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니 문득 20대 중반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고 여자분들이 택시의 위험성에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셨으면하는 마음입니다
좀 길지만 꼭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 시작할게요
때는 2년 전 1월쯤.. 금요일밤이었습니다
엄청 추운날이었는데, 얼마 전 관둔 회사동료들과 종로에서 술약속이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별로 술이 안땡겨서 맥주 1병정도만 마셨었어요
한마디로 맨정신이었단 말이죠.
막차가 끊키기 전에 집에가려고 했는데 자꾸 붙잡혀서 시간은 밤 11시반이 넘고 막차는 끊킨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택시를 잡아야 됐는데 설상가상으로 눈까지와서..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금요일밤에 종로에서 택시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더라구요.
그날 처음알았어요.
회사동료랑 방향이 같아서 같이 택시를 잡고있었는데
1시간이 넘게 택시가 안잡혀서 정말 춥고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진짜 운좋게 골목에서 나오는 회색택시를 잡았습니다
제가 안전예민증이 좀 있어서 택시탈때 꼭 아바사자를 확인하고 타는데 그날 눈이 왔어서 택시번호가 눈에 가려 안보이더라구요
그런데 택시기사가 차에 사람이 타있는데 합승하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봤습니다
전 차번호도 안보이고 합승도 싫어서 안타려고 했지만
같이 있던 동료가 집에 빨리가야하는 상황이라 맘이 좀 급했는지 괜찮다고 하고 덜컥 뒷문을 열었습니다
뒷좌석에 후드와 캡모자를 푹 눌러쓴 어떤남자가 당황하는 기색으로 차에서 내리더니 앞좌석으로 옮겨타더군요
동료의 목적지는 공덕쪽이었고, 저는 인천쪽이라 동료가 내리고 난 후에는 저 혼자 타고갔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택시를 타고 나서 택시기사가 원래타있던 승객의 목적지가 용산이니, 용산갔다가 공덕, 그리고 인천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어쩔수없으니 알겠다고 했지만 원래 타있던 승객이 괜찮다며 공덕먼저들렀다가 가달라고 했습니다
근데 택시기사가 계속 아니라며 용산으로 가겠다고했고 승객과 택시기사의 가벼운 실랑이 끝에 공덕에 먼저 들르기로 하고 택시는 출발했습니다
저는 계속 찝찝해서..
차량정보(뒷좌석문쪽에붙어있는거)를 사진으로 찍어서 남자친구에게 전송했습니다
이때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라 남자친구는 자고있어서 답은 없었습니다
근데 차안에 붙어있던 차량정보스티커 모서리부분이 꼭 누가 뗏다가 다시붙인것처럼 돼있었습니다
그렇게 동료가 먼저내렸습니다
(이때 제가 왜 동료랑 같이 안내렸는지 지금도 바보같고 후회스럽습니다)
저 혼자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와 승객의 대화가 참 이상했습니다
보통 기사와 승객이라면 처음본사이일텐데,
마치 원래 알던사람처럼 너무 친근해보이더라구요
존댓말을 하는데도 대화내용자체가 친근해보이는 느낌..
근데 그냥 내가 너무 예민한건가 싶어서 그냥 조용히 대화내용을 듣고있었습니다.
남자친구랑 친오빠한테 계속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안받더라구요
그러다 갈래길이 나왔는데 제가 알기론 직진을 해야하는 길인데 좌회전을 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심장이 쿵쿵뛰기시작했습니다
기사에게 '직진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여기로 가도된답니다
진짜 별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나 납치당하겠구나, 성폭행인가? 날 죽이려나?어떻게해야 여기서 도망칠수있지?언제 뛰어내려야하지? 차가 섰을때 뛰어내려야하나?언제뛰어내려야하지?' 이런생각들..
그렇게 택시가 좌회전을 했는데 갑자기 아파트단지가 나왔고..
진짜 납치당하는구나 싶은순간
아파트단지앞에 경찰차가 서있었습니다
경찰차를 보자마자 내려야겠단 생각이 들었고,기사에게 내려달라고 말하려고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그런지 내려달라는 말이 안나왔습니다
내려달라고하면 상황이 더 안좋아질까봐....그랬던거같아요
진짜 무서웠는데 살아야겠단 생각에 다급하게 내려달라고했습니다
기사가 처음엔 목적지까지 한참 남았다며 안내려주려고 하더라구요
제가 아니라고 여기서 내리겠다고 빨리내려달라고했더니, 기사도 경찰차를 본건지 다행히 내려주더라구요
카드로 결제하면 시간이 지체될거같아서 현금을 내고 잔돈도 안받고 그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
내리고나서 택시가 어디로 가나 지켜봤는데 가던길에서 유턴해서 갔습니다
진짜구나 싶은생각에 정말 온몸이 부들부들떨렸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납치당할뻔한 이야기입니다
그 후에 집에 도착해서 정말 제가 탓던 택시가 범죄차량인지 확인할 목적으로,
택시타면서 찍어뒀던 차량정보에 적혀있는 택시회사로 전화해서 확인했더니,
이미 그 택시기사는 12시쯤 퇴근했고,
그 회사택시는 모두 주황색이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탄 택시는 회색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탄 택시기사는 긴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있는사람이었는데
원래기사는 짧은머리에 평소에 모자를 쓰고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신고를 해야하나 싶었는데.. 제가 알고있는건 가짜 차량정보와 회색차 그리고 인상착의정도라..
제가 뭘 할수있는건 없었어요
그뒤로 저는 밤에는 막차끊키기 전에 집에들어가려고 노력하고 피치못하게 택시를 타더라도 절대 안잡니다
그날 제가 평소처럼 술을 마셔서 취한상태였다면 전 어떻게 됐을지.. 정말 생각하기도 싫네요
택시타실때 꼭 아바사자 확인하시고, 택시안에 붙어있는 차량정보도 온전히 잘붙어있는지, 진짜 차량번호와 안에붙어있는 차량번호와 일치하는지도 꼭 확인하셔서 안전하게 택시이용하시길 바랄게요!
정말 양심적이고, 친절하신 기사분도 많지만 범죄자가 택시기사행세하는 사람들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