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게 너무나도 힘든 하루였다. 어제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일어난 것은 7시 무렵. 약 3시간 정도를 잤다.잠이 부족해서 피곤한건 맞는 것 같은데, 딱히 잠은 더 오지 않는 것 같고1시간 정도를 멀뚱멀뚱 누워있다가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우리의 이별이 그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라 나의 낮았던 자존감 때문이었던걸 깨닫고 나니,더이상 슬프지는 않다. 어제처럼 가슴을 치며 울지도 않았다. 그저, 가슴이 먹먹했다.그에게 미안했다. 당장이라도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당장 미안하다고 말해서 돌아설 마음이었으면 애초에 돌아서지 않았을 것이었는데.그에게도 시간이 필요한데. 하지만 연락을 하지 않았다.순탄했던 밤을 보냈던 만큼, 순탄치 않은 낮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라고 생각하며.자꾸만 연락하고 싶어하는 나를 보며, 더 자고 일어나서도 연락이 하고 싶어지면그때 다시 생각하자고 다독이며 일기장에 내 생각을 적어놓고는 마음이 조금 후련해졌는지 2시간을 더 잤다.오늘은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2시간을 자고 일어났고 톡을 보내지 않았음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스스로를 칭찬했다.그래, 그래도 사람이 마음을 먹었으면 최소 1주일은 가야지 하며.
가만히 앉아서 또 생각을 해본다.언제부터 그는 이별을 생각했던걸까.이번에 싸우기 시작한 토요일부터? 그것도 아니면 헤어지던 날 이것저것 해달랄 때 그렇게 해주겠다 하고 보낸 이후 헤어지자고 말하던 그 5시간 동안? 그러고 나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내가 이것저것 반박을 한 톡을 본게 8시쯤이니, 그 3시간 동안?아니면 그전 부터? 10월초부터 그와 나는 싸움이 잦았다. 처음 싸움의 시작은 그의 거짓말 때문이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큰 거짓말은 아니었다.그저 서울에 일이 있어 팀으로 올라오느라 나를 잠시라도 만나고 가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서,혹은 내가 보자고 할 때 거절하는 그 상황이 싫어서서울이 아닌 부산에 일 때문에 간다고 둘러댔던 것이었는데(팀 단위로 이동을 했던 것은 맞다. 다들 사진으로 아는 얼굴들이었으니까.)그 전날 차에 수북히 쌓여있는 영수증을 정리해주다 서울에 왔던 것을 알았고,그날 서울로 돌아가서 이런저런 일들을 정리하다 생각났던거였다.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분노했고 내가 알고 있는데도 거듭 거짓말을 하는 그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났다.만나면서 처음으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고 그 와중에 또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가고 있는 그가 미웠다. 그렇게 며칠을 싸웠다. 추석 전날까지.언젠가부터 싸움이 시작되면 기본으로 2-3일은 가는 것 같았다. 화해는 했으나, 거짓말한 그가 너무 미웠나보다. 거짓말을 하는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추석연휴가 너무나 바빴지만, 그는 잘 쉬고 있던 터라 싸울 것이 없었다.연휴를 잘 보냈다. 나는 10월 중순무렵까지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일을 했고,10월 중순 무렵 바빴던 일이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이쯤부터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언젠가부터 일을 하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든 사람이 되어서는일을 또 따내야 한다는 사실이 극심한 스트레스였던건지,그 위로를 그에게 받고 싶었나보다. 그에게 투정하는 날이 많아졌고 받아주지 않으면 화가 났다.그에게 무슨 일 없냐고 물어보면 이런저런게 잘 안되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둥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그때 나에겐 그것이 들리지 않았나보다.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이해하지 못했던 탓이 더 크리라. 화가 나면 나는 또 짜증을 냈고, 그는 적당히 받아주다 외면했다.외면 당하면 그 사실에 또 화가 나서 화를 냈고 그렇게 싸웠던 것 같다.그래, 여기서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10월 초에 화해하고 나서까지만해도 "몇년 뒤에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나의 말에처음으로 항상 답하던 "모르지"가 아닌 "그렇게 될거야."라고 했던 그였는데,10월 중순부터 잦아지던 다툼에 지쳤던걸까. 그때부터 나를 놓은걸까.그래서 이별을 결심한걸까.
