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 힘들어서 왔어요...정말 사랑했던 여자친구한테 편지 하나 쓰고 싶어요... 김예진!!니 이름 오랜만에 불러본다..어쩌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불렀을지도...12월 17일! 오늘은 너의 20번째 생일이네여기는 날씨가 많이 춥네... 거기도 많이 추워?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 맨날 춥다고 징징거렸잖아..너와 처음 만났던 날2013년 3월 22일...고등학교 입학해서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지?첫눈에 반한다는게 이런거를 말하는걸까? 넌 정말 아름다웠어그래서 나도 모르게 넋놓고 너를 바라보고 있었나봐그런 나를 의식이라도 한 듯 너는 내 쪽을 힐끔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어줬어.. 진짜 많이 설렜다?그러고는 쉬는시간에 내게 먼저 와서 말을 건내줬지너가 말을 거니까 머리속이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얘지더라아무생각도 안났었어.우리는 서로 닮은 점이 많아 금방 친해졌었지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너가 더 좋아졌어이런게 사랑이구나 싶었어너와의 첫 1주년...뭐라도 해주고 싶지만 당시 돈이 없던 나는 택배상하차 알바에 갔어너 몰래 갔다오려고 핸드폰까지 끄고 갔었지새벽 6시.. 알바가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려는데집 앞에 누군가 쭈그려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더라..맞아 너였어내가 연락이 되질 않자 너는 우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나 집에 들어왔냐고 물어보고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에 우리집 앞에서 밤 새도록 나를 기다렸었어나는 그런 너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니 옆에 조용히 앉아 너를 살포시 안아줬었어너는 자다가 화들짝 놀라더니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쳐다봤어"하고 싶은 말 많지만 참을게... 앞으로는 어디 갈때 말 해주고 가.. 걱정했잖아 그리고 고생했어.."라고 시크하게 말하더니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어저 말이 당시에 나에겐 너무 크게 와닿아서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그렇게 알콩달콩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는 대학생이 되었지사실 대학교 가기전에 나는 너가 너무 걱정됐었어학교도 갈라졌고 너가 너무 예뻤기에 주위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거든너와 데이트 할때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꼭 너한테 작업거는 남자들 한둘은 있었잖아?하지만 내 걱정과 달리 너는 그러지 않았어나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착한 여자였지만 다른 남자들에게는 차갑고 도도한 여자였거든그런 너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었어그리고 그런 너가 내 여자친구라는게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어20살 여름방학에 나는 운전면허를 따러갔지너는 집에 있어서 심심하다며 나를 따라왔어. 그래놓고 심심하다고 징징거렸지만...그럴거면 왜 따라왔냐며 괜히 핀잔을 줬지만 사실은 너가 같이 와줘서 너무 고마웠어힘들다고 징징거렸어도 시험보러 들어가기 직전에는 잘 보고 나오라면서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던 너...시험보고 나와보면 너는 많이 피곤했는지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너무 귀엽더라도로주행시험 보기 직전에 땅이 울릴 정도로"내 남친 화이팅!!" 외치면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말로는 창피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시험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던거 알아?같이 서울 여행가서 한강에 앉아서 야경보며 묵묵히 앉아있을때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나는 키가 큰 편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것도 아닌데..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너처럼 완벽한 여자가 대체 뭐가 아쉽다고 나를 만나는걸까?그리고 나는 그걸 너에게 물어봤어너는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내 어깨에 기대면서 말했어"음...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나는 너랑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 나에게 너는 완벽한 남자니까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말고 그런 생각조차 하지마"저 말 진짜 너무 감동받았던거 알고 있어?ㅎ..