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나는 제자 이야기

000보니따0002017.12.17
조회230
안녕하세요
여기에 글을 쓰는날이 올줄몰랐네요,,

저는 학원강사 입니다.
대학생때 중고생 수학과외를 내내 했었고,
운좋게 대기업 취직이 되어 4년정도 회사를 다니다가
영 적성에 맞지않고 힘들어,
적성에 맞는 ...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1년 반쯤 전부터 작은 동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나중에 공부방이나 학원을 차리려구요^^;

여기에 글을 쓰게된건 초등 4학년 남자아이 때문에 너무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입니다.

주로 가르쳐온 중학생~ 고등학생도 가르치지만,
작은 동네 학원이다 보니 초등 3학년부터,
원래는 수학선생님이지만 초등학생/ 중학생은 거의 전과목을 봐주게 되었습니다.

올 초부터 4학년반을 맡게 되었는데,
(학원에 선생님은 저와 원장님 단 둘 뿐입니다)

그반에 A 라는 남학생이 있어요.
작년까지야 가끔 오가며 마주치고
학원행사에서만 보니 산만하고 장난꾸러기지만 귀여운 학생이었습니다.

직접 맡아 가르치다 보니,,
아이에게 너무나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뭐부터 적어야 할지 고민스러울 정도인데...

1. 아이에게 틱이 있어요..
눈을 찡긋거린다던지 입을 움직인다던지,,,, 표정틱과
자꾸 한두음절의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음성틱이 있어요.
그건 자주 바뀌는데, 자꾸 제가 설명할때 "응" 혹은 "음응" 이런소리를 내길래,, 선생님한테 응 하고 반말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는데... 지켜보다 보니 본인의 의지가 아닌것 같고, 인터넷등으로 정보를 찾아보니 지적하면 더 안좋아질수 있다기에 요즘은 지적을 안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가끔 욕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하기도 해요..

2. 수업시간에 늘 늦게 옵니다.
4학년 학교 수업은 하루를 빼고는 1시 50분에 마치고,
아이들 집이 학원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으며, 학교와 학원도 가까워서
학원 수업은 2시 10분에 시작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거의 다 제시간에 오지만,, 얘는 일주일 5일 수업중 4~5 일을 늦게 옵니다... 적게는 15분에서 많게는 50분, 평균적으로 40분은 늦습니다.
혼내면 다음날은 안늦고,, 그다음날부터 또 늦어요-.-
늦게오든 말든 제시간에 집에 보내고 싶지만,
원장님 방침상,,,늦게와도 꼭 1시간 이상 수업을 한 후 보내야 하고,
이미 다른아이들에게 나간 진도 부분의 같은 내용을 그아이를 위해 1:1로 여러번 설명해야 하는것도 물론 고역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뒷수업 아이들(5학년) 에게도 산만한 A 때문에 집중하지 못해서 미안해집니다..
혼내도 그때뿐이거든요.. 형아들 수업에도 다 참견하고, 음성틱 내고.. 모든행동이 시끄러워요; 책상을 친다든지,,지우개질을 쾅쾅 크게 한다든지,,, 제가 5학년 내용 설명중에 절 막 불러서 자기는 언제가냐, 등 쓸데없는걸 물어요(가는시간은 이미 알아요 온시간 +1시간)

3.숙제는 모두 틀려요..... 10개 풀어오면 2개 겨우 맞을까 말까 하네요...

