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이만큼 아파하는게 정상인가요?

그만아프고싶다2008.11.08
조회859

4년을 사랑했습니다.

그 사람 21살, 저 22살에 만나서 지금은 그가 25살, 제가 26살이 되었습니다.

서로의 인생에 가장 반짝반짝하던 날들을 함께한 우리였습니다.

 

서로 사귀기전에 한두명 만난 사람은 있었지만

2~3달 좋아한 정도에서 끝났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살면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다 자신할 정도로 특별한 관계였어요.

 

저는..제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시절부터 누구앞에서도 눈물을 보인적이 없을 정도로

(심지어 부모님앞에서도 울어본적이 없어요)

누가봐도 "강한 여자"였지만

그 사람과 사귀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안겨 울어봤습니다.

 

왜..드라마 "봄날"에서

고현정씨가 혼자 속으로 감정을 끌어안다가 병이 됐을때

지진희씨가 고통을 밖으로 드러내게 도와줘서

고현정씨가 한번에 울음이 터지고 스스로 강해지는 장면 있죠?

그것처럼..그 사람은 생애 처음으로

"나도 누군가에게 기댈수있구나.."

다른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이미지처럼

늘 강해야하고..늘 현명해야하고..늘 어른스러워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람은 천천히 기다려주면서 스스로 울수있게 만들어서

처음으로 울음이 터지던 날, 정말 밤새도록 울었던 것 같습니다..

 

제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 남자이기도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친하고 가까운 친구이기도 했고

유일하게 제 속얘기를 다 할수 있는 사람이었고

정말 말한마디 하지않아도 눈으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었어요.

만나는 내내 서로가 서로의 소울메이트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았죠.

.

.

.

세달 전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복잡하지만 제가 잘못해서입니다.)

저와 헤어져도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4년을 말했던 그 남자는..

저외의 다른 여자는 평생 사랑할수가 없을거라던 그 남자는..

저와 헤어진지 일주일만에 다른 여자를 만나

저와 헤어진지 한달도 안되서

그여자에게 사랑한다며..내 반쪽은 너인것같다..너만 바라볼께..라고 합니다.

 

헤어질때

"나 정말 당신이랑 헤어지면 살수없을것같아"

울며 붙잡는 제게

그남자가 했던 말..

"당신..정말 강한 여자야. 분명히 얼마안가서 당신은 괜찮아질거야.

당신은 분명히 이겨낼거야.내가 알아"

..

내가 4년을 사랑하고 내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안다고 믿었던 그남자는

결국 저를 몰랐더군요.

괜찮아진다구요?천만에요.

저,

헤어진 다음날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있습니다.

처방받은 약을 먹고도 한참이나 불면의 밤이 계속 됐습니다.

 

4년동안 제겐 그남자가 제 신앙이었기에

제 자신보다 더 컸기에

헤어지고나니 제자신이 없어지더군요.

도저히 내가 이겨낼 정도가 아니더군요..

 

주변에서 일중독이라는 소리를 듣는 제가 헤어진 다음날부터 회사에 못나갔습니다.

남들 10년에 걸쳐 올라가는 자리, 미친듯이 일해서..

내 젊음,내 생활 올인해서 2년만에 올라간 자리..

누가봐도 대단하다고 놀라워했던 그 자리..다 버리고 직장도 그만뒀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일을 할때, 정말 살아있다고 느끼며 행복해했던 저는,

헤어진 다음날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까지 먹고 억지로 출근을 했고,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도저히..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서..

이렇게까지 무기력한 내 자신이 너무 서글퍼서 어린애처럼 목놓아 울어버렸습니다.

회사에서는 저를 보고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이라고 알고있었기에 당황해했고

그만두겠다는 저를 일주일간 유급휴가를 주며 쉬고오라고했지만

시간이 지나도..약을 먹고 출근해도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서

결국은 직장도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20년지기 친구들 앞에서는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얼마나 슬프게 울었던지..

친구들을 만날때마다..만나는 친구들마다 저를 보고 다 따라울어서

늘 눈물바다였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약이라고 하죠.

시간이 지나가면 죽을것같던 상처도 무뎌지고,

다른 좋은 인연을 만나면 그 상처가 반드시 치유된다고

모두들 쉽게 말하죠.

하지만 그 무뎌지기까지 거쳐야 하는 시간이..

제겐 감당할수 있는 정도가 아니더군요.

내 마음에 공간이 생겨야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일수 있다고..

그를 잊기위해서 다른 누군가의 소중한 마음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오래전부터 저를 아껴준 한남자의 마음을 정중히 거절했지만

지금 당장 내가 죽을것같은 고통에..

누구라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숨막히는 고통에..

누구라도 나 좀 도와달라고 울며 부탁하고싶습니다.

 

우울증이 점점 더 심해집니다.

기억력이 매우 좋았던 저는 헤어진 이후 심한 건망증에 시달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내려해도 기억이 나질않아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서글퍼서 울기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기억만은 지워지질 않습니다.

아직도 내 이름을 나지막히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고

아직도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던 촉감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친구들에게 힘들다며 울고싶어도

"잊어버려,제발!!"

"넌 이겨낼수있어,지금도 잘하고 있잖아. 헤어지고 지저분하게 전화하거나 하지도 않고 잘 견뎌내잖아. 니 자신을 망가뜨리지마"

라고만 합니다.

그사람들이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걸 알지만

우울증을 겪기전엔 저도 "힘내"라는 한마디에 힘을 얻었겠지만..

우울증을 겪고나서는 저런 말들이 더 힘들게합니다.

나는 죽을것같이 힘든데

마치 내가 나약해서..내 자신을 슬픔에 빠트리는 것처럼 말하는것같아 답답합니다.

 

제 겨울은 모질기만 합니다.

이 겨울이 끝나기는 할지..두렵기만합니다.

답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주절주절 올립니다.

온마음을 다바쳐 사랑했고, 그 이상으로 사랑받았고..

죽을때까지 후회없는 사랑했다고 내 자신을 위로하기엔

그 사랑의 댓가가 너무 잔인하기만 합니다.

 

영원한 사랑을 믿은 제 잘못이지만..

한 여자 인생을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는 사랑이라는 것이 몹시도 무섭네요

다시 일어서고싶은데 하루하루 살아가는것도 벅찰 정도입니다.

헤어지고..이렇게까지 아파하는게 정상인건지..

왜 내가..누구보다 강한 내가..밝았던 내가

정신과 치료까지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도 못자고, 그렇게 좋아하던 일도 못하고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너무도 서럽습니다.

도와주세요..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