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후 연락두절, 잠적해버린 친구

1010102017.09.26
조회1,473
안녕하세요평범한 30대 여자 직장인입니다
가끔 판 보면서 웃기도하고 분노하기도하고 댓글도 남기고 했었는데오랜 고민끝에 글을 남겨봅니다.

15년 지기 절친이 있었어요.학창시절 친구였고 정말 정말 서로에게 가장 친했던 친구였습니다.항상 1순위로 생각했던 친구였고 서로가 순탄하게 살아온 편이 아니라서힘들 때마다 가식없이 유일하게 눈물을 보이고 울기도하고 울어주기도했던..정말 정말 많이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었던 사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부모님이 안좋은 일로 이혼을 하셨어요.어머님이 탄탄한 직업에 고학력, 고능력..그러나 지속된 폭행으로 몸이 많이 안좋으셨습니다. 그래도 집에 돈이 있다보니 금전적으로는 부족함없이 어머니와 둘이서 지냈었고 (외동입니다)대학도 무사히 졸업했고.. 연애도 꾸준히 하면서 밝은 모습이었어요.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고 생각이 깊어서 철학적인 말이라던가 사상도 굉장히 성숙했어요.심지어 번화가에 가면 전단지 나눠주는 그런것도 단 한번도 무시를 한 적이 없었어요.전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받고 쓰레기통을 발견할 때까지 손에 계속 쥐고 다녔을 정도로 겸손하고 착했습니다.

조금 특별했던 부분은 여자였지만 인터넷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직업도 게임 관련 회사에서 근무를 했었고 게임 외에도 IT업계나 휴대폰 관련 등등여러 커뮤니티나 모임, 인터넷 활동도 굉장히 활발하게 잘 하고 관심도 많고 능숙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버지가 없이 자라와서 그런지남자에게 엄청나게 의지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똑부러지고 자기 생활이 우선이고 그 누구보다 본인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는 친구가 이제까지 만난 남자들에게모든걸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맞춰왔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갈아탄다고 해야하나.. 누군가를 만나다가 헤어지고 공백기간이 있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이런게 없이. 누군가를 만나다가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그때서야 헤어지고 갈아타는..혼자 있는 시간을 못견뎌 했습니다.

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회사에서 남자 문제도 조금 있었더군요.다른 층에 근무하는 여자들이 자기 욕을 그렇게 하고 다닌다 그래서 도대체 왜?!! 했었는데..대놓고 자기를 좋아해주는 남자들이 있는데 비교하고 재다가 만나고 그랬던..
남자 문제가 유일한 문제였던.. 그런 친구였습니다.



사건은 재작년 겨울(2015년 12월)이었습니다.회사가 IT회사다보니.. 한달에 절반을 회사에서 먹고자고를 반복하고힘들게 일을 하다보니 너무 지쳤다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순례자의 길이라는 여행..스페인으로 2달간의 여행을 간다고 했습니다.
저보고 같이 가자고 그렇게 설득을 했었는데일을 그렇게 쉴 수도 없을 뿐더러 과도한 업무로 저도 일을 휴직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그 친구도 돈이 문제면 빌려줄수도 있다 했지만 몸이 약하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했던제 상태를 알고 너무 아쉬워했었어요. 떠나기 일주일전까지도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었구요.

그런데 아무래도 여자 혼자 가는게 위험하니까.. 회사 동료 중에 또 휴직한 언니가 있다며같이 가기로 했다 하더군요. 다행이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그 여행 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남자도 같이 가게 됐다고 했습니다. 여자들끼리 가는것보다는 안전할거라고.

그리고 출국하던 그 이틀전에도 얼굴을 보고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했고출국하던 날도, 도착해서도, 심지어 출발하던 때가 12월이었는데 1월 1일도새해 인사겸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 친구도 저에게 멋지다면서 사진을 보내왔구요.

