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보고싶은데, 보러 가고싶지가 않아.

ㅇㅇ2017.11.25
조회132
판에 글은 처음 써본다. 그냥 새벽에 잠은 안오는데 너무 뒤숭숭하고 눈물도 나고 좀 그래서 끄적여볼게. 읽어주면 좋겠다.
난 올해 17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어. 빠른년생이라서 19살이야.
일단 나는 2살 차이 나는 오빠, 9살 차이 나는 남동생이 있어. 뭔가 둘째들은 공감할것 같은데 위로 치이고, 아래로 치이는거.
부모님은 당연히 아니라고 하시지만 난 차별 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 엄마는 아들들을 더 사랑하시는것 같고, 아빠는 뭐..일 하시느라 그냥 무관심하시고.
뭐 무튼 그래서 난 그냥 관심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다는 생각을 엄청 많이 했어. 괜히 애교도 부려보고 앵기기도 해보고..근데 그 반응은 냉랭했지. 별거 아닌것 같지만 난 엄청 상처였어 그게.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런 생각들을 헀고, 그래서 고등학교 초반에는 가출을 하기도 했어.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부모님은 내 마음속까지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시지 않으셨고. 대화도 통하지 않았어. 부모님과 불화가 생기면 난 어떻게든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엄마는 내 얘기는 제대로 듣지도 않으시고 비꼬기만 하시고, 아빠 역시 내 얘기는 제대로 듣지도 않으시고 자신의 화를 못이겨 강압적으로 고함만 지르셨어. 난 그게 너무 싫었어 진짜. 내 마음을 이해해 주기를 바랬는데 그저 날 억누르려고만 하셨으니까.
물론 가출했던건 내가 백번 잘못한거고, 지금은 후회하고 있는 순간 중에 하나지.
아무튼 그렇게 대학에 입학했어. 그런데 대학에 기숙사는 없었고, 통학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서 자취를 시작했어. 안그래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혼자서 자취하려니까 정말 힘들었어. 개강 2주 전에 올라와서 아는 사람 한명도 없이 계속 자취방에만 있었는데 진짜 미치겠더라.
개강 후에도 힘들었어.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야.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어서 그러지 자존감도 많이 낮았고,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못했고, 목소리도 작았어. 그런데 고등학교 때 생긴 친구들 덕분인지 성격도 활기차게 변했고, 알바도 많이 해봐서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할 수 있게 되었어. 
그렇게 많이 나아졌는데 대학 생활을 하다 보니까 점점 다시 위축 되기 시작했어.
우선 개강한 날 학교 와서 새 친구가 생겼고, 2주 정도 지나니까 그 친구들이 엄청 많아졌어. 같이 다니는 무리도 10명정도 됬으니까. 그러다가 그 친구 무리 중 한명이랑 사귀게 되었어.
좀 급하게 사겼지. 그래서 그런지 뭔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말고사 전에 헤어졌어. 내가 눈치 보면서 친구들이랑 다녔던것도 그 뒤부터인것 같다. 친구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도 왠지 내가 있으면 안되는 곳에 있는것 같고, 너무 어색하고, 가시방석이었어 그냥. 
그렇게 1학기가 끝났어. 학점도 제대로 안나왔어. 고등학교 때는 밤새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그랬는데 대학교 와서는 그게 잘 안됬어 그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첫번째는 수업 방식이 나랑 맞지 않는거였어. 실습보다 이론 위주의 강의 방식이 별로였던거지. 두번째로는 위에서 길게 말했던 인간관계의 문제인것 같아. 
뭐..그렇게 여름방학이 됬어. 여름방학동안은 본가에 가기로 했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 때 그냥 자취방에 있을걸 그랬나봐.여름방핵에 집에 갔고, 오랜만에 집에 가는거라 그런지 너무 설렜어. 엄마아빠도 보고싶었고, 동생도 보고싶었어.(오빠는 군대)
혼자 자취방에 있다가 집에 오니까 정말 좋았어. 마음이 편해졌고, 긴장이 풀리는 느낌. 그래서 그런지 내가 많이 늘어졌어. 방학 내내 낮에는 알바가고, 밤 9시에 집에 들어와서 핸드폰하고, 누워있고 그랬어. 그렇게 잘 지내다가 마지막에 일이 터졌어. 