다시금 생각이 어지러워서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해본다.헤어질 때, 도파민이 어쩌고 세로토닌이 어쩌고 하며가장 강한 도파민이 사라져서(헤어져서) 게임을 해봐야 재미가 없을 것이지만 햇볕을 쬐며 머리를 비우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좀 좋아질거야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공대에서 공부 많이 한 남친을 만나면 대화의 흐름이 이렇게 된다) 재미가 없다. 핸드폰을 침대에 신경질적으로 던지고는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섰다. 햇볕을 쬐며 머리를 비우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그의 말은 몰라도,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보면 우울한 생각이 떨쳐진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40분 정도를 걸어 서점에 갔다. 사고 싶은 책을 사려고.워낙에 책을 읽기 싫어했던지라, 참 오랜만의 방문이었다. 헤어진 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사랑과 이별에 대한 책들이라든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런 책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개를 가로젓고는 내가 사고 싶은 책이 있는 코너를 찾는다.SNS에서 많이 떠도는 강의자의 책이다. 목차를 훑었고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결제를 하고 나와서 사람 구경을 멍하니 조금 했다.그리고 집에 돌아왔다. 밥을 먹으려 시도해봤지만, 몸에서 음식냄새 조차 거부하는 탓에 냄새가 크게 나지 않는 사과를 잘게 잘라 두 조각 정도를 먹었다. 살려고 먹는게 이런거구나 싶어 한숨을 쉬면서 책을 펴고 책상 앞에 앉았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는데,나는 나의 낮은 자존감이, 나만 특별하게 심하다고 느꼈던 것인 줄 알았는데..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것이었고 그로 인해 나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책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로.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책으로까지 확인을 하고 나니,다시금 그에게 미안해진다.톡을 써내려가는 나를 발견했다. 우리의 이별은 너 때문이 아니라 내 낮은 자존감 때문이었다고.그러니까 너도 자책하지 말라고.그리고 그런 나를 지켜보며 고통스럽게 해서 미안했다고. 프로젝트 준비 잘하라고. 술을 먹었으면 그대로 전송 버튼을 눌렀겠지만 (술먹고 연락할까봐 술을 입에도 안대고 있다)지우기 버튼을 눌러 썼던 톡을 모두 지워버렸다."아직은 아니야, 안돼." 라고 중얼거리면서.
원래는 그가 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는 토요일 이후, 일요일 쯤 연락을 해보려고 했었다.그런데 책을 한 챕터씩 읽어나갈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일주일 가지고 되나, 2주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나도 좀더 나를 돌아보고 홀로 여행도 다녀보고,그렇게 나 자신에게 좀더 말을 건네고,내가 정말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건지,또 거절을 당하더라도 괜찮은건지 생각할 시간이 좀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연락하고 싶어서 유난히도 힘들었던 하루를 잘 버텨냈다.고민은 깊어졌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가 대견했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어.
어제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일어난 것은 7시 무렵. 약 3시간 정도를 잤다.잠이 부족해서 피곤한건 맞는 것 같은데, 딱히 잠은 더 오지 않는 것 같고1시간 정도를 멀뚱멀뚱 누워있다가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우리의 이별이 그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라 나의 낮았던 자존감 때문이었던걸 깨닫고 나니,더이상 슬프지는 않다. 어제처럼 가슴을 치며 울지도 않았다. 그저, 가슴이 먹먹했다.그에게 미안했다. 당장이라도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당장 미안하다고 말해서 돌아설 마음이었으면 애초에 돌아서지 않았을 것이었는데.그에게도 시간이 필요한데.
하지만 연락을 하지 않았다.순탄했던 밤을 보냈던 만큼, 순탄치 않은 낮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리라, 라고 생각하며.자꾸만 연락하고 싶어하는 나를 보며, 더 자고 일어나서도 연락이 하고 싶어지면그때 다시 생각하자고 다독이며 일기장에 내 생각을 적어놓고는 마음이 조금 후련해졌는지 2시간을 더 잤다.오늘은 일이 없는 것이 다행이었다.
2시간을 자고 일어났고 톡을 보내지 않았음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스스로를 칭찬했다.그래, 그래도 사람이 마음을 먹었으면 최소 1주일은 가야지 하며.
가만히 앉아서 또 생각을 해본다.언제부터 그는 이별을 생각했던걸까.이번에 싸우기 시작한 토요일부터? 그것도 아니면 헤어지던 날 이것저것 해달랄 때 그렇게 해주겠다 하고 보낸 이후 헤어지자고 말하던 그 5시간 동안? 그러고 나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내가 이것저것 반박을 한 톡을 본게 8시쯤이니, 그 3시간 동안?아니면 그전 부터?
10월초부터 그와 나는 싸움이 잦았다.
처음 싸움의 시작은 그의 거짓말 때문이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큰 거짓말은 아니었다.그저 서울에 일이 있어 팀으로 올라오느라 나를 잠시라도 만나고 가지 못하는 것이 미안해서,혹은 내가 보자고 할 때 거절하는 그 상황이 싫어서서울이 아닌 부산에 일 때문에 간다고 둘러댔던 것이었는데(팀 단위로 이동을 했던 것은 맞다. 다들 사진으로 아는 얼굴들이었으니까.)그 전날 차에 수북히 쌓여있는 영수증을 정리해주다 서울에 왔던 것을 알았고,그날 서울로 돌아가서 이런저런 일들을 정리하다 생각났던거였다.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분노했고 내가 알고 있는데도 거듭 거짓말을 하는 그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났다.만나면서 처음으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고 그 와중에 또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가고 있는 그가 미웠다.