그런데 중간에 휴대폰이 고장이나서 메세지가 불가하다고 페북에 글을 올렸고도착해서나 연락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입국날이 왔고 전화를 했으나 휴대폰을 수리 중인지 연락이 되지 않았어요. 3주 정도 이후에 카톡 확인을 계속 하지 않고 있어서전화를 했는데 바로 받았습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잘 돌아왔냐고.. 연락이 안돼서 너무 걱정했다. 휴대폰은 고쳤냐고여러가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글을 남기고 있는 순간에도 그 친구의 반응이잊혀지질 않네요.

꼭 멍 때리는것도 아니고.. 막말로 귀신 씌인 사람처럼 반응이 전혀 없는겁니다.그 친구가 저에게 한 딱 한마디는 
[응.. 휴대폰 고장나서 그거 고치느라 연락 못했어..]
이 한마디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말에 대답도 똑부러지게 하지 않았고겨우겨우 대답을 하는 기분..대답없는 전화기에 혼자 말을 하는 모습이랄까요.
지쳐서 그랬겠거니가 아니었습니다.평소같으면 재잘재잘 어디가 좋았다 뭐다 수다를 떨고도 남았을텐데왜 사람들마다 좀 불길한 촉 같은거.. 느낌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정말 이상했어요.


우선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하는 마음에 지금 어느정도 정리되면 보자~ 하고 끊었습니다. 그 통화 이후로 그 친구는 저를 차단하고 그 모든 연락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나.. 마음 상하는 뭔가가 있었나.. 고민했습니다.걱정도 되고 그 때 그 목소리와 반응이 너무 이상해서..수소문을 했죠.

그런데.. 그 때 같이 갔던 남자분과 여자분..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의 연락을 차단해버렸더군요.그 인터넷 활동이 생활의 절반이었던 애가 모든 SNS를 차단, 비공개.그 여행을 같이 갔던 사람들만이 교류의 대상이었습니다.같이 갔던 그 남자분과 만나서 사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저를 차단했지만 저는 그대로 놔뒀으니카톡 프로필 사진이 바뀌는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그 두 사람과 돈 주고 굉장한 컨셉의 화보도 찍고, 그 착하고 겸손하던 친구가 너무나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면서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엔 배신감이 엄청났어요.나는 이렇게 걱정하고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렇게 지내고 있었구나.두 달간의 여행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10년이 넘게 지내온 친구 관계고 뭐고 다 끊어버릴 정도로 소중한 시간들이었나.. 등등정말 속상하고 화도 나고 힘들었습니다.


자세하게 남길 수는 없지만 주변에 행동분석이나 심리전공하는 분들이 있어서물어봤었습니다. 전부 그러더군요.. 종교 혹은..셋이서 공유하는 뭔가가 있을거라고.
문득.. 종교.. 가 떠올랐습니다.그 친구는 무교였지만.. 셋이서 찍은 컨셉의 화보가 조금.. 느낌이 이상했어요.너무 걱정된 마음에 그 분석하시는 분들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었는데그 분들도 한참을 보고는..말을 아끼는 듯 했는데..농담 반 진담반으로 꼭 셋이서 사귀는 느낌이네~ 하시더군요.

놀라웠던건 저도 그 사진을 보고 첫 느낌이 딱 그거였다는게..셋이서 사귀는 느낌.. 또 한가지.. 전화.. 전화 느낌이 너무 이상했다고 물어보니 그 전문가 분이 슬쩍 말씀하셨어요.옆에 같이 있었나보지 그 사람들하고...
.. 소름끼쳤습니다..


그 이후로 저도 일부러 연락하고 있지 않고(이제까지도 계속 씹혔었지만..ㅋ)여튼.. 지금까지도 차단되버렸으니 연락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앞으로도 연락 할 생각은 하지 않는게... 맞겠죠??
그냥..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우정이고 같이 보내온 시간이고 뭐고 참 많은 것을 느꼈던 사람관계.답답한 마음에 글 남겨봅니다.여러분은 어떤 느낌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