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봤으면 해

익명2017.11.29
조회523
생일에 기념일에 던져주는 돈 보다 꽃 한 송이 선물이 받아보고 싶었어
즐겁지 않아도 웃지 않아도 밥을 먹을 땐 핸드폰이 아니라 눈을 바라보고 먹고 싶었어
음식 맛은 어떤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처음엔 화도 나고 속상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너무 슬펐어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아껴주겠다고 했으면서 내 상처들을 뻔히 알면서도
변해버린 그 사람 때문에
이제는 그냥 그런 사람이니까 옆에 있으려면 이래야만 하니까
내가 조금 더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질 사람이니까
전전긍긍 문자한통에 전화한통에 몇 시간을 고민하다 연락하곤 했어
처음엔 한 달을 그리고 세 달을 일 년을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까 깨닫게 되더라
아 이 사람은 내가 아니어도, 아니 나라서 내가 너무 당연해서 그러는 거구나
이 사람 옆에서는 나는 평생 행복할 수 없겠구나 싶더라
이제는 그 사람이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어떤 거짓말을 해도
아니 설령 그 거짓말이 진실이더라도 그 사람의 진심이더라도
더 이상 그 사람을 믿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고
더 이상 화가 나지 않게 되어버렸고
더 이상 슬프지가 않게 되어버려서
조금씩 멀어지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사실은 슬프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이제는 닳고 닳아서 너무 얕아져버린 마음이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아서

그 짧은 시간동안 내 모든 세상이 되었던 그 사람을
세상 무엇보다 소중했고 나를 버려도 될 만큼 사랑했던 그 사람을
떠나보내려고 해요

그 사람 때문에
너무나도 힘들었고
너무나도 슬퍼했고
너무나도 원망했어요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 했어요

언젠가 당신이 이 글을 보고 많이 슬퍼해줬으면 좋겠어요.
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