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인데 엄마 때문에 잠이 안와요ㅠㅜ

한조톡톡톡트롤픽하나2017.09.27
조회23,659

(본문)

20대 초반 쓰니예요.

저희 엄마가 이번 추석에도 개고생 하실 것이 눈에 선해서 연휴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잠이 안옵니다..

집안을 죄다 엎을까요? 다 부숴버려야되나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ㅠㅜ






우선 얼마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외가댁 정리를 크게 하게 되었었어요.

저는 집이랑 반려묘를 돌봐야 된다고 혼자 올라가라고 보내시고, 이모들이랑 외삼촌이랑 남으셔서 할머니 유품들이랑 농사 지으신 마늘같은 음식들(할머니가 농사를 좀 크게 하셨었어요 그래서 이런 작물들?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쌓여있었어요. 외삼촌이 커다란 메실청만 10통이 넘게 있어가지고 진짜 놀랐대요.) 등등을 다 정리하셨는데, 그때 너무 많이 무리하셔서 무릎이 심하게 나가셨어요.

지금 걷는 것도 좀 힘들어 하세요.




그래서 저번 주 주말에 엄마가 아빠한테 추석 일정에 대해 뭐라 이야기 중이였는데, 엄마가 일이 하기 너무 힘들고 싫으니까 고향에 하루이틀 정도 늦게 가자- 그랬나봐요.

아빠가 큰소리로 "옛날보다 지금이 덜 힘든데 그런 말을 하느냐" 이러시면서 당신이 배가 불렀다는 식으로 막 노발대발 하시는거예요;;;;;;;

제가 방에 있다가 아빠가 엄마한테 큰소리를 내시길래 놀래서 이야기를 듣는데 아빠가 너무 엄마를 이기적인 사람인 양 과하게 탓하시더라구요;;;

가만히 듣다가 참다못해서 "엄마 놀러 가는거 아닌데? 일하러 가는거잖아. 엄마 쉬러가는거 아니잖아." 하고 한마디 했더니...

그렇긴 한데 일 하기 싫어서 고향을 안간다는게 말이 되냐고 꿍얼꿍얼... 옛날보다 일이 적어졌는데 그런 말을 하느냐고 싫어하시더라구요.







솔직히... 우리 엄마가 진짜 일이 하나도 없으시다면 모를까, 명절 주방일 거의 다 하시거든요?ㅡ-ㅡ

친할머니는 늘 식재료를 요만큼도 안사놓으셔서 엄마가 재료 전부 사다날라야되요.

예전엔 잘 몰랐는데 지금 머리가 크고나니 친할머니 진짜 손하나 까딱 안하시고 엄마가 식재료 다 사오게끔 만드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엄마가 만약에 "어머님 두부 있어요?" 하면 친할머니는 늘 "없다, 쓰니애미야. 사와야된다" 하시고 그게 끝이예요!!!!!

그럼 결국 엄마가 사오시죠......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삼형제중 장남이예요. 그래서 우리 엄마는 큰며느리인데, 동서들이 별로... 안도와줘요;;;;

엄마가 식재료며 라면이며 간식이며 바리바리 다 싸들고와서 그래도 또 모자른 재료들 전부 장 보고, 시댁 식구들 먹일 밥 하고, 명절음식 재료 준비 할 때는 두분 다... 안오셔요.

둘째숙모는 친가 근처에 사는데도 점심 다 지나서 느지막히 사촌애들 데리고 오셔서 점심인지 저녁인지도 모를 식사 드시고나서 일 시작하세요.

막내숙모는, 막내삼촌이 사업을 하시는 관계로 항상 제일 늦게와요. 그래서 재료준비는 도운 적이 거의 없으세요. 그때그때 나오는 반죽이나 뭐 이런거 더 만들어야 한다 하면 그때 돕거나 하지 일찍히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하고- 그러지는 않으세요ㅠ

(그리구 식재료비를 엄마가 따로 받으시는진 잘 모르겠는데... 아마 제 생각에는 안주시는 것 같아요.
엄마가 "그래도 장 본 식재료비는 다 받는다"는 그런 말씀 깉은 거 아예 안하시거든요.
그냥 말 하실 필요가 없어서 저한테 이런얘기 까지는 안하시는 거 같기도 해요!)

물론 숙모들도 명절음식 차리고, 집안일 하고, 시어머니 눈치보고 등등 일이 있으시니 추석이 너무 힘드신거 당연해요.

그런데, 일의 배분이 거의 다 엄마한테 쏠려있어서 엄마가 제일 힘들어하세요.

엄마는 숙모들이랑 다르게 장보기를 다 하시는데 그렇다고 식재료 다듬고 준비하는걸 안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명절음식 만드는데 빠지는가 하면 또 그것도 아니고, 장남이라고 친가댁에 제일 오래 있는 아빠때문에 계속 시댁에서 밥 세끼 꼬박꼬박 차려드리고 집안일도 다하고 진짜....



그렇게 힘들여 일하고나면 친정에 바로 착착 보내주는 것도 아니고... 친가댁은 사나흘이 기본인데, 외가댁에는 진짜 엉덩이만 붙였다가 나와요;;;

외가랑 친가가 수십킬로 떨어진 타지라도 좀... 이해하기 힘든데... 저희 외가댁 친가댁이랑 같은 동네라서 걸어서는 20분이고 차 타고는 5분 거리예요;;;;;;;; 진짜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인데도 외갓댁에서는 연휴내내 있어본 적이 없네요....