진짜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그 감정을 다 표현할수가 없더라그렇게 행복한 나날들을 뒤로 하고 나는 올해 1월 입대를 했지...알바까지 빼면서 나 입대하는거 보겠다고 따라왔던 너..정말 떠나야하는 그 시간... 계속 아무렇지 않게 있던 너가 그제서야 글썽이더라나는 죽으러가는 것도 아닌데 뭘 우냐고 쎈 척했지만 사실 나도 그순간 울컥했어...너는 나에게 말했지몸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나라 못 지켜도 좋으니까 몸 건강히 전역해서 너나 잘 지켜달라고...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일병이 되었어.일병... 정말 별것도 아닌데 이등병 생활이 너무 길게 느껴지다보니까그 작대기 두개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하더라일병 달고 나는 너에게 자랑겸 전화를 했었어너는 웃으며 축하한다고 전역할때 다됐다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했지...속으로는 고작 일병 달고 난리친다고 생각했으려나?ㅎ나 이번달에 상병 달았어... 습관처럼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문득 멈춰버린 내 손...갈 곳을 잃어버렸어.. 나는 너를 아직 보내지 못했나봐너와 원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된 날...그날 나는 두번째 휴가를 나갔던 날이였지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너의 모습반갑게 웃어주며 달려와 안기는 너...너는 준비해온 사복을 내게 전해줬고 나는 사복으로 갈아입었어그리고 우리는 서해안으로 놀러를 갔지낮에 신나게 해수욕을 하고 맛있는 고기도 꿔먹고 방도 잡았지방에서 술좀 마시고 바람쐬러 잠시 산책나왔던 그게 화근이였어너가 귀찮다고 나중에 가자고 했을때 그 말을 들을걸 그랬어...너와 장난치며 걷던 중 내가 장난으로 너를 쥐어박으려는 시늉을 했고너는 피하려다가 어딘가에 발이 걸리면서 차도로 넘어졌어.그리고 그 순간 지나가던 트럭에 치였고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머리속에 아무생각도 안들고, 지금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 이 상황이 이해도 안가고 받아들일수도 없고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조차 안들고... 그리고 다리가 정말 말 그대로 풀려버리더라후들거려서 일어설수가 없었어...너를 얼른 안고 병원에 뛰어가야되는데아니 얼른 119에 신고해야되는데근데 정말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어그리고 그 뒤로 정신이 너무 없어서 어떻게 됐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정신차려보니 장례식장이였어너무 황당하고 기가차서 처음엔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어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거든받아들여야하는데 그건 알고 있는데 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이면 내가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더라너가 봤다면 나 욕했겠다...어떻게 여자친구가 떠났는데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냐고...아니야 그런거...아직도 내 옆에 있는 것만 같고전화하면 반갑게 받아줄것만 같고몰래카메라였다고, 많이 놀랐냐고 내 앞에 짠! 하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나타날 것만 같은데아니 반드시 그럴 건데.. 너는 아직 죽은게 아닌데.. 내가 왜 울어?근데말이야 시간이 흐르면서...전화를 하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멘트...카톡을 보내도 몇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답장...서서히 실감이 나더라...애써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는데 서서히 와닿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더라니 사고 뉴스기사 하나조차 뜨지 않더라...나는 뉴스에 뜨는게 세상 모든 일인줄 알았는데 정말 일부분만 나오는거였구나 싶더라...그토록 기레기라고 욕했던 기자들이 야속하더라...나는 세상의 전부를 잃어버린 느낌인데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이 너무나도 야속하더라나에게는 시간이 너와 함께 보낸 그 곳에 아직도 멈춰있는데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밉더라...너 지켜달라는 그 사소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했는데나 같은게 무슨 일을 할까?이대로 죽어버릴까?함께 있어서 몰랐던...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것들이너가 떠나버린 이후로 정말 크게 느껴져...너를 보내주고 정신이 반쯤 나간상태로 부대로 복귀했어넋이 나가있는 나를 보고 선임들은 그저 휴가후유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장난치더라...참! 이번에 휴가 나가서 너와 함께 사용하던 커플통장을 정리 하러 갔었어통장정리 하고 나 진짜 깜짝 놀랐다?너가 나 입대하던 날 부터 매일 같이 1000원씩 입금했더라?