내가 인천 자취방으로 가기 며칠 전이었던것 같아. 부모님 눈에는 내가 집에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게 보기 싫으셨나봐. 그러다 그게 쌓여서 그 날 터진것 같은데, 엄마는 옆에서 비꼬는 식으로 말씀 하시고, 홧김이라고는 하지만 상처 받는 말도 막 하시고. 아빠는 그저 강압적으로 나를 억누르려고만 하셨어. 막 소리지르시는데 정말 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 그래서 나는 그냥 대화 자체를 포기했어. 이 날 깨달았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구나.', '한쪽만 노력해서는 바뀔수가 없구나ㅏ.'
그래서 그 다음날 바로 자취방으로 갔어. 원래는 이틀정도 더 알바하고, 있다가 가려고 했지만, 도저히 그 집에는 있고싶지가 않아서 알바 가게 사장님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충동적으로 바로 올라왔어. 
그렇게 이 사건은 그 누구의 사과도 없이 흐지부지 마무리가 되었어. 그리고 2학기가 시작됬어.
2학기는 1학기보다 훨씬 힘들었어. 나와는 맞지 않는 수업 방식에 학교에 정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친구들 무리 속에서 눈치 보면서 다니는 것도 너무 지쳤어. 정말 너무 힘들고 지쳐서 휴학하고 싶었어. 1년만 휴학하고, 알바하면서 돈 모아서 짧게 여행이라도 가고 싶었어. 힐링이 너무 필요했어 나한테는.
그래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어. "엄마, 나 진짜 대학 너무 힘들고, 공부도 집중이 안되고 생활하는게 진짜 힘든데 1년만 쉬고싶어."자식이 힘들다고 울면서 말을 하는데, 그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뭐였을것 같아?
"야 여자가 무슨 휴학이야. 그게 너한테 무슨 도움이 된다고. 나중에 취업할 때 휴학 왜 했냐고 물어보면 뭐라 대답할건데? 절대 안돼."
이런식으로 얘기하니까 정말 서럽더라.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달래주기를 바랬는데, 저런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정말 상쳐였어. 
그래서 내가 진짜 서러워서 펑펑 울면서 "엄마는 딸이 힘들다고 휴학하고 싶다고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는데 뭐가 힘든지 정도는 물어봐줄 수 있는거 아니야?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잖아."라고 말을 했어. 그러자 엄마가 하는 말이, "나는 그런거 못하니까 그런거 바라지마. "
후...이 얘기를 듣자마자 정말 정이 떨어졌어. 어떻게 이런식으로 얘기를 할 수 있을까 하면서...딸 얘기 좀 들어주고, 공감해주는게 그렇게 어려운건 아닐텐데.
그리고 후에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 "엄마가 요즘 아빠때문에 힘든것도 많고, 그러니까 너 상황을 이해해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거니까 너가 이해 좀 해."
왜 나만 이해를 해야되는거지. 항상 전부터 아빤 나보고 엄마를 이해하라고 말씀하셨다. 엄마는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를 안하시는데. 다른 가치관을 인정하시지 않으시고, 오로지 자신만 옳다고, 내 얘기는 전혀 안들으시는데. 왜 내가 엄마를 이해해야되는건지 따지고 싶었지만, 더이상 얘기할 힘이 없어서 그냥 알았다고 끊었어. 
그렇게 또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나갔어. 나 힘겹게 학교 생활을 헀고, 추석이 됬어. 올해가 황금연휴였던거 알지?일주일동안 쉬니까 난 또 본가로 갔어. 솔직히 좀 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보고싶었고, 추석이니까 본가로 갔어. 우리집은 추석때 시골 가거나, 그런게 없어서 아빠는 일 나가시고, 나는 그냥 알바를 기고 그렇게 지냈어.
