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인 여자친구를 좋아하는데 개꿈꾼썰

2017.10.31
조회272
안녕 나는 꽃다운 나이 스무살 여자야..!
그동안 남자친구만 사귀어왔고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질 못했어서 커밍아웃 해본적은 없었어 ㅠㅠ
늘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애도 여자라서 2년동안 한번도 진지하게 감정을 드러내본적이 없었구
오늘 그애가 나오는 꿈을 꾸고 글이 써지길래 함 올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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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꿈에서 네가 나왔는데 정말 행복했어.
꿈속의 난 너한테 이미 고백을 한 이후였고, 너는 당황해하면서 도망갔었어, 대답을 듣지 못해서 막 괴로워하던 참이었지

그래서 친구들하고 노래방에서 한을 풀려고 갔는데, 역시 노래는 하나도 안들어오고 재미없었어. 그때 네가 나한테 전화를 걸었어. 늘그랬듯 시시콜콜한 주제였지.
나는 최대한 덤덤한척 대답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가있는 곳 바로 앞이니까 나오라는거야.

그래서 나갔지. 너를 보니까 다시 미친듯이 설렜어. 고백을 했었지만 너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웃으면서 떠드는데 그게 너무 좋으면서도 슬펐어.

넌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어보였고 그걸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서 빙빙 돌리려고 애쓰더라. 난 그때까지만해도 네가 무슨말을 하고싶은건지 이해를 못했어.

근데 갑자기 네가 하던말을 멈추고 날 가만히 주시하다가, 수줍게 잠깐 빵터졌다가, 다시 진지해져서 입을 꾹 다무는데...

그 모습이 정말 말도 안되게 귀여운거야.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몰랐어도 부끄러워하는 그모습을 보고 너도 날 좋아해주고 있다는게 대충 짐작이 갔어.

평소라면 확실한 힌트를 얻을때까지 혼자 애만 태웠겠지만 꿈속의 나는 원래의 나보다 일억만배 강심장이더라.

무슨 자신감인지 난 네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고 그대로 너한테 입을 맞췄어.

넌 도망가지도 않고 그대로 한참을 있다가, 여태 키스해본적 없는 애기처럼 서툴게 입술을 움직이길래 순간 난 당황스러워서 떨어져서 널 쳐다봤어. 난 솔직하게 "뺨맞을 각오하고 뽀뽀한건데" 라고 했더니 너는 "좋았어. 완전 좋았어" 라면서 빵 터지더라...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근질근질 한데 ㅋㅋㅋㅋ
아무튼 그자리에서 너랑 한참 얘기를 했어.

대충 내용은, 내가 고백했을때 너무 놀랐고 당황스러워서 도망쳤었지만 계속 생각이 났었다.
근데 나한테 그후로 먼저 연락이 없었고, 그래서 어렵게 겨우 전화를 걸었는데 내가 평소처럼 다정다감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대답하는게 무서웠다. 나를 잃으면 너무 허전할것 같았다고 했어. 대화는 점점 우리가 연인으로 발전할것만 같이 흘러갔어.

이 기분을 세상에 나가서 만끽하고싶어서(?) 난 너의 손을 잡고 건물밖으로 나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어. 장갑같은걸 꼈던걸보면 겨울이었나봐.

근데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순간 그안에 내 전 남자친구가 있는거야. 나랑 4년을 사귀었던 그놈, 나랑 헤어지고 너한테 들러붙던 그놈이었어.

전남친이 되게 이상한걸 쳐다보는 표정으로 너랑 나를 쳐다보더니 하..ㅋ 이렇게 어이없어하면서 고개를 돌리고 웃었어.

난 그런 그놈 반응이 역겨웠고 쳐다보기조차도 싫어서 못들은척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내렸어. 아니나 다를까 이놈도 자기 새 여자친구 허리를 안으면서 나오더라구.

뭐야 여친 있었어? 지 여친이나 신경쓸것이지. 속으로만 씹으면서 건물 밖으로 나오니까 안좋았던 기분이 싹 잊혀지더라구.

우리 둘만 길을 걷게됬는데 이제부턴 너의 손을 잡고 걸을수 있게된게 너무 좋았어.
그래도 네가 식은땀 차는 내 손을 싫어할까봐 대신 팔짱만 두르고 걸었던것같아.

너랑 하는 평소같은 대화, 평소같은 거리였는데도 왠지 세상이 달라보이고... 설명을 잘 못하겠네. 진짜 행복했어.

그런데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골목에 들어서니까 누가 우리를 불러세우는거야.
그 전남친이 왠지 잔뜩 열이 받아있는채로 눈이 뒤집어져서 성큼성큼 이쪽으로 걸어오는거야. 걔 여친이 그놈을 말리려고 몇번 붙잡다가 너무 완강하게 저항하니까 포기한듯이 멀찍이 서있었고.

대체 왜지? 유심히 다가오는 그놈을 보는데 걔 왼손에 커다란 칼이 손수건같은 걸로 감싸쥐어져있었어.
(현실에선 착한 사람인데 내 무의식중에 그놈을 싸이코 살인마쯤으로 생각해버렸나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처음엔 도망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엔 지나다니는 사람이 너무 없었고 도망치려니 문득 여자 둘이 뛰어봐야 저 사지멀쩡한 남자를 따돌릴수 있을것같진 않았어.

그놈이 나를 노리는지 너를 노리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내가 먼저 달려들어서 칼을 뺏으면 될것같았어. 그와중에 네가 도망치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코앞까지 너무 빠르게 다가와서 길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 무작정 걔를 제압부터 하려고 왼팔을 잡고 손목을 꺾었는데 얘가 힘이 너무 세서 그 팔을 다시 돌리고 칼을 오른손에 다시 쥐고..

즉 꺾인 한팔로 나를 거의 들어 올리다시피해서(지금 생각해보니 말도안되네) 내 복부에 빠르게 칼을 두번 세번 박았어.
그리고 날 바닥에 던졌어.

칼하고 손수건이 내 피에 젖은걸 내 눈으로 보는게 무섭기도 무서웠지만 그놈이 그대로 너가 있는 쪽으로 가는데 내가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고 너무너무 괴로웠어... 넌 소리지르고 있는데.

정신이 아득해져가면서 잠에서 깼어.
영화같이.

아 ㅅㅂ 꿈..........
이렇게 깨고나서도 생생한 꿈은 오랜만이야. 키스해서 행복했는데 개꿈 ㅋㅋㅋ망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롤러코스터 타듯이 행복하고 절망사이를 막 왔다갔다 한 기분이야.

사실 며칠전에 네 마음을 떠봤을때 넌 확실히 이성애자고 날 친구로만 여기길래 이제 진짜 마음접고 네 생각안하려고 했었는데...
꿈에서까지 나오면 어떻게하라는거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남친은 아직도 너한테 찝적대고있고 그걸 보고있는것도 너무 화가나고..
네가 너무 좋은 한편에, 인간관계 정리하고 다 떠나서 아예 새출발 하고싶기도 해. 그러면 널 좀 덜 생각하게 되지 않으려나.

항상 고민이지만 네가 근처에 있으면 평생 안풀릴 고민같아서 겁이나...
너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날까?

ㅠㅠㅠㅜㅠㅠ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