페이스북에서 그거 보고 나 입대하면 매일 1000원씩 입금하겠다던 말장난인줄 알았는데 정말 하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어너가 떠난 그날 이후로 끊겨져있는 거래내역...정말 니가 미치도록 그리워서 혼자 골목가서 펑펑 울었어하늘도 참 야속해... 세상에 죽일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왜 너처럼 착하고 예쁜 애를 먼저 데려갔을까? 엄마는 하느님이 천사가 부족해서 너를 데려가신거래정말 너가 천사가 되었다면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너가 마중나왔으면 좋겠다...요즘 아무렇지 않게 듣던 노래 가사들이 왜이렇게 아프게 들릴까?모두 다 내 이야기 같아너무 공감되는 가사들 뿐이라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있어 우리 정말 예쁘게 사겼다고 생각했는데너한테 정말정말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왜 너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들만 생각날까?왜 너 속상하게 했던것들만 떠오를까?정말 미치도록 후회되고 행복했던 그 날로 되돌리고 싶어...너와 자주 갔던 학교 앞 코인노래방나 혼자 가봤어너와 같이 들어갔던 방에 나 혼자 들어가서 멍하니 앉아있었어그리고 너 몰래 녹음해두었던... 너가 부른 노래를 들었어녹음기 속의 우리는 앞으로의 일을 모른채 마냥 밝기만 하더라정말 행복해보이더라...너가 자주 부르던 에일리의 저녁하늘... 혼자 불러봤어너가 부를때 별 생각없이 따라불렀던 노래인데가사가 왜 이렇게 나한테 아프게 와닿을까?노래가사처럼 시간이라는게 다 지우지는 못하나봐...너를 보낸지 몇달이 지난 지금도 니 이름 세글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무너져버려..너가 좋아해서 자주 불러줬던 내 애창곡 mc the max 입술의 말....'살아가는 동안에 이런 사랑 다시 온데도 그 처음이 너였음을 잊지 않을게이루어질 수 없었던 우리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인거야'이 부분 부르는데 가슴이 울컥 차오르더라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노래방에서 나온 뒤너와 자주 갔었던 집 주변 곱창집...사고 이후로 계속 못갔었어그 곳을 지나쳐만 가도 너의 실루엣이 보여서 미쳐버릴 것만 같은데서로 웃고 떠들며 함께 보낸 시간이 제일 많은 곳인데 거길 내가 어떻게 들어가..근데 결국 이번 휴가때 용기내서 들어갔어들어가면 더 힘들거 아는데이렇게라도 너의 실루엣을 보고 싶었거든...이렇게 해서라도 너와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거든... 가게에 들어가니깐 너와 자주 앉던 자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띄더라너가 앉았었던 그 자리에 한번 앉아봤어그리고 너가 보았었을 모습들을 한번 둘러봤어너는 그때 그 자리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주인아주머니가 오랜만에 오는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시더라그리고 니 안부 물어보시더라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목구멍이 콱 막힌듯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이러면 안되는걸 아는데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데창피한줄도 모르고 눈물이 쉴새 없이 나오더라 나 너한테 고백할거 있어사실 너무 힘들어서... 정말 견디기 힘들어서차라리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어미안해... 나 너무 이기적이지?너는 정말 많이 아팠을텐데... 정말 미안해..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않을게...사람들이 그러더라?시간이 약이래...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거래...사랑은 향수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질거래... 그리고 무뎌질거래..근데 왜 나한테 사랑은 장미의 가시 같을까?가슴에 콱 박혀서 빠지지를 않아어떻게든 잊어보려고 몸부림 치면 칠 수록 더 깊숙히 박혀버려정말... 모든게 그대로인데... 정말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모든게 그대로인데너만 없어졌네...근데 나한테는 모든게 변한것만 같아살아도 사는 것 같지도 않아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고 살았던 자그마한 추억들조차 기억나서 나를 너무 아프게 해정말 단 한번이라도 진짜 딱 한번만이라도 너를 다시 만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차라리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세계였으면 좋겠어만약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면 우리는 이제 영원히 만날수 없잖아...살아가는 동안에도 만날수 없고 죽어서조차 만날수 없다는건 내겐 너무 가혹하잖아이럴줄 알았다면 더 잘해줄걸...더 비싼 음식 사주고 더 좋은 선물 사주고 더 좋은 말 많이 해줄걸...더 좋은 곳 많이 데려가고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 해줄걸...