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너무 순진하게 산걸까요..?
결혼하는데 전쟁터 나가듯 준비를 하고 이익과 손해를 따진다는게...저한테는 너무 생소하고 어려운 일이네요.
저희 집이 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집은 아니에요ㅠㅠ 물론 남친이 훨씬 잘 살지만... 제가 학비를 벌었던 건 집안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하는 공부에 손벌리고 싶지 않았던 부분이 크구요.
남친 부모님도 정말 좋은 분이세요. 자수성가하신 분들이라 가난한 사람 얕보지도 않으시고 제 집안 묻지도 않으셨어요. 결혼은 여자한테 하나뿐인 특별한 행사니까 부족한 것 없이 했으면 좋겠다. 제사도 특별히 명절행사도 없는 집이라 시집살이는 없을거다. 그런데 우리가 며늘아가한테 투정부리고 싶을 때는 있을 건데 그래도 되겠냐 귀엽게 묻던 분들이세요. 너무 따뜻하게 해주셔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행복한 생각뿐이었는데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는 친구한테 서운했었거든요. 근데 어떤 마음인지 댓글 보면서 이해했네요. 요즘 이혼율도 높고 남자와 여자가 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게 치열해져서 다들 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신 것 같아요. 감사해요. 생판 모르는 남인데 따끔하게 혼내주셔서요.
뭐..그렇다고 정말 팔려가듯 결혼한다는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ㅎ... 남친이 평소에도 경제적 문제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무시하거나 그런 걸 못봐서요. 대학다닐때 친구들이랑 놀때도 친구가 돈이 없어서 못놀게 되면 기꺼이 본인이 지불하면서 생색 한 번 낸 적이 없어요. 서로 힘들때 돕는 거고 아까워하면 안된다면서..그래서 친구들과도 돈독해요. 돈 함부로 쓰지는 않으면서 써야할 때는 아끼지 않는 남친 마음 씀씀이가 보기 좋더라구요. 돈이 중심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서.
아무튼 제가 궁금했던 건 이렇게 시집가는 사람을 보면서 노예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인가 싶어 글 올렸던 건데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려요~ 의견 눌러주신 분들도요. 명절 연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할게요^^
앗 그리고 본인만 신경써라 고압적으로 이야기한 것 아니냐는 분들..내조나 하라는 뉘앙스가 아니라 한 사람이 벌어도 충분하니 둘 다 일과 집안일 때문에 고생할 필요 없지 않냐는 말이었어요ㅎ 저는 그 말 듣고 내가 남자 하나는 잘 만났구나 했었거든요..ㅎ
아무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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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무 열받고 이해도 안되고.. 답답한 마음에 글 남겨요.
저는 26살 여자입니다.
대학 다니는 동안 꾸준히 그룹 과외를 하면서 학비를 마련하고 부모님께 손 한 번 벌린 적이 없어요. 핸드폰비나 제가 사용하는 모든 돈은 제가 알아서 했어요. 그렇다고 그게 제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개인사정상 대학을 좀 늦게 졸업하고 계속 조금 넘게 과외를 하다 올해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곧 결혼을 하거든요.
제 남편 될 사람은 저보다 4살이 많고금수저까지는 아니지만 넉넉한 집안에서 자랐어요. 아버님 회사에서 지금도 일하면서 적지
않게 돈을 벌고 있습니다. 사실 집안 자체가 넉넉하니 월급이 적든 많든 큰 영향이 없을 정도입니다.
3년을 넘게 교제하면서 남친이 결혼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자기는 일찍 결혼하고 싶었고 나랑 처음 만날 때 결혼까지 생각했던 건 아니지만 3년을 만나다보니 점점 함께하고 싶은 확신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본인 월급이 좀 되니까 저보고 따로 일하지는 않아도 되고 자기만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저는 그때 당시에도 특별한 꿈이나 하고 싶은 일이 없이 원래 하던 과외만 하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게 아주 적은 돈은 아니지만 직업처럼 가질 수 있을 정도는 아닌데다가 아무래도 안정적인 건 아니니까요. 저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히 내 삶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고 일찍 결혼하는 것 때문에 내 청춘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은 사람과 가정을 꾸린다는 게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친구가 뒤집어지게 놀라면서 저보고 미쳤냐고 하더라고요. 저랑 중학교 때부터 알던 몇 없는 친구 중 한 명인데 이렇게까지 놀라니까 당황스러웠어요. 왜 그렇게 이상하게 보냐고 물어보니까 제가 여자로써 자존심도 없대요. 지금껏 힘들게 알바하면서 학비 대고 졸업했으면 그만큼 써먹을 생각을 해야하는 것 아니녜요. 여자도 요즘은 집안에 박혀서 있는 시대가 아니라고 능력이 있으면 펼쳐야 한다고요. 그러면서 저보고 돈 많은 집안에 돈 때문에 눈이 어두워져서 홀라당 넘어간 여자 취급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친이 본인만 신경써달라는 건 진짜 노예처럼 쓰려고 그러는 거라고요.
이게 할 소리인가요? 진짜 기분이 나빠요. 지금 하는 과외도 6년 정도 했으면 입소문 타고 몰려드는 애들 꽤 있는 것 아니냐고 왜 벌써 그만두냐고 하면서 저를 자꾸 한심한 사람 취급해요.
사실 그건 맞아요. 과외를 꾸준히 하니까 엄마들끼리 네트워크가 있어서 연결해주기도 하거든요. 근데 뭐 언제까지 그러리라는 보장도 없고. 계속 하려면 지금 커리큘럼이나 학업 분위기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그런 정보를 나눌 학원 쌤이나 인맥도 없어요.
그리고 과외 특성상 중간에 그만 두면 애들은요?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본인 진도 맞춰줄 선생님 구해서 다시 호흡을 맞춰가야 하는데 사실 그건 상도덕? 여튼 좀 아니잖아요. 그래서 결혼 후에 뭔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올해 맞춰 끝내려는거고. 제 일은 제가 특별히 품은 꿈이나 하고 싶은 일 욕심이 없어서 딱히 슬프지도 않거든요. 이게 한심한 건가요? 제가 진짜 대충 살다가 돈 많은 사람 놓치지 싫어서 덤벼드는 것 같나요?ㅠ 처음에 돈 많은 것 알고 만난 것도 아니고..... 그럼 세상에 모든 전업주부가 다 노예들인가요? 결혼은 사랑하니까 하는건데 이것저것 따져가며 손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친구가 더 정신나간 것처럼 보여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제 얘기 하고 다니면서 이게 맞는거냐 여자로서 자존심도 없나 그런다는데..진짜 친구를 잘못 둔 제 잘못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