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별은지독히도 멀어바다별 하나 따다 주려망망대해보다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었지눈이 멀었다네게처음 들어갔을 때와다르지 않았다만일저 먼 바다별 찾아하늘에 붙이면다시너를 볼 수 있을까종이배의 읍소신이시여당신 손을 떠난 나는단 한 번도무던히 흐르지 않았습니다익숙한 듯 나를 막는 수초와제 한 몸 단단히 얼려 나를 멈추는 물과넘어서기엔 미끄러운 돌들뿐이미 나는 흐름의 의미를 잃었습니다무르고 물러부서지는 것조차쉬이 허락하지 않는 신이시여그럼에도 나는 왜 흘러가야 합니까신이시여혹여 흘렀다 한들그곳에 도착할 수는 있는 겁니까그곳엔 당최 무엇이 있습니까이렇게 막을 거라면나는 왜 이겨내야 합니까신이시여, 오 신이시여의미는 진즉 강으로 흘러버렸습니다그럼에도 나는 지금달빛을 등불 삼아물길을 밝히고 있습니다신이시여헌데 당신이 준 것이한갓 이 달빛 하나뿐이라면정녕 이것뿐이라면이제 그만없는 닻이라도 내려야겠습니다부메랑곧이곧대로다시돌고 돌아올 것이라는허무맹랑한 신망미욱한 그대아스라이 사라진 압흔유장한 기다림의표목은 나였고돌아올 거란당신의 말이 맞았다거연한 전회제자리로의 회귀다시를 향한 찬란한 비행이미 네가 보낸순애의 화답은손앞에 다가왔고새로 시작할오래된 사랑 앞재회의 순간에는미워할 겨를이 없으므로늦었다는서먹한 인사는하지 맙시다우리가로등 어귀어둠이 골목골목 젖어들태양과의 교대시간시작된 불빛장사몰려드는 나방손님들그림자에 내려앉은 고양이는쌍 라이트를 켜며 밤을 자랑한다손님이 왔다연인이 되기로 약속하는 남녀사랑이다삶이다시작이다수줍은 입맞춤에 행여 누가 볼까한 줌, 어둠을 내린다손님이 왔다백주부터 모여들었던 폐지구겨진 노파에게는구원이다삶이다연장이다노파대신 폐지에게이 무거운 불빛을중량에 더해본다손님이 왔다고주망태가 된 중년가장의중압감은 웃음도 집어삼켰다한탄뿐인 인생 아래삶은 무엇인가? 하고너를 잡고 묻다가내뿜는 부담감들검뿌연 타령의 한풀이가로등 밑 사연은속속들이 다르다매일매일 암야의 나날에삶이란 무엇일까라고 고뇌하니네가 물음표 모양이로구나?화봉청년(靑年)들이여젊음의 중추인 시기고개를 들라벼도 아닌 것이무르익은 시기에왜 자꾸고개를 숙이는가망울 맺힌청년(靑年)들이여꽃봉오리처럼안다미로 피어날꽃들일 터이니고개를 들라동귀(同歸)빨갛게 물든 단풍마냥뻔하고 빨간 거짓말만연한 고독고독의 계절, 가을행여 다른 계절로 새어나갈까그 뻔한 말낙엽소리 벗 삼아금추에만 풀었던 고독서느런 바람눈 이불 덮는 차디찬 세한똑똑, 하는 노크도 없이허락되지 않은 너는나를 찾아왔다얼어버린 세상 속사랑도설렘도눈물도꽁꽁 얼었다계절을 가리지 않는 고독이여돌아가라고독으로 숨어온 그리움이여돌아가라부디 돌아가라아직 얼지 못한내 연정을 안고나침반봄비는어디로 가고 있을까곰팡이처럼 상해버린왜청빛 하늘허공을 적시며전속력으로 달렸다애정의 이력들은검은 물감 머금고찢어지고번져가고방향도 모르는도착지도 모르는정처 없는 나침반을 들고너는 저기로나는 여기로함께천 리 길 걸었던 신 사이로새어드는 춘수의 향연뒤돌아보지 못하는미련 없는 빠른 발걸음에잿물처럼 번져가는바지의 말미어디로 가고 있을까나는멈춰버린 그날불타버린 청춘은산새들 재잘거림에힘없는 눈송이처럼아니 온 듯사라져 버렸소물은 흐르고 흘러철쭉 스산히 낙화하는봄에스며들고계절은 흐르고 흘러다시 봄이다시 여름이또 다시 가을이 오는데흐르지 못한겨울에 멈춰나는 생각했소목련 같던 설원 위를발자국도 없이 떠난너는왜 돌아오지 않는가 하고희생양오라이 가라이 하는사냥꾼은화살 줍는 법 몰랐다짐승 잡는 법도 몰랐다하소연을 듣는 말귀는칠흑같이 어둡고수 만 가지 잣대로그들만의 형평성을 유지했다비명치지 않으면아픔은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살려 