4. 발음이 안좋아요... 말을 알아듣기가 가끔 힘듭니다.. 시옷발음을 다 치읓으로 합니다 [수학]을 [추학] 이라고 한다든지...... 추요일은... 수요일을 말하는 거예요...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이런 케이스를 못찾겠어서 선천적이거나 발음 기관의 문제는 아니고,, 잘못 배웠거나 습관의 문제인것 갗은데 고쳐주려고 여러번 알려줬는데도 고칠 의지가 없어요...
하루이틀에 바꾸려는게 아니라 연습을 시켜주려고 했거든요..
혀를 어디에 갖다 놓아야 시옷 발음이 제대로 나는건지, 스위스에서온 스미스씨 이야기도 찾아놨었어요)

5. 교우관계가 나빠요.. 가끔 욕을 하고(고등학생 형에게 배우나 봅니다, 유투브에서 봤다고도 해요 그럼말 어디서 배웠냐하면 ㅠ.ㅠ) 자기는 친구따위는 필요없다는 말도 자주 하고... 학원에 늦은 이유가 다른아이가 자기한테 침을 뱉어서 자기도 침뱉고 오느라 늦었다고.......
친구들이 얘를 괴롭히는건지 얘가 친구들을 괴롭히는건지.... 혹은 양쪽 다인지 모르겠지만.... 친구가 없어요..... 왜 없는지 알것도 같습니다.... 늘 친구들에게 으르렁 거리거든요...

10가지 정도도 더 쓸수 있어요 단점과 나쁜 행동들이요...
학원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서 자기것처럼 쓴다든지(공용 연필, 지우개, 색연필 등), 필통을 안갖고 온다든지..

처음에는 전교 꼴지인 얘를 가르쳐보겠다고 몇달간 1:1 로 잡고 매달려서 칭찬하고 혼내고 달래며 가르쳐본적도 있고,
나쁜 행동들의 이유를 말해주며 왜 하면 안되는지, 설득도 해봤는데,, 대답만 하고 나아지질 않으니...... 10개월쯤 지난 지금은 완전히 지쳐서 포기상태예요..

잘못한 행동- 잘한행동 구분은 합니다 말로는....
행동은 안고쳐지구요.

제가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일이 보람이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선생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아이입니다.

사실...

이 아이는 올해 초 엄마를 잃었어요..
오래 투병하셨다고만 전해들었어요.
주변에 돌봐주시는 여자 어른은 없는듯 하고,
직장생활하시는 아버지와 고등학생 형이 있습니다.
학교 끝나고 여기 학원 왔다가 합기도 체육관 갔다가 집에 가는 것 같아요... 아이의 일상은....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마음이 짠하기도 했고 더 잘 돌봐주고 싶어 나름 더 많은 애정을 쏟고 신경을 쓴다고 썼는데.......

이런생각은 나쁘지만,
엄마없는 티가 많이 납니다...
아버님께 현재의 상태와 상황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원장님은 달가워 하시지 않는것 같아요..
(저는 아버님 연락처를 모릅니다)

원장님은 오랜학원의 경험으로 보아
그 아이 아버님은 우리말이 아니라 아이말을 믿을거라고,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단점은 듣지 않으신다고...
그 아이만 학원을 관두게 될거라구요..

제가 보기에는 4학년 수준의 학습이 전혀 안되어,
학습장애가 의심이 됩니다.
학교수업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눈도 잘 못맞추고, 집중도 못하고 1:1 로 설명을 해 주어도 잘 이해도 암기도 못해요.. 발음도 미취학 아동보다 나쁩니다..
학기초에는 학교 담임쌤이 남겨서 학습을 시키시는것 같았는데..... 그쪽 쌤도 포기하셨는지 처음 몇달 외에는 남기지 않으십니다.. 최근엔 벌로 반 청소를 시키시는지 얘만 자주 청소를 하다 늦어요.. 무슨 마음이신지 저는 백번천번 이해 됩니다..

