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헤어진 남자의 재미없는 이야기

익1232017.11.16
조회288

말 그대로에요.

사실 어디 말 할 데도 없고

그냥 이러고 나면 마음이 정리가 될까 싶어서 적어봐요

재미 없는 글일테니 안보셔도 돼요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스물 셋. 여자친구도 스물 셋. 동갑이었어요

마냥 예뻤고, 심장소리가 머리까지 쿵쿵 울려서 심장소리 때문에 그녀의 말을 들으려면 집중해야했어요

그런 모습이 좋았대요. 그리고 저보고 착하대요.

그러고 나서 많은 고난이 있었어요. 여자친구와의 관계 때문은 아니고

제 개인적으로 제가 하고싶은 일이 잘 안되서 좌절을 했죠.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어서 저는 힘을 냈고

어려서부터 가정 환경상 혼자 지냈던 시간이 많았는데 몇 번의 연애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랄까

왠지 이 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좌절하고 포기하는 모습 보이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다시 또 도전을 해보지만 또 실패를 맛봤죠.

두 번의 실패를 딛고

한국 남자는 삼세번이지! 하고 밝은 척을 하며 세 번째엔 성공을 하게 됐어요.


세 번을 도전 하는 동안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죠


세번째에 원하던 바를 이루기 전의 이야기를 해 볼게요.

누워서 가만히 울고싶었던 순간이 많았지만 중간중간에 일도 하고 자기 개발도 하면서 그리고 여자친구랑 사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왔고

실패했던 기억을 여자친구는 인생에서 좋은 밑거름이 될 추억으로 바꾸어줬어요

저를 집에서 밖으로 나가게했고

일을 시작하고 운동을 시작하고 또

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게끔 한

그 의지가

그 동기부여가 여자친구였어요

저에겐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라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든 것을 주고싶었고

늘 행복했으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사귀면서 싸운 적이 없진 않지만 드물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싸운 이유는 제 의지가 약해보여서 그래서 여자친구가 답답하다고 느꼈었고

여러번 실패한 저와의 미래가 불안했었나봐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여러번 들으면서 주눅이 들었었고

점점 자신감도 떨어져서

여자친구가 저를 좋아하게 된 그때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그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너무 많은 후회를 했고 여자친구가 한 번만 더 믿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미안하지만 이미 반 년을 기다려 준 여자친구에게 반 년을 더 기다려 달란 말을 하기엔 너무 미안했지만

저는 정신이 반 정도 나간 상태로 그 아이를 붙잡았고 너무나도 고맙게도 그 아이는 붙잡혀줬어요.

그런 다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제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점점 다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되찾았어요.

사실은 그렇게 최면을 걸었어요

당당한 척 자신있는 척. 예전의 저를 따라하는 반쪽 뿐인 지금의 나를 그 아이는 그래도 사랑해줬어요

너무 고맙고 착하죠?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서

지금은 많이 자신감도 찾고 제가 도전했던 일에서 인정받고 좋은 성과도 내면서 승승장구 했어요

노력하니까 부수적인 것들 여러가지가 따라오기 시작했어요

이 모든게 다 그 아이 덕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그 아이가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소홀하고싶지 않아서 일 하는 시간 외엔 그 아이에게 모든 관심을 쏟았고

늘 그랬던 것 처럼 그 아이에게 모든 걸 해주고 싶었고

항상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습관이라는게 참 무섭죠
힘들었던 시간 동안 저는 여자친구를 참 답답하게 했어요.

항상 주눅들어있었고

항상 질투했고

항상 찌질한 모습으로 지내던 그 습관이

제가 잘 풀리고 나서도 이어졌나봐요

걱정이라는 명목하에 여러번 했던 전화가 그 아이를 지치게 했을까요

아니면 그 아이한테 하는 질투가 집착이 되어 그 아이를 지치게 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제가 처음 만났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제가 싫어졌을까요 아니면 답답했을까요


착해서 좋다던 제 성격은 어느 새 답답한 성격이 되어있었고

그 아이가 밤 늦게 들어갈 때 위험할까봐 자지 않고 기다리던 습관은 감동받을 만한 일에서 제가 그 아이에게 집착하고 목메는 일이 되어버렸고

항상 제가 어디서 뭘 하는지 연락하던 제 습관이 신경써주고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 대신 그 아이에겐 귀찮은 일이 되어있었어요

전부 제 잘못이죠? 혹시나 100% 제 잘못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고싶어요.

1년 반동안 만나면서 그 아이는 저를 매번 반하게 했고 설렜던 존재인데

저는 그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되지 못한 제 잘못인거같아요



더는 널 사랑하지않아. 이 말이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얼굴 보던 날

무릎을 꿇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해서라도 그 아이를 다시 붙잡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러지 못했어요

병신같이..

눈물이라도 짜볼걸 메달려볼걸 두 손 모아 싹싹 빌어볼걸...

그런데 굳게 마음을 먹고 갔는데도

그 아이의 표정을 보니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모습은 제가 처음 보는 모습이었거든요.

제발 제발 그 모습을 보지 않게 해달라고 빌걸 그랬어요

그치만 그런 표정을 지을 때도 그 아이는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고

저를 다시 한 번 반하기엔 충분하고도 넘쳤어요


제가 겨울에 건조한데

이번에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며 사온 바디로션을 저한테 주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향

그리고 빌려줬던 옷을 빨아서 가져다 줬는데

거기서 여자친구한테서 늘 나던 냄새가 나서 너무 좋았어요. 당분간 이 옷은 못입을 것 같아요

로션은 정말 정말 잘 쓸거에요

그 바디로션을 다 쓰면 그 아이를 잊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마지막 한 번은 안쓰고 내버려둘래요.


보고싶어요. 많이. 그 아이가 원망스러운 건 딱 하나에요

마지막 모습을 볼때 딱 한 번만 웃어주지.

그래도 얼굴 보고 정리한게 어디에요 마지막 모습을 봐서 얼마나 행복했게요?

다시 돌아올까요

며칠 전에 그 아이 집으로 구두를 하나 주문했어요.

예전에 분홍색 구두가 많이 낡은 걸 보고 속이 많이 상했었는데 사준다고 하니까 본인이 산다고.. 사지말라고 말렸었고

신발을 선물하면 떠나간다는 유치한 말을 듣고 헤헤헤 하며 다음에 더 좋은거 사주지 뭐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러지말걸 그랬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새 신발 신고 기뻐하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을텐데

올해 1월에 사준 목걸이를 아직도 하고 있네요. 지난 달쯤 지지난 달쯤 여자들은 계절마다 악세서리를 바꾸며 착용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준다고 하니 한사코 거절하던 여자친구가 생각이 나요

몰래 사다줄걸..

목걸이 고르는 센스는 없어서 못주겠네요.

참 많은걸 깨닫고 좋은 추억이 많이 남았네요


제가 선물하는 분홍 구두가

그 아이가 앞으로 핑크빛 길을, 꽃 길을 걷게 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