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미안한 너에게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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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는 분명히 알고 있었던 감정
나는 끝내 널 내사람으로 만들진 못했지.
넌 많이 기다리고 나만 봤는데
널 놔두고 떠나는 그 순간도 담담했지.
아니 머리로 생각을 못해서 입도 얼어 있었고
눈물만 왈칵 쏟아질 거 같아 얼굴도 못 보겠더라.
늘 그랬듯 철벽 아닌 철벽 치는 습관
너에게마저 난 그래버렸으니...
그리고 평소 입에도 대지 않던 술 몇 잔에도
끄덕 없었는데 그다음 날부터 시작이더라.
미칠듯이 아파서 잠도 못 자고 죽을 뻔했지.
이게 후회하는 거구나 싶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서로 많이 힘들어지는 건 서롤 위해 놓는 게 맞는데 왜 미련을 떨었을까.
며칠 전에야 널 내 마음에서 떠나 보내기 위한 일들을 했고 이젠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직은 멀었나 보다.
내가 또래처럼 살았으면 널 만날 일도 없었을 텐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아프지만 서로 각자 길을 가는 걸 선택한 게
스쳐가는 인연으로 남긴 게 우리 평생을 두고는 잘 한 일이길.
정말 고마웠고 미안했어.
너에게는 마음 속으로도 한번도 하지 못한 말, 하기 싫었던 말 하면서 점점 잊어 갈게.
네 또래 좋은 친구 만나서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예쁜 사랑하면서 잘 지내!
나도 내가 이루고 싶은 일 최선을 다해 이룰게.
널 생각하면서 쓰는 마지막 글이야.
건강하고 행복해!^^
2017년 9월과 함께 안녕!

사실 나 학교폭력 당한 적 있어서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마음도 입도 얼어버려서 진짜 해야 할 말도 잘 못해. 점점 나아질 거야. 이번에 느꼈으니 나 자신을 더 보살피고 들여다 보면서 사람 대하는 법도 배워볼게. 끝까지 진심을 다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야.
나이가 들어도 상처는 삶에 큰 영향을 끼쳐. 몸에 상처가 나면 흉터가 남듯이 마음과 영혼을 크게 다쳐도 그렇게 돼. 눈에 보이진 않지만 때때로 아파. 성격도 방어적으로 변하고 철벽도 많이 치게 되고... 마음과 달리 행동하고 혼자 많이 아프고 울기도 해. 그것까지 이해해달라고 할 순 없지만 나는 나대로 잘 살게. 널 지켜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잘 해내질 못한 것 같아.
무엇보다 난 옳고 그름을 놓고 봤을 때 그른 일을 모른 척 넘어 갈 수 없었어. 불의를 보고 굳이 참는 편은 아니야. 그게 우리 마지막을 만든 것 같아. 내가 당한 일 남도 당해야 속이 시원한 사람도 있겠지만 난 내가 당한 일은 사소한 거라도 타인이 절대 당하지 않길 바라고 지킬 수 있으면 지켜주고 싶어하는 편이니까. 네 감정도 네 입장도 인간적으로 존중받길 바랐어. 네 입장, 감정 너한테는 소중한 거니까. (적어도 너에 대한 인간적 의리는 지키고 싶었어.) 혼자 정의로운 척해버렸지 뭐. 바르고 옳게만 살려고 하니까 그래. 개인적 감정 표현은 또 미숙하고... 조금은 억울하기도 해... 너에게 이런 내가 상처가 되지 않았길 바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