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잘 모르겠어요

아효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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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0살 남자고 여자친구는 동갑 씨씨에요. 연애한 지 거의 일년 다 돼 갑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양해부탁드립니다.

여자친구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해맑고 아이같고 주변 사람들이 아껴주는? 그게 남자인 친구들도 여자로서보다는 여동생을 아껴주는 느낌으로 아무튼 주변에서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여자인 친구들이 여자친구를 대하는 것 봐도 여자끼리의 질투는 커녕 마치 몇 살 어린 사촌동생 대하듯 지내고 또 주위에서 잘 해주는 만큼 여자친구도 주위에 잘 합니다. 그렇게 마냥 순수한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사람이 너무 독립적이고 독합니다. 남한테 피해받기도,주기도 싫어하구요 너무 이성적이라 가끔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같은 동시에 강해보이는, 상반되는 두 모습에 끌려 대쉬하고 사귀게 되었는데 요즘 여자친구가 이상해졌습니다.

여자친구는 집에다 데려다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여자친구가 정류장까지 저를 데려다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구요 나오지말라고 해도 끝까지 나옵니다. 이런 것 뿐 아니라 여자친구가 자취를 하는데 저한테 부탁해도 될 만한 것들(무거운 것 옮기기 같은..)도 굳이 제가 있는데도 제 앞에서 혼자 합니다.. 그래서 한 소리하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혼자 할 만하니까 부탁 안 하는 거야" 이러는데 제가 볼 땐 혼자 못 할만 하거든요?

아픈 것도 절대 말 안합니다. 저는 여자친구가 생리통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생리주기는 알고 있었지만 여자분들 보통 제일 힘들다던 생리 둘째날(맞나요?)에도 제가 어디 가자하면 웃으면서 알겠다고 하고 아픈 걸 티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새벽에 여자친구집에 갔더니 혼자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앓고 있더라고요. 왜 말 안 했냐고 하면 말해서 해결될 게 없는데 굳이 뭐하러 얘기하냐고 합니다. 매사에 여자친구는 말해서 해결될 게 없는데 뭐하러 말하냐는 주의입니다. 생리통뿐 아니라 따로 약 먹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어차피 말 안 해 줄 것 같아서 안 물어보고 있습니다. 자신이 아프면 주위사람들한테 민폐라고 생각합니다. 친구들한테도 티 안 내는 것 같던데 갑자기 혼자 어떻게 될까봐 너무 걱정됩니다.

저한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거의 제대로 된 연애가 처음이라 연애초기에 밑도 끝도 없이 화를 많이 냈습니다. 그 때마다 여자친구는 가만히 화내는 저를 쳐다보기만 하더라고요. 그리고나서 한동안 말이 없다가 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저를 대합니다. 요즘은 제가 불만이 생겨도 화를 내기 보다는 제 서운함을 말하는 편인데 그러면 또 가만히 입술만 달싹이다가는 결국 됐어, 그러고 끝납니다... 그리고 저를 보내려 해요 둘다 감정적인 상태에서 뭐가 되겠냐면서. 저는 대화로 풀고 싶은데 여자친구는 작은 말다툼조차도 너무 싫어합니다. 평소에 모르는 사람들과도 화낼만한 상황을 아예 안 만듭니다. 누가 잘못했든 미안하다고 하고, 보던 제가 답답해서 니가 뭐 잘못했냐고 왜 사과하냐고 욱하면 빨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저를 달랩니다.

여자친구는 삼진아웃입니다. 보통 여자분들(일반화 죄송합니다. 그런데 달리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은 서운한 걸 일일이 다 말하지 않나요? 비교하면 안되지만 전여친들도 그래왔고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서운한 걸 절대 말 안합니다. 처음에 저는 '그만큼 내가 잘하니까 그런거겠지' 했는데, 최근에 싸웠을 때(싸웠다해도 저 혼자 여자친구한테 서운한 걸 토로하는 겁니다만) 여자친구가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그러더라고요. 나라고 너한테 섭섭한 거 없었을 것 같냐고.. 되게 충격이더라고요. 그러고나서 돌이켜보니 여자친구는 전여친들처럼 난 이래서 섭섭했다, 하지않고 자기 선에서 잘라버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자른 문제로는 단 한번도 저에게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감정적인 반면, 여자친구는 매사에 이성적입니다. 해봐서 별 이익이 없을 것 같으면 아예 놓고요. 직면한 문제는 물론 상황을 한 발 더 내다봐서까지 해결책을 찾는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잘 따라서 그런지 미련이 없어보여요. 그런 태도가 절 미치게 하는게 "자기는 나랑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아?"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이 "그럼 우린 인연이 아니었던 거겠지" 이럽니다. 빈 말도 잘 못 합니다. 그렇다고 싹싹하지 않다는 건 또 아닙니다..사람이 너무 어렵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자친구 가정사도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살짝 얘기가 나올만 하면 피합니다. 제가 볼 땐 집도 잘 살고 가족들과도 그냥저냥 지내는 것 같은데 자기는 가족얘기를 하기가 싫답니다. 그냥 누구한테 의지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좀 아이러니한 게 그렇게 주변에서 귀여움받는 동시에 독립적일 수가 있나요? 저는 여자친구가 저에게 좀 기댔으면 하는 마음도 큰데 여자친구는 정말 힘든 게 없어서 괜찮다고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여자친구가 저에게 자기자신을 좀 드러낼까요. 제가 요즘 제일 힘든 건 저는 대화로 풀고 싶은데 여자친구는 자꾸 도망을 갑니다. 그나마 속마음 들어본 게, 지금 우리 둘다 기분이 상했는데 이 상태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가겠냡니다. 얘기해봤자 얻을 게 없다 이거죠. 저는 아니거든요.

이런 여자를 처음 봐서 놓치기 싫은데 너무 안 맞습니다. 여자친구는 연애 초반 제가 화를 많이 낸 것 때문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이성적인 사람이 또 왜 과거에 얽매여 사는지도 모르겠고 모순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요즘 여자친구가 부쩍 저에게 짜증이 많아졌습니다. 예전 여자친구의 모습을 다시 보고싶은데 이젠 친구들에게는 생글생글 잘 웃으면서 저랑 있을 땐 긴장해서 있는 것 같아요.

글이 뒤죽박죽한데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제 생각을 쭈욱 정리하다보니 길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