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3년 조금 안됐고 내년 봄에 결혼 날짜 잡아 놓은 예비신부입니다.
그동안 아무 문제없이 잘 만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남자친구의 과거 행적?을 듣게 되면서
갑자기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지 굉장히 고민되기 시작했어요.
우선 제가 중학교 다닐때 왕따를 심하게 당했습니다...
발단은.. 제가 1학년 2학기에 전학을 왔는데 아버지는 아직 회사 인수인계가 덜 끝나셔서
한 두달 정도 더 있다가 올라오셨고, 저랑 엄마랑 남동생만 서울로 먼저 올라왔어요.
그래서 이사온 후 1주일 동안은 아무리 포장이사였어도 정리할게 많아서 집이 난장판이었는데
그날은 토요일이라 학교도 일찍 끝나는 날이어서 엄마가 빨리와서 짐정리를 도우라고 못박으셨죠.
그런데 학교에 갔더니 소위 반에서 좀 잘나가고, 집도 부자인 애가 본인이 생일이라고
오늘 학교 끝나고 놀러가자고 자기 친구들 뒤에 병풍처럼 세우고 이야기 하더군요.
웃으면서 정말 미안한데 집에 물건 정리가 급해서 엄마 혼자 하기 힘드시다고 좋게 거절했는데..
문제는 그 기지배가 지 친구들 뒤에 세워놓고 저한테 거절을 당한데다가
자기가 놀자는데 여지껏 거절한 애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자존심이 왕창 상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다음주 월요일에 학교에 가자마자 완전 제 인생을 암흑기로 달리게 된거죠.
제가 키가 좀 작은 편인데 맨날 책상/의자는 제 사이즈에 안맞는 엄청 큰걸로 바뀌어 있고
수행평가 해오면 화장실 간 사이에 없어지고 체육시간 전에 옷갈아 입고 있으면
갑자기 갈아입을 옷하고 체육복하고 같이 뺏어가서 거의 알몸으로 울면서 쫓아다니게 만들고..
... 정말 지옥같은 시기였습니다...
왕따 당했다는게 사실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떳떳할건 없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굳이 남친에게 제가 왕따 당했었던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결혼도 하는 마당에.. 내 치부도 다 꺼내놓고 정말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하고 싶어서
은근슬쩍 중,고등학교때 왕따 당하는 애들 본적 있느냐고 말을 꺼냈죠.
그랬더니 왕따는 아니고 좀 찐따같은애를 자기 패거리들 사이에 끼워서 좀 데리고 놀았다(?)
뭐 일종에 지금으로 치면 빵셔틀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 과거를 웃으면서 늘어놓더라구요.
고등학교때 엄마가 중국인인 같은반 친구가 있었는데 엄청 못생겼었다.
맨날 교실 구석에서 혼자 우중충하게 있는게 꼴보기 싫어서 좀 데리고 놀아줬다.
걔네 아버지가 동네에 우유배달점을 하고 있었는데 걔한테 매일 우유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짜식이 몸은 엄청 비리비리해서 장난친다고 조금만 밀어도 막 나가떨어지고 그랬다.
근데 그 병신녀석이 어느날 그 우유를 지 아빠한테 말하고 가져오는줄 알았더니
몰래 꽁쳐오던거라서 걸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 아버지가 학교까지 찾아와서는
우리를 무슨 삥이나 뜯는 불량청소년 취급하길래. 우린 허락맡고 가져오는 줄 알았다고 하니까
우유가 먹고 싶으면 너네 돈으로 사먹지 왜 애먼 자기 아들한테 심부름 시키냐, 거지냐고 하더라
같이 놀던 친구 중에 무에타이 배우던 좀 성질 사나운 애가 있었는데 걔가 그 말 듣고
차마 아저씨한테는 못 덤비고 옆에 서 있던 그 찐따 녀석을 한대 엄청 쎄게 갈기니까
그 찐따가 바로 겁먹고 지 아버지한테 그만하라고 소리소리 지르고 길 한복판에서 악쓰더라.
녀석이 어리바리해서 친구도 없길래 좀 같이 놀아줬던 건데 너무 어이없고 기분 잡치는 일이어서
그 후로는 반에서 말도 안걸고 그냥 없는 놈 취급했다.
그동안은 우리가 같이 놀아줘서 다른 양아치녀석들이 걔 건들지 않았는데
우리한테서 떨궈져 나가니까 그 후로 애들이 많이 괴롭혀서 왕따 비슷하게 됐다.
왕따 당하는 애들은 다 성격적 결함이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다...
저 이 말 듣는 내내 이 사람이 내가 3년을 만난 사람인가 싶으면서 손발이 떨리더라구요.....
본인이 뭘 했는지 20대 후반이 된 지금에서도 잘 모르는 것 같았구요.
그래도 처음엔 그이 말처럼 그래.. 그냥 좀 약한 친구랑 잘 놀아주다 오해가 생긴건가 했는데
결혼하니까 고등학교때 친구들 밥 사주는 자리에 인사하러 가게 돼서
은근슬쩍 고등학교때 그 우유배달점 집 친구 이야기를 물어봤더니
그 친구들 하나 같이 그 새끼 진짜 찐따 같았다며,
그리고 제 남자친구가 제일 지능적으로 데리고 놀았다며 저 새끼 악마라고 깔깔 거리는데..