외가에는 고향 막 도착했을때 들려서 인사 짧게 한번, 그리고 가기 전날 하루 자고 다음날 새벽에 나오거나 그것도 아님 한밤중에 후딱 나와서 바로 출발하고 그래요. 너무 안맞잖아요ㅠ



점점 엄마가 송편이나 떡은 집에서 하는게 아니라 사와서 먹는걸로 바꾸고, 추석 끝나도 한달은 족히 먹을정도로 음식 무식하게 많이 하는게 아니라 명절에 먹을만큼만 하는걸로 바꿔도 추석의 집안일은 여전히 고되고 힘들어요..

추석 당일에 식용유를 들이부어서 기름끼 줄줄 흐르는 전들이며 음식들 전부 하루종일 부치고 지지고 볶고, 시댁에서 계속 시어머니 눈치보면서 뜨신 밥 세끼 계속해서 해다 나르고 해야되는데 안힘들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이번 추석은 외할머니 없이 맞이하는 첫 명절이라서, 저는 엄마를 일 안시키고 외할아버지랑 연휴내내 같이 놀러다니면서 편하게 있게 해드리고 싶거든요? 게다가 지금 무릎팍도 나가셨는데 뭔 일을 시켜요....

근데 아빠는 그게 이해도 안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으신가봐요. 너무 야속해요..

외할머니가 떠나신지 이제 두 달이 채 안되는데도, 엄마가 무릎이 그렇게 안좋아서 약을 먹는데도, 굳이 자기 집으로 아내를 데려가서 일시키려고 하는게 전 너무 마음에 안들어요.






그래서 이참에 엄마만 일을 과중하게 시키는 친가댁을 개박살내고 다시는 장 혼자서 다 보게 만들고, 재료준비 혼자 시작하게 하고, 그러면서 친정에는 느지막히 보내주는 등등을 못하게 만들고싶어요.

어떻게 해야지 친가댁 어른들이 우리엄마를 밥하는 기계 취급 못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밥상을 확 엎어버릴까요? 아니면 그냥 계속해서 조근조근 말로 설득해야 하나요?

친가댁 어른들이 이런 희생을 넘 당연하게 여기셔서 답답하고 빡쳐요...ㅠㅜ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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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헉 늦잠자다가 보니까 오늘 톡 선정 알림이ㅠㅜㅜ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ㅠㅜㅠㅠㅠㅜㅜㅠㅠ



빵집알바하는 곳에서 같이 일하는 이모님한테도 위에처럼 털어놨더니 완전 대박이라고 경악하시더라구요...

내심 '사실은 다른 집들도 다 이 정도는 하는데 나만 유난인걸까?' 하는 마음이 없지않아 있었는데 이모님 말씀이랑 댓글 여러분의 조언에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 했어요.

특히 엄마는 제가 지켜야 된다는 댓글에 진짜 많이 감명받았어요,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ㅠㅜㅜ

그리구 댓글중에 명절에 일 안돕는것 같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사실 중학교때는 철이 없어서 사촌애기들이랑 방에서 폰하고 놀기만 했었어요ㅠㅜㅜㅠㅜ ㅋㄱㅋㄱㅋㅋㅋㅋ 노답이였죠....

그렇지만 고등학교 올라가서 좀 정신차려보니까, 울엄마가 너무 힘들어보인다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점점 할일을 찾아서 일했어요.

짐 같은거 늘 같이 나르고, 밥상 차리는것도 음식 만드는것도 제 곰손(ㅠㅠ)이 되는 데 까지 주방에 붙어서 하려고 하고, 음식하는 바쁜 와중이나 일 다 끝나고 다들 쉬려는데 사촌애기들이 심심하다고 칭얼대는 일 없게 놀아주고 맛난거 입에 물려주고? 하는 등등... 제 돌머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일들이나, 엄마가 저한테 시키시는 일들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도 엄마랑 같이 일하는건 너무 당연해서 그냥 넘겼는데... 설마 저 역시도 놀거라고 생각하실 줄은ㅠㅜㅠㅠㅠ 그렇게되면 명절에 저 역시 아빠처럼 편안하게 쉬러가는데, 굳이 엄마생각 하면서 친가를 뒤집어엎고 싶다고 말 할리는 없지 않나요...?ㅠㅜㅠㅠㅠㅠㅠㅜㅜ

당연히 제가 돕는게 엄마의 성에 안 찰 만큼이라 안돕느니만 못할수도 있고 하지만 전 나름대로 할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려구 노력해요.




여러분 말대로, 아빠한테 1차로 설득하고 안통하면 일단 친가를 가서 어른들한테 다시 계속 말씀으로 의견 드리다가 것두 안된다면 진짜 때려부수게요ㅎㅎ

친가 어른들이나,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심지어는 아빠한테 패륜아 계집애가 되어서 마구 얻어맞고 연이 끊겨도, 전 외가댁 어른들이랑 외할아버지랑 엄마가 계시니까 그렇게 되더라도 별 신경도 안쓸거예요!ㅎㅎㅎㅎ

그래도 아빠가 최후의 양심이 남아있는 사람다운 사람이라면 마지막에 정신을 차리시겠죠... 그렇게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