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남편 어떤가요

애둘맘2017.11.08
조회880

안녕하세요~
34살 연년생 애둘 엄마입니다.

잠이 오지않는 밤 코골며 자는 남편의 숨소리를
듣고있자니 문득 휴대폰 메모장에 써놓은
우리부부 이야기를 간단히 올려봅니다.
시친결에 올려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폰이라 오타가 있을수도 있으니 너그러이 봐주시고
두서없이 써놓아 뒤죽박죽인점 미리 죄송합니다.
일기형식으로 써놓았던것이라
반말체도 양해바랍니다.


남편을 만난지 햇수로 10년.
아이낳은지 5년.
전남친과 헤어지고 얼마안돼 우연히 알게된 사람.
처음부터 남편에겐 별관심은 없었다.
정확히는 웃고있던 옆모습을 보기전까지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어느 날 그냥 내가 확 관심있다고 꼬셔버려서 정식으로 만나게 된 사람이다.
나보다 4살이나 많은 그는 굉장히 다정하고 섬세하며, 매너있는 사람이여서 우린 꽤 좋았으나,성격이 잘 맞지 않아 연애초반 엄청 싸웠다.
나에게 맞춰주지않아 서운해 울기도 했다.
화가 나면 냉정히 선을 긋는 사람이여서 나에게 이별통보도 했지만, 나는 끝까지 이사람을 놓치지 않았다.
"네가 내 마지막 여자였으면 좋겠어."
이 한마디를 끝까지 믿었고, 연애6~7개월만에 동거를 시작했고 그동안에도 많이 싸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서로의 성격을 맞춰주고 져주고 이해해줬다.
아니, 그가 내 성격을 맞춰주고 이해해주기 시작했다.
어느덧 첫째아이를 어렵사리 임신하고,
유산기로 누워지내다시피했던 임신초기엔
밥차려주고 출근, 퇴근하고 밥차려 주고
모든 집안일을 하며 지극정성으로 돌봐줬다.
이 세상 그 어느 부부의 모습과 별반 다를바 없는
다정한 그런모습이었다.
첫째아이를 낳고 어느 쌀쌀한 가을,
퇴근하는 남편이 한손에 쇼핑백 하나를 들고 왔다.
뭐냐 물으니 내것이란다.
열어보니 니트 한벌이 들어있다.
출퇴근길 항상 지나치는 옷가게에서 우연히 본것인데 몇일을 고민하다 사왔단다.
그 무엇보다 감사하고 행복했다.
육아는 나보다 잘한다,
못하는 것이라곤 모유수유 그외엔 나보다 잘했다.
아니 지금도 나보다 잘한다.
첫아이 100일까지는 육아에 지친 날이면 한두시간씩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바람쐬며 음료수나 커피한잔 들이키며 스트레스를 해소시켰다.
신생아 육아에 지쳐 이른밤 나도 모르게 잠이 들면 나대신 아이를 먹이고 갈아주고 재워놓고 조용히 잠들던 남편이다.

남편은 연애때와 딱히 변한게 없었다.
출퇴근할땐 항상 뽀뽀해주며 안아주고 토닥여줬다.

첫아이의 100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인것같다.
사소한 말다툼에 내가먼저 아이와 나는 친정에 보내주고 우리 그만살자 해버렸다.
연애 할 적에는 본인이 먼저 헤어지잔 말을 더 많이 했었던 남편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연애하는것도 아니고 결혼생활을 하는건데  너무 경솔히 얘기하지말자"며 나를 다독이고 나에게 손을 먼저 내밀어 토라진 나를 다독여줬다.
큰아이 10개월쯤 둘째아이를 임신했고,
남편은 큰도시로 이직하게되며 멀고 먼 출퇴근을 시작했다. 무사히 둘째아이 낳고 얼마 안되었기에
연년생 육아에 지친 나는 예민해져 별거아닌 일에 싸우고 결국 이혼 직전까지 이르렀으나,
서로 잘 풀었다.
우린 함께 해온 시간만큼 서로를 다독이기도,
설득하기도 하며 그렇게 단단해졌다.
그 후로 싸우는 일이 1년에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줄었고, 남편은 먼 출퇴근길을 감수하며
애썼다.
변한건 없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
혼자 출근준비하고, 자고있는 우리가족에게
뽀뽀를 모두 해주고 출근하고,
다녀오면 안아주고 뽀뽀해준다.
직장맘이 된 나는 가끔 힘들면 남편에게 하소연하면
힘내라며 힘을 받는다.
내색을 잘 하지않는 남편이라 생각했지만
잠자리에 누워있을때 가끔 무심하게 나를 부르며 사랑한다 해준다.
애교많던 나는 육아에 찌들어 표현도 줄었는데
감사하고 미안하다.
이정도 살았으면 직업특성상,회사와 집의 거리 특성상 못들어오는 날이 있을때면 편하다 생각될만도 하지만 들어오지 못하는 날엔 잠을 못자는 나다.
손목이 아파 아이 목욕은 좀 힘든 나를 위해 아이들 목욕은 남편 몫, 어쩌다 쉬는 주말엔
우릴 위해 쉬고싶은 몸을 이끌고 데리고 다니고,놀아주고 육아를 모두 맡아준다.
어쩌다 상황이 어려워 내 생일을 못챙겨준 날에는 가난한 남편이라 마누라 생일선물도 못챙겨줬다며 미안하다 메신저로 전한 그 이야기가  내 가슴을 아프게했다.
사실 난 남편생일에 선물한번 챙겨준적이 없는것같다.
난 그냥 진심이 담긴 편지한통이면 차고 넘치는데
한참 부족한 와이프 생일 챙겨주지 못한것에 미안한 남편이었다.
올해가 남편을 만난지 햇수로 10년차다.
단 하나도 바뀌지 않은 남편은 항상 그자리이다.
가끔 평일에 휴무를 써서 나와  단둘이 식사도,영화도 본다.
그저 남편이 곁에있는게  너무 좋다.
무뎌질 때도 된것같은데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안보면 보고싶고, 집에 정시퇴근 한다하면 설렌다.
주말엔 항상 밥상도 함께차려주고, 상도 치워주고
빨래도 함께 널어주고,
몸살로 다 죽어가는 날 위해 직접 장을 봐와 죽을 손수 끓여주고, 아이들 돌봐주며 나 쉬라고 아이들을 혼자 데리고 마트며,바다까지 혼자 다녀오는
육아고수 남편이다.

지금도 변한건 없다.
부족함 투성이인 나를 때론 아빠처럼, 오빠처럼
챙겨주고 다독여주는 남편이다.

아!  변한건 있다.
많이 참아주고 싸움도 거의 없는점.

남편이 가끔 이곳을 보는것같아 불면증에 시달리는 요즘, 유독 더더욱 잠이 안오는 판에 올릴까 싶은 생각에 한번 글을 끄적여놓고있다.
불면증엔  자기전 포옹 해주면 수면제12알을 복용한것과 같다는 기사를 보고 이야기해주자
요새는 잠이 들기전 꽉 포옹해주고 잠드는 남편이다.


살다보니 맞춰지고 살다보니 정이 더욱 쌓이고,
사랑도 변치않고 더욱 쌓이는것같다.


늘 금전적으로도 더 힘이 되어주고싶은데
나의 능력이 부족해 힘이되어주지 못하는게 늘 미안할 뿐이다.


이글을 왜 쓰냐 물어보는 분이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남편과 다투거나, 서운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이 게시판에 이런 남편도 있다고 알려주고싶었어요.
아니, 정확히는 자랑같은..걸까요..

글을 어떻게 끝내야할지 모르겠어요.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