제가 표정 관리가 너무 안돼고 정말 토할 것 같고 그 자리에서 울고 싶더라구요..
바람 좀 쐬야 겠다고 나오니까 그 자리 친구들 중에 한명이 뒤늦게 따라나오더니
그 친구분은 다른 사람들 웃고 떠들때 옆에 조용히 계셨던 분인데..
실은 자기는 고등학교때 그 친구 괴롭혔던거 너무 후회되고 쪽팔리고 가끔 악몽도 꾼다며
제수씨 표정보고 뭔가 엄청 실망한게 보여서 하는 말인데 다 어릴때 철없어서 한 행동이라고
남자들은 원래 나이가 먹어도 뭉치면 저렇게 정신연령이 퇴보한다면서 그냥 흘려들으라더군요..
... 그래도 자기가 한 행동이 얼마나 한 사람에게 큰 상처로 남았을지 전혀 모른다는게 걸려서
그 다음에 만났을때 실은 내가 왕따를 당했었고, 너무 힘들었었다.. 라고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남친은 엄청 힘들었겠다며 절 위로해주더군요. 제가 밝은성격이라 상상도 못했다며.
그래서 당신이 고등학교때 한 친구 괴롭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솔직히 실망을 많이 했다고
어릴때는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는거고 또래집단이라는게 워낙에 잔인한거니까..
대신에 우리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기를때 내 남편이 과거의 행동에서 잘못된 점을 모른다면
함께 부모가 된다는 것이 너무 힘들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살면서 사람에게 상처 받을지언정 우리 아이는 남에게 해코지 하는 아이는 아니었음 한다 했더니..
갑자기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자기가 누굴 괴롭혔냐고 묻더군요.
우유가져오라고 시키고, 결국 대놓고 무시해서 먹잇감되게 만들고,
장난친다면서 폭력 휘두르고, 그 부모 앞에서 모욕감 준게 괴롭힌 거라고 아무리 좋게 설명해도
원래 남자애들은 그렇게 논다며, 그 찐따놈이 이상한거지 내가 이상한거냐며 성질을 내더라구요.
자기 친구들한테 물어보라고 어이없어 하길래
그럼 그렇게 한때 친구였음 찾아내서 우리 결혼식에 초대해도 괜찮겠냐고 했더니
뭐 오는건 자유인데 그녀석이 오고 싶어하겠냐고 하길래
왜 오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냐고.. 당신이 힘들게 해서 그런거 아니냐 했죠.
그러니까 그냥 서로 코드가 안맞는 친구니까 불편해서 오기 싫은거지 뭔 소리냐고..
이런 사람이랑 결혼해도 괜찮을까요?
제가 트라우마가 없었으면 모를까.. 솔직히 정말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거 제 자격지심인가요? 왕따 피해 과거 때문에 제 남친에게 피해의식이라고 가지게 된걸까요?
예비신랑이 학생때 왕따 주도자였어요..
후2017.12.09
조회7,379
댓글 13
ㅇㅇ오래 전
Best저였음 파혼할것같아요 설령어릴때 철없이 그런짓을 했더라도 지금 후회하고반성해도 모자랄판에 자기잘못이 뭔지도모르고 괴롭힌게아니라고생각하다니... 아직 덜자랐거나 다자라도 저모양이거나..남변될자격도 아빠될자격도없네요
ㅇㅇ오래 전
이 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남자는 미개해서 같은 나이인 애들이 자기 때리면 꼼짝도 못하지만 자기 아빠는 만만하니까 소리지를 수 있음ㅇㅇ
ㅇㅇ오래 전
배끼는거 이젠 지겹다 꺼져!
판알바생오래 전
아니그게머어때서? 결시친련들은이기적이고이중적인데 먼멍청한소릴쳐하고있냐
ㅇㅇ오래 전
결혼하고 후회하지마시고 지금이라도 그만두세요 성격은 절대 안변합니다 나중에 무슨큰일을 당하실려고 그러시는지
ㅇㅇㅇ오래 전
ㄴㄴㄴㄴ
ㅇㅇㅇ오래 전
진짜 별로임
ㅇㅇ오래 전
니남친 이미 그러네, 평생 뭐가 잘못된건지 모를꺼야. 왜? 가정교육에서 그게 잘못된걸 못배웠으니까. 저렇게 웃으며 저걸 얘기한다는거 자체가 이미 개선불가야.
ㅇㅇ오래 전
그버릇 남못준다. 애는 부모가 하는대로 배워
야옹오래 전
천성이 어디가나요 나중에 부부싸움하게되면 니가 이러니까 왕따를 당하지 라고 말합니다
ㄷ오래 전
저 5살인가 6살때 동네 3살짜리 꼬맹이한테 쪼끄만 돌맹이 하나 던진적 있습니다. 저를 보고 웃던 아이였는데..지금도 울던 그 아이 얼굴 또렷하고, 너무 미안해서 찾아가 사과하고 싶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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