사회에 나와있는 동안 어디를 가도 보이는 너의 실루엣에 견디기 힘들만큼 너가 그리워서차라리 부대에 가면 더 나을까 싶었는데...습관처럼 생활관 전화기로 너에게 보내던 문자...맨날 장난식으로 문자테러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럴수가 없네...다신 전화가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한번 보내보고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꼭 쥐고 있어생활관 전화기가 울릴때면 내 마음도 함께 철렁 내려앉아...일과끝나면 너와 페메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뛰어가던 싸지방...너 보내준 뒤 싸지방 못가고 있어싸지방 컴퓨터 앞에 앉으면 알수없는 공허함이 밀려오거든... 도저히 컴퓨터에 집중할수가 없더라..예진아! 나 진짜... 진짜진짜 너무 힘들다....만약 너가 지금 내 곁에 있었다면 너는 나한테 뭐라고 말해줬을까?세상 그 어떤 힘든일이라도 너와 함께 한다면 다 해낼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너 하나 잃고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버렸어매일밤 너와 함께 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힘든 군생활 버티고 있었는데그 모든것이 무너져버린 지금... 나 이제 어떻게 버텨야할까...?유투브 보니까 턱형이랑 안소진 정말 예쁘게 살더라...우리도 그랬었잖아누가봐도 예쁘게, 행복하게 잘 사귀었잖아...그때로 다시 돌아갈순 없는걸까?아직 하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은데너에게 해주고 싶던 좋은 얘기들이함께 하고 싶었던 것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은데그럴수 없다는 이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어.. 김예진! 진짜진짜 그리워...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어...단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보고 싶어 그리고 너를 꽉 안아주고 싶어... 너와 함께 한 추억들, 너가 내게 준 사랑...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영원히 잊지 않고 간직할게...다른 누군가를 만나도 너같은 사람 평생 만나진 못할거야...훗날 나도 이 세상 떠나는 날왜 이제왔냐고 같이 가려고 기다렸다고 나 보고싶었다고 너가 나를 꼭 안아줬으면 좋겠다진짜진짜 사랑해----------------------------------------------------------------------------- 편지 끝이에요 진짜 너무 힘든데 위로해주시면 안돼요...?6년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낸 첫사랑을 잃고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버렸어요쓸데없는 긴 글 죄송해요... 글로 제 감정 다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네요... 21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여자친구에게
그냥... 너무 힘들어서 왔어요...
정말 사랑했던 여자친구한테 편지 하나 쓰고 싶어요...
김예진!!
니 이름 오랜만에 불러본다..
어쩌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불렀을지도...
12월 17일! 오늘은 너의 20번째 생일이네
여기는 날씨가 많이 춥네... 거기도 많이 추워?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 맨날 춥다고 징징거렸잖아..
너와 처음 만났던 날
2013년 3월 22일...
고등학교 입학해서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지?
첫눈에 반한다는게 이런거를 말하는걸까? 넌 정말 아름다웠어
그래서 나도 모르게 넋놓고 너를 바라보고 있었나봐
그런 나를 의식이라도 한 듯 너는 내 쪽을 힐끔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어줬어.. 진짜 많이 설렜다?
그러고는 쉬는시간에 내게 먼저 와서 말을 건내줬지
너가 말을 거니까 머리속이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얘지더라
아무생각도 안났었어.
우리는 서로 닮은 점이 많아 금방 친해졌었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너가 더 좋아졌어
이런게 사랑이구나 싶었어
너와의 첫 1주년...
뭐라도 해주고 싶지만 당시 돈이 없던 나는 택배상하차 알바에 갔어
너 몰래 갔다오려고 핸드폰까지 끄고 갔었지
새벽 6시.. 알바가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집 앞에 누군가 쭈그려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더라..
맞아 너였어
내가 연락이 되질 않자 너는 우리 부모님께 전화해서 나 집에 들어왔냐고 물어보고
들어오지 않았다는 말에 우리집 앞에서 밤 새도록 나를 기다렸었어
나는 그런 너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니 옆에 조용히 앉아 너를 살포시 안아줬었어
너는 자다가 화들짝 놀라더니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쳐다봤어
"하고 싶은 말 많지만 참을게... 앞으로는 어디 갈때 말 해주고 가.. 걱정했잖아 그리고 고생했어.."
