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빙의글/박우진 빙의글] 시리다 1

PlacidLake2017.11.16
조회674

[워너원 빙의글/박우진 빙의글] 시리다
Written by. Placid Lake





EP 01.





왠지 모르게 잠이 안왔다. 오랜만에 새벽공기를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이 마을에서, 왠만한 사람들은 다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집은 화훼를 한다. 그덕에 우리집에서는, 흙냄새보다는 꽃냄새가 가득하다. 가끔씩 그 꽃냄새가 미치도록 맡고 싶어지는 새벽이 찾아오곤 한다. 오늘이 그 날인 것 같다.


우리집 꽃밭 한가운데에는 예쁜 원두막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날만 좋으면, 그곳에서 공부든 놀이든 다 했다. 그리고 겨울에는 이렇게, 새벽공기를 마시러 나올 때가 있다.


우리 집에서 나와 조금 걷자, 우리 꽃밭이 나왔다. 원두막으로 향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을 바라봤다. 왠지 모르게 짙은 안개가 끼어있는 밤이었다. 새벽냄새는 나른했고, 잔잔했으며 고요했다. 풀벌레 소리만 가득차있는 밤이었다. 원두막에 다다른 나는, 기둥에 달려있는 전구를 켰다.


으으. 새벽이라 그런지 좀 무섭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전구를 키고, 옆을 보는 순간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원두막에는 그 아이가 앉아있었다. 박우진이. 또 나를 오늘 아침의 그 눈빛으로 쳐다본다. 나는 또 숨이 막힐 것 같아 말을 시키기로 결심했다. 그 아이에게서 멀리 떨어져서 소심하게 앉았다.



“그.. 박우진이라고 했나?”
“…”
“하하..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해?”
“…”
“안.. 추워? 옷 좀 더 입고 나오지..”
“…”
“하하..”



나는 그 아이에게 말 시키는 걸 그만두기로 했다.


벙어리는 아니었는데. 왜 말을 안 하냐고..


숨 막히는 정적이었다. 그렇게 몇분을 있었을까. 나도 이 정적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던 즈음.



“너는.”
“어?!”
“너는 여기서 뭐하는데.”



놀라서 박우진을 쳐다봤다.


내 목소리가 바보같이 들리진 않았겠지. 너무 놀라서 그런건데.


예쁜 목소리였다. 낮았고, 적당한 울림이 있었으며, 뭔가 심금을 울리는 어떤게 있는.. 아침에는 너무 당황해서 몰랐는데 지금 들어보니 참 새벽에 듣기 좋은 목소리였다.



“아, 여기 우리집 꽃밭이야. 예쁘지?”
“…”
“나는 가끔 잠 안 오면, 이렇게 나와서 하늘 보고 그래. 너는 여기 어떻게 왔어?”
“…”



또 대답 안 하네.


그 아이는 멍하니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런 그 아이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렇게 또 몇분이 흘렀을까. 그 아이가 일어났다.



“예뻐서.”









그 말만 남기고 그 아이는 멀리 사라졌다.


뭐가 예쁘다는 거지? 우리 꽃밭이 예쁘다는 건가, 밤하늘이 예쁘다는 건가.. 아, 여기 어떻게 왔냐는거에 대한 대답인가? 참나, 대답하는데 참으로 오래도 걸린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아이같다. 나도 이제 다시 졸음이 몰려왔다.


지금이라도 가서 자야 내일 학교도 가는데..


왠지 잠이 잘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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