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말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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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올해 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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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가 그렇게 욕을 많이 담을 수 있는 사람이었나, 내가 원래 이랬었나, 생각할 정도로.

난 너무 힘들었다.

내가 그렇게 많이 쓰러져서, 너라도 붙잡아야 숨이라도 쉬며 살수 있을것같아서. 염치도 없이 다시 연락한게 그렇게 큰 죄가 되어서 나를 덮쳐왔다. 내모든 것을 주는게 바치는게 되었고, 표현하는게 부담이 되었고, 연락을 하는게 짜증이 되었다, 그저 내옆에 있어주는게 너무 고마워서 힘을 주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너의 새벽의 그 몇마디. 너가 부담스럽다고. 싫다고, 귀찮다고, 귀찮아하는게 더 귀찮다고, 더, 더더 멀리 떨어지고 싶다고,

그래서 내가 그만뒀다,

힘든 상황이 찾아오면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않고 스스로 견딜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했는데, 그러기엔 난 너무 모자라고 모자라서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았다. 너와 같고도 다른 남자들을, 입이 메마르고 타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를 잊고, 너를 잊기위해, 끊임없이 갈구했다. 너가 나에게 줬던것같이 생긴 이상한 사랑들을.

잠깐은 괜찮은줄 알았는데, 그냥 그런건줄알았는데 알고보니 썩은 벌레가 가득한 것들 투성이, 그래서 난 또 떨어지고, 쓰러졌다. 한없이. 정말 한없이. 결핍 그 자체로.

그러기를 몇 번-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되돌아 가기엔 너무나 비참해져있었고 타는 종이에 불과했지만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고 싶었다. 눈을 뜨고 싶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에게 안간힘을 쓰고 이야기해줬다. 그 사람을 끊임없이 그리워하되, 기대지 않고 살아가자고. 이런건 그만두자고.

몇 시간을 멍하니 앉아있던 그 순간에도, 노래를 듣는 순간에도. 창밖을 보는 그 순간에도. 너를 잊지 못했고, 잊지않았다. 내가 살아가기위해.

다시 힘들어지면, 그냥 울었다. 끝없이 슬픈 노래를 듣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내가 하고싶은대로 길을걷고, 울고, 끊임없이 힘들어했다.

 

그러다보니, 그냥 그렇게 살게 되더라, 힘든것도 익숙해 질때가 오더라. 너 생각이 나도, 웃는날이 오더라, 그 웃음이 씁쓸하던, 묘하던간에.

그러다보니, 그냥 시간이 지나갔다. 빠르고도 느리게. 서서히 스스로 감정을 숨기고 괜찮은척할수있게 되었고, 내가 그랬듯 쓸쓸해 보이는 친구를 위로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겨낼 수 있는 법도 배웠고, 제대로 쓰러지는 법도 배웠고, 또 살아갈 수 있는 법도 배웠다.

넌 나한테 상처를 줬지만, 난 그 상처를 매일 바라보며 살았다. 비록 그 상처를 내가 또다시 덧낸다 한들, 그렇게 피가나고, 또 건드려 피가나고 또 덧나고 고름이나고 썩어났었던 그 상처가, 이제 보니 아물어져있었다.

나한테도 봄이 왔다.

날 수 있다. 하늘 위를 힘껏,

 

어떤 시점이 지나고 나면 너에게 연락이 와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그냥 만나 술한잔할거라는 이상한 믿음도,

너한텐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을거라는 순진한 생각도.

너한테 내가 그래도 좋은 사람으로 남겨질거라는 묘한 확신도.

입술을 꽉 깨물고 차단했다 바로 마음이 약해져 다시 취소했던, 지금은 그저 부끄러운 슬픈 밤도,

 

 

이제 안녕이다. 정말 안녕

그저 그냥 그때 내가 너무 예뻐서,

그냥 누구에게도 기대지않으려 안간힘을 쓰던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그저 행복해만보이던 사람들을 지나 한껏 부러워하던 스스로를 안아주고 싶어서. 대견해서. 생각만해도 눈물이 나서.

다시 너한테 전화가 와도. 아니면 오지 않더라도, 이제는 너라는 존재에, 그냥 웃으며 마주할수있을것같다.

올해는, 정말 끝이 안보이던 터널이었다.

그런데, 끝은 존재했다.

그냥 울며 그 순간을 한없이 기다리니, 빛이 나를 반겨줬다, 안녕, 수고했어-하며.

 

그래서 난 너한테 온마음을 다해 감사한다. 너가 없었더라면 내인생에서 그렇게 순진하고 풋풋한 사랑도 없었을테니, 스스로 손목을 긁던 그 순간도 경험해보지 못했을테니. 이렇게 생각조차할수 없었을테니.

 

 

 

만날때와 같이, 보내줄때도 잘 보내주기.

이제 이걸 마지막으로, 난 날아가려고 한다. 꽃이 만개한 봄 하늘 속으로.

 

나와,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랑했었던 사람.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