라고 시크하게 말하더니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어
저 말이 당시에 나에겐 너무 크게 와닿아서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
그렇게 알콩달콩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는 대학생이 되었지
사실 대학교 가기전에 나는 너가 너무 걱정됐었어
학교도 갈라졌고 너가 너무 예뻤기에 주위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거든
너와 데이트 할때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꼭 너한테 작업거는 남자들 한둘은 있었잖아?
하지만 내 걱정과 달리 너는 그러지 않았어
나에게는 한없이 다정하고 착한 여자였지만 다른 남자들에게는 차갑고 도도한 여자였거든
그런 너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었어
그리고 그런 너가 내 여자친구라는게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어
20살 여름방학에 나는 운전면허를 따러갔지
너는 집에 있어서 심심하다며 나를 따라왔어. 그래놓고 심심하다고 징징거렸지만...
그럴거면 왜 따라왔냐며 괜히 핀잔을 줬지만 사실은 너가 같이 와줘서 너무 고마웠어
힘들다고 징징거렸어도 시험보러 들어가기 직전에는 잘 보고 나오라면서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던 너...
시험보고 나와보면 너는 많이 피곤했는지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너무 귀엽더라
도로주행시험 보기 직전에 땅이 울릴 정도로
"내 남친 화이팅!!" 외치면서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
말로는 창피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시험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던거 알아?
같이 서울 여행가서 한강에 앉아서 야경보며 묵묵히 앉아있을때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키가 큰 편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것도 아닌데..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너처럼 완벽한 여자가 대체 뭐가 아쉽다고 나를 만나는걸까?
그리고 나는 그걸 너에게 물어봤어
너는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내 어깨에 기대면서 말했어
"음...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나는 너랑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 나에게 너는 완벽한 남자니까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말고 그런 생각조차 하지마"
저 말 진짜 너무 감동받았던거 알고 있어?ㅎ..
진짜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그 감정을 다 표현할수가 없더라
그렇게 행복한 나날들을 뒤로 하고 나는 올해 1월 입대를 했지...
알바까지 빼면서 나 입대하는거 보겠다고 따라왔던 너..
정말 떠나야하는 그 시간...
계속 아무렇지 않게 있던 너가 그제서야 글썽이더라
나는 죽으러가는 것도 아닌데 뭘 우냐고 쎈 척했지만 사실 나도 그순간 울컥했어...
너는 나에게 말했지
몸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나라 못 지켜도 좋으니까 몸 건강히 전역해서 너나 잘 지켜달라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일병이 되었어.
일병... 정말 별것도 아닌데 이등병 생활이 너무 길게 느껴지다보니까
그 작대기 두개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하더라
일병 달고 나는 너에게 자랑겸 전화를 했었어
너는 웃으며 축하한다고 전역할때 다됐다며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를 했지...
속으로는 고작 일병 달고 난리친다고 생각했으려나?ㅎ
나 이번달에 상병 달았어...
습관처럼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문득 멈춰버린 내 손...
갈 곳을 잃어버렸어.. 나는 너를 아직 보내지 못했나봐
너와 원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된 날...
그날 나는 두번째 휴가를 나갔던 날이였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너의 모습
반갑게 웃어주며 달려와 안기는 너...
너는 준비해온 사복을 내게 전해줬고 나는 사복으로 갈아입었어
그리고 우리는 서해안으로 놀러를 갔지
낮에 신나게 해수욕을 하고 맛있는 고기도 꿔먹고 방도 잡았지
방에서 술좀 마시고 바람쐬러 잠시 산책나왔던 그게 화근이였어
너가 귀찮다고 나중에 가자고 했을때 그 말을 들을걸 그랬어...
너와 장난치며 걷던 중 내가 장난으로 너를 쥐어박으려는 시늉을 했고
너는 피하려다가 어딘가에 발이 걸리면서 차도로 넘어졌어.
그리고 그 순간 지나가던 트럭에 치였고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
머리속에 아무생각도 안들고, 지금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지금 이 상황이 이해도 안가고 받아들일수도 없고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조차 안들고... 그리고 다리가 정말 말 그대로 풀려버리더라
후들거려서 일어설수가 없었어...
