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의 관계..

CNRA20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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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판에 글을 쓰게 된건 살면서 오늘이 처음이네요.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이 많이 되어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전 29살이고 평범한 직장인이고, 부모님 두분 다 계시고 여동생 한명 있습니다.

학창시절때는 공부를 썩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러다 그냥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진학했고.. 2년 후 자퇴하였습니다.

 

학창시절 때는 사춘기는 딱히 없었고 그 외에도 부모님 속썩이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20대 이후로 트러블이 한두개씩 생기고 사이가 안좋아 졌습니다.

 

전 딱히 가진 특별한 재주는 없지만 29년간 살아오면서 지키려한 철칙같은 것이 있습니다.

무슨일을 하던 성실히 하고,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남에게 피해가는 행동은 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리하여 군 제대 이후 여러가지 일들을 해왔고, 어딜가서 일하든 칭찬은 못받더라도 밥그릇 이상은 일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나중에 잘될거라는 좋은 이야기 들도 많이 들으며 지냈습니다.

직장이던 주변 관계던.. 저에게 나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제 성격 자체가 남과 트러블 생기는 걸 싫어하고 싸우는걸 싫어해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오히려 부모님과 마주하게 되면 밖에서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들어야만 했어요.. 물론 학창시절때 부터 게임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공부를 아예 손뗀것은 아니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저도 공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고, 글도 잘 읽고 싶었고, 좋은 대학도 가고 싶었어요. 나름대로 책도 많이 사서 읽었고, 여러 공부 잘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묻고 다니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하면 할 수록 답답함만 쌓여가고 공부를 해도 장시간 집중을 하지 못했습니다. 건강문제도 있었는데.. 고1~3때는 비염이 정말 심해서 휴지를 항상 달고 살았고, 코푼 휴지가 정말 책상 한켠에 산을 쌓았습니다.

 

뭐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연 성적은 안나오고 겉으로 성과라 보여질 만한 것이 없었지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은 당연히 공부에 관해 저에게 불신을 보내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공부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관해서도 뻗쳐 나가더군요. 뭐 공부에 대한건 솔직히 말해서 제가 겉으로 보여질만한 성과를 내놓은 적이 없으니 제 잘못이라 할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 관해서도 제가 이것을 하겠다고 하면 이래저래 해서 안된다.. 저것을 하겠다고 하면 이래저래 해서 안된다.. 돌아오는 말들은 이것 뿐이었어요. 점점 이런 상황이 몇년을 지속하다 보니 마음 한구석엔 원망이 쌓여갔고, 왜 바깥에선 한번도 듣지 못했던 말들을 집에와서 이런말을.. 그것도 부모님에게서 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바깥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만 생각하기에 널 자식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이기 때문에 이런말을 한다... 라고 하시는데... 하... 저는 도무지 이 얘기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솔직히 어렸을 적 부터 살면서 부모님에게 어떤 진심어린 격려나 칭찬 등을 받아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왜 지금까지도 내가 이런 질책들을 집에만 들어오면 견뎌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몇달전에 엄마랑 단 둘이 밥먹으면서 이런 얘길 듣는데... 갑자기 울컥 하면서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집을 나갔던 기억도 있네요. 그떄의 기분은 정말....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마음 한 구석의 화가 터져서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흘렀던 경험은 그때가 살면서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이젠 정말 부모님이 싫습니다.. 정말 가끔씩은 내가 정말 쓰레기같은 불효자 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정말 얼굴 보기도 싫고 같이 이야기 하기도 싫더라구요.

 

사실 추석 당일인 오늘 글을 쓰는데는 또 이유가 있네요. 전 태어나서 지금껏 명절이 좋고 기다려졌던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지금은 양 가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다 돌아가셔서 시골을 안내려가도 되지만, (안내려 간지 1년 조금 지났네요) 정말 시골을 가야하는 날이면 전 그것이 너무 스트레스 였습니다. 제가 비염이 조금 심한데, 시골만 내려가면 눈은 빨갛게 팅팅 붓고, 콧물은 계속 나고.. 양쪽 코가 막혀서 숨을 못쉴 지경이었습니다. 약을 먹어도 소용없고 뭔짓거릴 해도 소용이 없더군요. 저에겐 시골은 그냥 지옥같았던 기억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저의 그런 힘든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명절이니까' 무조건 가야한다는 식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시골을 내려가서도 할머니는 '저놈에 새끼는 여기만 오면 저런다' 식으로 이야기 하기 일쑤 였고.. 외가에 가서는 코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어디 방에서 혼자 조용히 있던가 거실에 있어도 그냥 혼자 조용히 멀뚱히 앉아 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부모님 두분 서로도 명절만 되면 다투기 일쑤였는데, 그 이유는 아버님은 외가를 가기 싫어 했고, 어머님은 시댁을 가기 싫어 했습니다. 참 그 일 때문에 돌이켜 보면 정말 명절이 너무너무 싫더군요. 뭐 아무튼 그러던 찰나에 최근에 독립을 하게 되어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이번 명절은 그냥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어서 이틀 정도만 집에 있다가 제 자취방으로 왔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가 와서는 명절인데 넌 뭐때문에 도대체 집에 안있고 나가느냐고... 전화가 오더군요.

 

하.. 전화를 받는데 정말 뭐랄까... 가슴 속이 화가나서 펄펄 끓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은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이야기만 다 듣고 끊어 버렸습니다.

 

 

명절에 이렇게 장문의 글을 혼자 쓰다보니 제 정확한 상황과 심정을 잘 썼는지 모르겠네요.

저와 같은 문제 혹은 이런 문제를 겪었던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