㅎㅎ
그래 그랬었지.. 나도 첫눈에 반했었지..
너무 이뻐서 누가 뺏어갈까 전전긍긍했었지..
개구리 올챙이적 기억 못한다고..
자괴감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벨소리가 들려오고
액정엔 내가 남자이름으로 바꿔놓은 어린여자의 이름이
떠있고 순간 내 자신에게 환멸을 느낀 나는 핸드폰을 집어던져버렸다 '와장창' 벽을 맞은 핸드폰에선 더이상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않았고,
와장창 소리에 그녀가 눈을 떳다.
그녀와 나는 아무말 없이 서로 응시하다
다시 또 울었고 우린 주말내내 밥도 먹지 않은채
울기만 한 것 같다.
나는 그녀에게 죽자사자 매달렸고,
그녀는 마지못해 한번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이 다친것에 대한 용서를
한 것은 아니라고 자신의 마음이 열릴때까지
기다릴 수 있음 기다리라고.
그 후 그녀는 이제부터 자신을 찾는다며
그녀만의 취미를 가졌고, 운동도 다녔으며
자주 보지 못한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더 이상 날보러 부산에 오지도 않았다.
괜히 불안해진 나는 하던일을 때려치우고,
서울로 올라가 그녀곁에서 맴돌았다.
그녀가 일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퇴근 시켜주고,
취미가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모셔야드리고,
그녀가 다니는 운동을 따라 끊어서 다니고,
그녀의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는 눈치없이 끼기도 했다.
지극도 정성이면 알아준댔는가?
드디어 그녀의 마음이 열렸고,
그녀와 나는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 함께 살고있다.
초등학생 3학년딸 아이와, 7살 아들, 세살 막내까지
낳아 한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을뻔 했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그런 실수 하지마시길.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걸 잃는 분들이 없길.
소중한건 소중하게 다뤄줘야합니다
깨지지않게.
(시대적 배경 때문에 스마트폰이 아니라 2g폰이였고, 카톡은 문자, 단톡방은 네이트온메신져입니다 sns는 싸이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