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캐어에 대한 지나가던 의대생의 생각

2017.12.11
조회741
하루종일 포탈에 문재인캐어 관련 반응들을 보며 착잡하돈 차에
비슷한 글이 결시친에 올라와있길래 댓글로 달기엔 내용이 길듯 싶어 글을 씁니다.

댓글은 물론 기사에도 무작정 의사들 돈 잘 벌면서 밥그릇 뺏기기 싫어서 그런거 아니냐라는 반응이 많은 것 같아
이 글을 통해 현재 의료계에 어떠한 문제가 있으며, 의사들이 어떠한 이유로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수가’입니다.
의료 수가란 의사가 한 진찰 행위에 대해서 환자에게 받는 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주는 급여의 합을 뜻합니다. 즉 의사가 받는 돈을 말합니다.
의료 수가가 문제인 이유는 원가의 약 75퍼센트 밖에 보전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사로 치면 100원짜리 물건을 75원에 파는 꼴이죠.
이 말도 안되는 장사를 시작한건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입니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은 제4차 경제개발 5__계획의 일환으로 생활보호 대상자와 500인 이상의 사업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건강보험제도를 실시합니다.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혜택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의사들에게 주는 수가를 원가의 75퍼센트 가량으로 낮추어버려서 환자들로 하여금 값싼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합니다.

2. 의사들은 바보인가, 왜 거기에 애초에 합의를 했는가?
처음 건강보험이 시행될 때만 해도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즉 혜택을 덜 보는 사람들이 내는 돈으로 메우면 그만이었습니다.

3. 건강보험 혜택자가 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된 지금도 의사들은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비급여’ 항목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을 보니 급여항목인 입원비에서는 -15%의 손실이 생기고, 비급여항목인 mri에서는 +23%의 이익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는 비급여를 통해 급여에서 나는 적자를 메우고 이윤을 내고 있습니다.

3-1. 현재 의사들이 외과를 택하지 않고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많이 빠지는 이유가 첫째로 여기 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메이저과(외과,내과,산부인과,소아과)에는 급여 항목이 많은 반면, 마이너과(피부과,안과,성형외과)에는 비급여 항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도 힘든데 돈도 안되고, 심지어 요즘에는 자칫 실수했다고 의료 소송으로 번질 수도 있는 전공을 누가 선택하겠습니까.
3-2. 한동안 말 많았던 3분 진료도 저수가에서 비롯된 겁니다.

4. 극단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급여항목이 늘면 작은 병원들은 망합니다.
현재 병원의 총 매출에서 의사 개인에게 돌아가는 돈은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제외하면 약 5% 남짓인데, 갑자기 급여항목을 늘리면 병원이 제대로 굴러갈까요.
결국 작은 동네병원부터 차례로 폐업, 큰병원들만 살아남게 될 겁니다.
현재도 신생병원 10개 중 8개는 폐업하며, 큰 병원들도 장례식장이나 주차장 등의 부대시설을 통해 적자를 메우고 있는 곳들이 꽤 됩니다.

5. 병원이 망하면 피해는 결국 환자들에게 돌아갑니다. 또한 3-1에서 말한 바와 같이 특정 과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져서 나중엔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받게되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당장 산부인과만 해도 작은 병원들은 산과(태아 분만)는 제외하고 부인과(여성진료)만 보는 곳이 허다하죠.
또한 작은 병원들에서는 손해보는 진료나 시술은 하지 않고 대충 보고 얼른 큰 병원으로 넘기려고 할 겁니다.


최근 이국종 교수님 일과 함께 사회가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때마다 앞으로 의사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문재인 캐어는 단지 의사들이 밥그릇 채우기문제 만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