달라숨만 쉴 수 있게 해 달라 비는파리 같은 두 손은자유처럼 묶인 채과녁이 돼버렸으며허공에 쏘아 올린의미 없는 화살은썩어문드러진심장을 관통했다귀머거리 듣지 못하는짧은 비명은짐승들끼리만 들리기에부디활을 거두소서화살 스치는 바람에도오소소 소름이 끼치니사랑니예쁜 이름을 가지고어찌 그리 큰 고통을 주는지짝도 없이금테 한번 못 두르고떠났는가이젠나의 혀가 말한다빈자리가 휑하다고사는 것에 대하여많은 걸 가진 것이 아니라많은 걸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깃털처럼 가벼운 진리를 알면서도정답을 적지 못하고검지와 중지사이녹록치 못한 펜은고민하는 시곗바늘처럼 돌기만 하네여생의 종소리는녹이 떨어지며 울려가는데내 답안지는 아직도 하얗다http://instiz.net/pt/4510998
김한겸 시인 시 모음(사는 것에 대하여)
불가사리
별은
지독히도 멀어
바다별 하나 따다 주려
망망대해보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었지
눈이 멀었다
네게
처음 들어갔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만일
저 먼 바다별 찾아
하늘에 붙이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종이배의 읍소
신이시여
당신 손을 떠난 나는
단 한 번도
무던히 흐르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듯 나를 막는 수초와
제 한 몸 단단히 얼려 나를 멈추는 물과
넘어서기엔 미끄러운 돌들뿐
이미 나는 흐름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무르고 물러
부서지는 것조차
쉬이 허락하지 않는 신이시여
그럼에도 나는 왜 흘러가야 합니까
신이시여
혹여 흘렀다 한들
그곳에 도착할 수는 있는 겁니까
그곳엔 당최 무엇이 있습니까
이렇게 막을 거라면
나는 왜 이겨내야 합니까
신이시여, 오 신이시여
의미는 진즉 강으로 흘러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달빛을 등불 삼아
물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신이시여
헌데 당신이 준 것이
한갓 이 달빛 하나뿐이라면
정녕 이것뿐이라면
이제 그만
없는 닻이라도 내려야겠습니다
부메랑
곧이곧대로
다시
돌고 돌아올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신망
미욱한 그대
아스라이 사라진 압흔
유장한 기다림의
표목은 나였고
돌아올 거란
당신의 말이 맞았다
거연한 전회
제자리로의 회귀
다시를 향한 찬란한 비행
이미 네가 보낸
순애의 화답은
손앞에 다가왔고
새로 시작할
오래된 사랑 앞
재회의 순간에는
미워할 겨를이 없으므로
늦었다는
서먹한 인사는
하지 맙시다
우리
가로등 어귀
어둠이 골목골목 젖어들
태양과의 교대시간
시작된 불빛장사
몰려드는 나방손님들
그림자에 내려앉은 고양이는
쌍 라이트를 켜며 밤을 자랑한다
손님이 왔다
연인이 되기로 약속하는 남녀
사랑이다
삶이다
시작이다
수줍은 입맞춤에 행여 누가 볼까
한 줌, 어둠을 내린다
손님이 왔다
백주부터 모여들었던 폐지
구겨진 노파에게는
구원이다
삶이다
연장이다
노파대신 폐지에게
이 무거운 불빛을
중량에 더해본다
손님이 왔다
고주망태가 된 중년가장의
중압감은 웃음도 집어삼켰다
한탄뿐인 인생 아래
삶은 무엇인가? 하고
너를 잡고 묻다가
내뿜는 부담감들
검뿌연 타령의 한풀이
가로등 밑 사연은
속속들이 다르다
매일매일 암야의 나날에
삶이란 무엇일까라고 고뇌하니
네가 물음표 모양이로구나?
