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정의 아내와 엄마로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ㅇㅇ2017.12.01
조회8,555

안녕하세요? 6살 2살 남매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적어야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속이 답답하고 친구들에게 털어놓기엔

부끄러워서 익명으로 나마 속풀이 하고싶어 글을 씁니다.

글을 못써서 재미도 없을텐데 걱정도 되지만 작은 위로의 한마디가 큰 우산으로 씌워질것같아

조언을 구하니, 길더라도 끝까지 다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2011년 겨울 7년사귄 2살 연하의 남친과 결혼했습니다.

이후 2012년, 2016년 아들, 딸을 낳았구요. 대학을 졸업하고 4월에 바로 취업을 했고, 같은 직장에서 첫째 낳기 한달전까지 일했습니다. 육휴가 되지 않는곳이라 퇴사했고, 큰애 15개월되던때 어린이집 보내고, 전에 일하던곳에서 알바식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근무시간도 아이를 키우기에 좋았고, 급여도 다른곳보단 적었지만 둘이벌어서 세식구 살기엔 나름 좋았으나, 더 좋은 직장 가보겠다고 신랑이 일을 그만두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인게 나빠지니까 생활 모든 것이 틀어지는게 순식간이더라구요. 그때 진작 시댁에 얘기하거나 어떤 다른 방도를 찾았어야하는데, 남편 기살려준다고, 취직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근데 안하네요. 일을 찾아본다, 잔소리하면 그렇게 말은 하지만 공부도 구직사이트를 뒤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6개월 만에 취직했고, 잘다닌다 싶었는데, 둘째를 낳고 또 일을 그만두네요. 애들이 2명이니까 더 월급을 많이 주는데로 가야겠다고요.

 

설마 애가 둘인데, 거기다 나도 일을 못할텐데(알바는 둘째 낳기 한달전까지 또 했습니다.) 금방 구하겠지 했는데, 1년이 가더라구요. 결국 시댁에 알렸습니다. 둘째를 낳고 돌때까지 백수이다가 돌지나서 어린이집 보내고 둘이 같이 일자리 찾아 갔으니 말다했죠.

 

제가 다 잘못한거같습니다. 먼저 아빠(엄마는 대학졸업전에 돌아가셨습니다.)가 반대하는 결혼한거, 그래도 잘살아보겠다 결혼해놓고 경제적인 여건도 안되는데 애는 둘이나 낳은거. 모든게 잘못된거 같습니다. 단추를 잘못끼운거같아요.

 

그래도 잘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둘다 일을 하고 있고, 이번달부터 겨우 이제 두사람 월급으로 한달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참 오래 돌고 돌았죠. 근데 경제적인게 해결이 되어도(아직 해결된건 아니지만 이정도도 감사합니다) 마음은 하나도 기쁘지않아요. 매일이 불안하고 화가나고 짜증이 납니다.

 

첫째때는 덜했는데 둘째낳고나서 더 심해졌어요. 조금만 떼를 써도 밥먹다 흘리고 물통을 들고 흔들어 물이 날려도 모두 그냥 애니까 할수있는일인데, 그것만 봐도 애한테 짜증내고, 왜이렇게 살까 내자신의 삶이 후회돼요.

 

아가씨때는 빚도 없었고, 내 월급만으로 잘먹고 잘살고 적금도 넣고 그랬는데, 왜 행복하자고 선택했던 결혼이, 육아가 나를 힘들게하나 하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신랑은 이제 착실히 일 잘다니고, 추운데 밖에서 일하는 그 노고가 참 안타깝고, 잘해줘야지 하다가도, 그냥 집에서 컴퓨터 하고 폰게임하고 이런거 보면 화가나요. 저도 폰게임 많이 합니다. 컴퓨터는 안하지만 저도 못지않게 하고요. 집안일도 그리 잘하지 않아요. 저도 잘하는게 없는데 그냥 화가납니다. 감정이 조절이 안되요.

 

어제도 맛있는 고기먹자하고 음식 시켜놓고, 신랑은 컴퓨터 게임하고있고, 저는 폰게임하면서 방에서 애들 둘이랑 놀고있었는데, 애들이 말을 안들어요. 진짜 별거 아니었거든요? 첫째는 자기 보고싶은 티비보는데, 나도 티비보고싶다고 다른데 보자고 한 20번은 얘기한거 같은데 들은척도 안해요. 알았어, 잠깐만 하고 계속 봅니다. 티비만 보는것도 아니고 장난감 가지고 놀면서 티비는 자기 보고싶은거 틀어놔요.

 

둘째는 화장대위에 로션이나 손톱깎이 자꾸 만지고 서랍열고 뒤지고 그러는데, 그러지말라고 계속 얘기했는데 안듣는 거에요. 2살이니 당연하죠. 말을 안듣는게. 근데 그게 왜 화가날까요? 진짜 더있다가는 또 소리지르고 화낼거같아서 바로 옷갈아입고 나갔어요.

 

어제 날씨도 추운데 폰밧데리는 11%고. 갈데도 또 없더라구요. 친정아빠 혼자 계시는데 가긴 넘 죄송했어요. 그래서 버스타고 번화가에 내려서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다가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들고(편의점에서 먹을랬는데, 안에서는 술을 못먹는다네요) 집에갔어요. 별로 나가서 한것도 없죠. 그냥 그 상황을 피하고싶었나봐요. 갔다왔더니 고기먹던 흔적은 식탁위에 있고, 둘째는 저오니까 울면서 계속 안기더라구요. 너무 미안했어요. 얘가 뭘알까 싶어서.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나네요.

 

집에와서 밥이랑 나물을 왕창 비벼서 밥먹고, 애 밥도 먹여주고 그러고 맥주마시고 잤어요. 신랑이랑은 별말없었구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신랑한테 전화와선 괜찮나? 해서 뭐가? 했어니 그냥. 이러네요. 그래서 괜찮아보이나? 하고 끊었네요. 아침에도 유치원 갈 준비하다가 애들한테 짜증냈어요. 진짜 화안내려고 눈도 질끈 감아보고 많이 다스렸는데, 결국 또 한번 소리지르고 말았네요. 출근하면서도 하고서도 너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막 죽고싶어서 창가에 가보고 이러지도 않아요. 생각은 하지만 용기도 없고 괜한생각이다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분노조절장애같아요.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한번 받아볼까 싶기도 하고.. 힘드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속에있는 얘기 반이라도 털어놓은거 같네요. 그렇다고 속이 편한건 아니지만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