그렇게 며칠을 싸웠다. 추석 전날까지.언젠가부터 싸움이 시작되면 기본으로 2-3일은 가는 것 같았다.
화해는 했으나, 거짓말한 그가 너무 미웠나보다. 거짓말을 하는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추석연휴가 너무나 바빴지만, 그는 잘 쉬고 있던 터라 싸울 것이 없었다.연휴를 잘 보냈다.
나는 10월 중순무렵까지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일을 했고,10월 중순 무렵 바빴던 일이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이쯤부터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언젠가부터 일을 하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든 사람이 되어서는일을 또 따내야 한다는 사실이 극심한 스트레스였던건지,그 위로를 그에게 받고 싶었나보다. 그에게 투정하는 날이 많아졌고 받아주지 않으면 화가 났다.그에게 무슨 일 없냐고 물어보면 이런저런게 잘 안되서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둥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그때 나에겐 그것이 들리지 않았나보다.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고, 그래서 이해하지 못했던 탓이 더 크리라.
화가 나면 나는 또 짜증을 냈고, 그는 적당히 받아주다 외면했다.외면 당하면 그 사실에 또 화가 나서 화를 냈고 그렇게 싸웠던 것 같다.그래, 여기서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10월 초에 화해하고 나서까지만해도 "몇년 뒤에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나의 말에처음으로 항상 답하던 "모르지"가 아닌 "그렇게 될거야."라고 했던 그였는데,10월 중순부터 잦아지던 다툼에 지쳤던걸까. 그때부터 나를 놓은걸까.그래서 이별을 결심한걸까.
다시금 생각이 어지러워서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해본다.헤어질 때, 도파민이 어쩌고 세로토닌이 어쩌고 하며가장 강한 도파민이 사라져서(헤어져서) 게임을 해봐야 재미가 없을 것이지만 햇볕을 쬐며 머리를 비우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좀 좋아질거야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공대에서 공부 많이 한 남친을 만나면 대화의 흐름이 이렇게 된다)
재미가 없다. 핸드폰을 침대에 신경질적으로 던지고는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섰다.
햇볕을 쬐며 머리를 비우고 땀을 흘리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그의 말은 몰라도,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보면 우울한 생각이 떨쳐진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40분 정도를 걸어 서점에 갔다. 사고 싶은 책을 사려고.워낙에 책을 읽기 싫어했던지라, 참 오랜만의 방문이었다.
헤어진 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사랑과 이별에 대한 책들이라든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런 책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개를 가로젓고는 내가 사고 싶은 책이 있는 코너를 찾는다.SNS에서 많이 떠도는 강의자의 책이다.
목차를 훑었고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결제를 하고 나와서 사람 구경을 멍하니 조금 했다.그리고 집에 돌아왔다.
밥을 먹으려 시도해봤지만, 몸에서 음식냄새 조차 거부하는 탓에 냄새가 크게 나지 않는 사과를 잘게 잘라 두 조각 정도를 먹었다. 살려고 먹는게 이런거구나 싶어 한숨을 쉬면서 책을 펴고 책상 앞에 앉았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는데,나는 나의 낮은 자존감이, 나만 특별하게 심하다고 느꼈던 것인 줄 알았는데..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것이었고 그로 인해 나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책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로.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책으로까지 확인을 하고 나니,다시금 그에게 미안해진다.톡을 써내려가는 나를 발견했다.
우리의 이별은 너 때문이 아니라 내 낮은 자존감 때문이었다고.그러니까 너도 자책하지 말라고.그리고 그런 나를 지켜보며 고통스럽게 해서 미안했다고. 프로젝트 준비 잘하라고.
술을 먹었으면 그대로 전송 버튼을 눌렀겠지만 (술먹고 연락할까봐 술을 입에도 안대고 있다)지우기 버튼을 눌러 썼던 톡을 모두 지워버렸다."아직은 아니야, 안돼." 라고 중얼거리면서.
원래는 그가 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는 토요일 이후, 일요일 쯤 연락을 해보려고 했었다.그런데 책을 한 챕터씩 읽어나갈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일주일 가지고 되나, 2주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나도 좀더 나를 돌아보고 홀로 여행도 다녀보고,그렇게 나 자신에게 좀더 말을 건네고,내가 정말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건지,또 거절을 당하더라도 괜찮은건지 생각할 시간이 좀더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연락하고 싶어서 유난히도 힘들었던 하루를 잘 버텨냈다.고민은 깊어졌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가 대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