화봉
청년(靑年)들이여
젊음의 중추인 시기
고개를 들라
벼도 아닌 것이
무르익은 시기에
왜 자꾸
고개를 숙이는가
망울 맺힌
청년(靑年)들이여
꽃봉오리처럼
안다미로 피어날
꽃들일 터이니
고개를 들라
동귀(同歸)
빨갛게 물든 단풍마냥
뻔하고 빨간 거짓말
만연한 고독
고독의 계절, 가을
행여 다른 계절로 새어나갈까
그 뻔한 말
낙엽소리 벗 삼아
금추에만 풀었던 고독
서느런 바람
눈 이불 덮는 차디찬 세한
똑똑, 하는 노크도 없이
허락되지 않은 너는
나를 찾아왔다
얼어버린 세상 속
사랑도
설렘도
눈물도
꽁꽁 얼었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고독이여
돌아가라
고독으로 숨어온 그리움이여
돌아가라
부디 돌아가라
아직 얼지 못한
내 연정을 안고
나침반
봄비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곰팡이처럼 상해버린
왜청빛 하늘
허공을 적시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애정의 이력들은
검은 물감 머금고
찢어지고
번져가고
방향도 모르는
도착지도 모르는
정처 없는 나침반을 들고
너는 저기로
나는 여기로
함께
천 리 길 걸었던 신 사이로
새어드는 춘수의 향연
뒤돌아보지 못하는
미련 없는 빠른 발걸음에
잿물처럼 번져가는
바지의 말미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나는
멈춰버린 그날
불타버린 청춘은
산새들 재잘거림에
힘없는 눈송이처럼
아니 온 듯
사라져 버렸소
물은 흐르고 흘러
철쭉 스산히 낙화하는
봄에
스며들고
계절은 흐르고 흘러
다시 봄이
다시 여름이
또 다시 가을이 오는데
흐르지 못한
겨울에 멈춰
나는 생각했소
목련 같던 설원 위를
발자국도 없이 떠난
너는
왜 돌아오지 않는가 하고
희생양
오라이 가라이 하는
사냥꾼은
화살 줍는 법 몰랐다
짐승 잡는 법도 몰랐다
하소연을 듣는 말귀는
칠흑같이 어둡고
수 만 가지 잣대로
그들만의 형평성을 유지했다
비명치지 않으면
아픔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살려 달라
숨만 쉴 수 있게 해 달라 비는
파리 같은 두 손은
자유처럼 묶인 채
과녁이 돼버렸으며
허공에 쏘아 올린
의미 없는 화살은
썩어문드러진
심장을 관통했다
귀머거리 듣지 못하는
짧은 비명은
짐승들끼리만 들리기에
부디
활을 거두소서
화살 스치는 바람에도
오소소 소름이 끼치니
사랑니
예쁜 이름을 가지고
어찌 그리 큰 고통을 주는지
짝도 없이
금테 한번 못 두르고
떠났는가
이젠
나의 혀가 말한다
빈자리가 휑하다고
사는 것에 대하여
많은 걸 가진 것이 아니라
많은 걸 버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깃털처럼 가벼운 진리를 알면서도
정답을 적지 못하고
검지와 중지사이
녹록치 못한 펜은
고민하는 시곗바늘처럼 돌기만 하네
여생의 종소리는
녹이 떨어지며 울려가는데
내 답안지는 아직도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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