조금만 집에서 어떤 보호자 분이차도 관심있게 보신다면
얼굴 표정틱/ 음성틱 있는줄 아실테고,,
책 몇줄만 읽히시거나 읽어주셔도 지금처럼 한국어가 이해가 안되거나 발음이 엉망이지 않을겁니다..
맞춤법도 엉망이고,,
글을 쓰면 못알아 볼 정도예요..(크게 혼내고 몇번을 지우고 쓰게 시키면 겨우겨우 알아볼수 있게 씁니다. 자기글씨 자기도 못읽을때가 많아요)

말끝마다 어차피 자기는 이해를 못할거고 시험을 못볼게 뻔하니 보충도 안해도 된답니다... 조금만 어려운 페이지는 아예 안풀어요(서술형 문제도)

자존감이 엄청 엄청 엄청 낮아요..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지만 눈을 씻고 찾아도 하루에 칭찬거리 하나를 찾기가 너무 힘드네요 ㅠ.ㅠ

주로 다른아이들을 괴롭히거나, 다른 아이들이 자기에게 나쁜말을 한다고 거짓말을 한다거나, 큰소리를 내곤하니,, 요즘은 수업하고 말리기 바빠서.. 다른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다가 시간이 다 가요..

양심문제..(답지를 보고 베껴쓰지 않는것, 틀린문제를 누가 검사하지 않아도 틀렸다고 표시하는것, 누군가의 물건을 떨어트렸을때 주워 제자리에 놓는것, 간식먹은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지 않는것) 아무리 지적해도 제가 볼때만 제대로 하고 안보이는 곳에선 맘대로 해버립니다...
다행인점?이라면 아직은.. 그나마도 어설퍼서 걸리구요



휴....... 얘기가 길어졌는데-
전 아이를 낳아 키워본적이 없지만,

제 아이라면 데리고 상담소에 가서 심리검사 받을겁니다..
부정적이고 우울하고 제대로 친구하나 없는 외로운 아이니까요.
다른사람에게 피해만 끼치고 , 미움을 삽니다.


공부를 1등을 하라는게 아니라 그 학년에서 해야할 최소한의 것들- 이를테면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요... -을 익히는게 너무 어려운 아이니까요... 상중하 수준중 하 난이도 라도 열심히 성의껏 풀려고 하는 모습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단원평가를 70점만 맞아도 좋을것 같아요..
대부분이 80~90점을 맞는 그 시험이요.....

저는 아버님께 아이에게 매일 1장 만이라도 책을 같이 읽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 아이를 맡으며 너무 힘들어, 아동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땄는데 인터넷 강의라 별 실직적인 도움은 안되더라구요.. 이론만 잔뜩이고.. 책을 읽게 하는게 그나마 제일 좋은 해결책이라고 배웠어요)


이 아이의 청소년이 된 미래가 제눈엔 너무 뻔히 보여 마음이 아픈데,,,
친구들을 괴롭히고 공부도 못하는 불량청소년이 되겠죠 아마..
이대로 자란다면.....(지금도 학원끝나고 집에 가는길에 제가 없는곳에서 친구들이나 학원동생들을 놀린다고 다른애들이 일러요,쓰레기를 바닥에 버렸다고도 하고요..)
공부는..... 사칙연산 및 국어가 안되어 문제를 이해못하니 현실적으로 미래에도 잘 할 가능성이 너무 낮아요... 이미 포기해버린것 같기도 하구요..


이제는 네네~~~ 하며 대답만 하고 큰소리로 혼내기 전에는 말을 안들어요(자기 기분에 따라) 귀가 어둡나 싶을 정도예요 가끔은.

학원에 있는 고작 하루 1시간 동안의 제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아니 점점더 나빠져가는 상황에 제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 입니다..

정말 이 모든것들을 아버님께 말하면 안되는걸까요?
도와달라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 신경좀 써 주시라고..
공부를 못해도 바른아이로 자랄수있게 가정교육..
행동 언어 양심 예절교육을 좀 해달라고....
너무 기분이 나쁘실까요~? 학원을 관두게 될까요?
(개인 과외 같았으면 벌써 관뒀습니다......., 원장님과 제 입장이 달라서 그렇지)


조언 부탁 글 이지만...
제 하소연만 하다 끝이네요....
긴 글 혹 누군가가 읽어 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제가 어떻게 뭘 더 아이를 위해 하면 좋을지도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