그런데 또 연휴 마지막 날에 일이 터졌어. 그 전날 밤에 부모님이랑 살짝의 다툼이 있었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알바 가기 전에 엄마가 아침을 먹으라고 그러셨어. 나는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아 안먹을래~" 라고 했어. (원래 아침에 입이 텁텁해서 입맛이 없어)
그러자 아빠가 갑자기 안방에서 소리를 지르시면서 나오시더니 나한테 엄청 화를 내셔. 아침밥 안먹는걸로 시작해서, 집에서 집안일 안도와준것, 그리고 나에게 들어가는 돈까지 얘기하시면서 엄청 화를 내셨어. 난 솔직히 아빠가 화를 내는 요점이 뭔지 잘 몰랐어. 너무 많이 막 소리지르면서 얘기하시니까. 
(우리집은 잘사는거 아니고, 돈에 쫓기면서 살아)그런데 내가 등록금 비싼 대학에 가고, 거기에 자취 시작하고, 식비도 줘야 하니 나한테 들이는 돈이 급격한게 늘어난게 맞아. 그래서 난 항상 그거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식비 정도는 내가 알바해서 벌 수 있다고 했지만, 아빠가 나 공부하면서 알바하는걸 좋아하시지 않아. 
나보고 돈 신경 안써도 되니까 알바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지르시면서 돈 얘기를 하니까 순간 좀 울컥했어.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소리지르는 아빠가 너무 싫었어. 그래도 나는 그냥 대화가 하고싶었기에 소리 지르지 말고 얘기하라고 그랬는데, 처음에는 좀 그러는것 같았지만, 곧 다시 자신의 화에 못이겨 엄청 소리를 지르셨어. 
아빠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내가 소리지르지 말고 얘기하자고 말을 했어. 그런데 아빠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하고 소리지르시더라. 그 얘기 듣고 정말 아무 생각도 안들었고, 아무 말도 안나왔어. 정말 안되겠다..생각했어. 
포기해야겠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어떻게든 부모님과 대화를 해보고 싶었지만, 정말 그게 불가능하다는걸 깨달았어. 그래서 그날 알바 끝나고 막차 타고 바로 자취방으로 왔어. 그 뒤로는 난 선연락은 정말 잘 안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정말 연락을 안하고, 본가에도 안가. 
그 일이 있고 2~3주 뒤에 내가 아빠한테 처음으로 전화를 했어. 대학을 옮기고 싶다고. 내가 옮기고 싶어하는 대학이 현재 대학보다 등록금이 반 이상은 싸고, 기숙사도 있어서 지금보다는 돈이 훨씬 적게 들어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학의 수업방식이 내가 원하는 수업방식이야. 
그래서 아빠를 설득하려고 했어. 그런데 역시나 아빠는 화를 내셨어. 내 얘기는 제대로 안듣고 무조건 안된다고.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아빠가 다른 전문가분한테 상담을 해보고 옮겨도 괜찮다라는 대답을 들으셔서 나한테 원서 넣으라고 하셨어. 
그렇게 나는 대학을 자퇴를 했고, 그냥 놀기는 좀 그래서 알바 새로 구해서 하는 중이야 지금은. 그런데 나 이 돈 모아서 내년에 자취방 새로 구할꺼야. 부모님한테는 비밀로 하고. 내가 기숙사에 들어가면 주말은 그렇다쳐도, 방학 때는 본가로 가야되니까. 근데 나는 본가에 가고 싶지가 않아. 
또 싸우고, 난 상처받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것이라고 생각해. 
지금 내가 본가에 안간지 한달 반이 넘었는데 엄마한테서 연락 오는 횟수가 급격히 늘었어, 그런데 난 좀 어색해. 엄마가 갑자기 이러시는게. 아빠는 카톡으로 나한테 "이쁜딸"이라고 하셨어. 엄마는 나 걱정되서 전화를 하셨어. 
그게 며칠전이었는데 나 엄마랑 전화하면서 눈물 났어. 
지금 나는 너무 외롭고, 엄마랑 아빠가 보고싶었으니까. 보고싶고 그리워서 눈물 나더라 정말.그렇게 울 정도로 보고싶은데 막상 본가 가기는 싫어. 
난 이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으니까. 옆에 있으면 그저 소리만 지르고, 귀찮다는 듯이 말 하시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이렇게 날 사랑해 주시는게 느껴지니까 그게 좋아. 
이거 쓰다보니까 1시간이나 지났다. 새벽에 갑자기 감성 터져서 써봤어. 이제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