너를 얼른 안고 병원에 뛰어가야되는데
아니 얼른 119에 신고해야되는데
근데 정말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 뒤로 정신이 너무 없어서 어떻게 됐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
정신차려보니 장례식장이였어
너무 황당하고 기가차서 처음엔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어
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거든
받아들여야하는데 그건 알고 있는데 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이면 내가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더라
너가 봤다면 나 욕했겠다...
어떻게 여자친구가 떠났는데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냐고...
아니야 그런거...
아직도 내 옆에 있는 것만 같고
전화하면 반갑게 받아줄것만 같고
몰래카메라였다고, 많이 놀랐냐고 내 앞에 짠! 하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나타날 것만 같은데
아니 반드시 그럴 건데..
너는 아직 죽은게 아닌데.. 내가 왜 울어?
근데말이야 시간이 흐르면서...
전화를 하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멘트...
카톡을 보내도 몇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답장...
서서히 실감이 나더라...
애써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는데 서서히 와닿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더라
니 사고 뉴스기사 하나조차 뜨지 않더라...
나는 뉴스에 뜨는게 세상 모든 일인줄 알았는데 정말 일부분만 나오는거였구나 싶더라...
그토록 기레기라고 욕했던 기자들이 야속하더라...
나는 세상의 전부를 잃어버린 느낌인데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이 너무나도 야속하더라
나에게는 시간이 너와 함께 보낸 그 곳에 아직도 멈춰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밉더라...
너 지켜달라는 그 사소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했는데
나 같은게 무슨 일을 할까?
이대로 죽어버릴까?
함께 있어서 몰랐던...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것들이
너가 떠나버린 이후로 정말 크게 느껴져...
너를 보내주고 정신이 반쯤 나간상태로 부대로 복귀했어
넋이 나가있는 나를 보고 선임들은 그저 휴가후유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장난치더라...
참! 이번에 휴가 나가서 너와 함께 사용하던 커플통장을 정리 하러 갔었어
통장정리 하고 나 진짜 깜짝 놀랐다?
너가 나 입대하던 날 부터 매일 같이 1000원씩 입금했더라?
페이스북에서 그거 보고 나 입대하면 매일 1000원씩 입금하겠다던 말
장난인줄 알았는데 정말 하고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어
너가 떠난 그날 이후로 끊겨져있는 거래내역...
정말 니가 미치도록 그리워서 혼자 골목가서 펑펑 울었어
하늘도 참 야속해... 세상에 죽일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너처럼 착하고 예쁜 애를 먼저 데려갔을까?
엄마는 하느님이 천사가 부족해서 너를 데려가신거래
정말 너가 천사가 되었다면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 너가 마중나왔으면 좋겠다...
요즘 아무렇지 않게 듣던 노래 가사들이 왜이렇게 아프게 들릴까?
모두 다 내 이야기 같아
너무 공감되는 가사들 뿐이라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있어
우리 정말 예쁘게 사겼다고 생각했는데
너한테 정말정말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왜 너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들만 생각날까?
왜 너 속상하게 했던것들만 떠오를까?
정말 미치도록 후회되고 행복했던 그 날로 되돌리고 싶어...
너와 자주 갔던 학교 앞 코인노래방
나 혼자 가봤어
너와 같이 들어갔던 방에 나 혼자 들어가서 멍하니 앉아있었어
그리고 너 몰래 녹음해두었던... 너가 부른 노래를 들었어
녹음기 속의 우리는 앞으로의 일을 모른채 마냥 밝기만 하더라
정말 행복해보이더라...
너가 자주 부르던 에일리의 저녁하늘... 혼자 불러봤어
너가 부를때 별 생각없이 따라불렀던 노래인데
가사가 왜 이렇게 나한테 아프게 와닿을까?
노래가사처럼 시간이라는게 다 지우지는 못하나봐...
너를 보낸지 몇달이 지난 지금도 니 이름 세글자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무너져버려..
너가 좋아해서 자주 불러줬던 내 애창곡 mc the max 입술의 말....
'살아가는 동안에 이런 사랑 다시 온데도 그 처음이 너였음을 잊지 않을게
이루어질 수 없었던 우리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인거야'
이 부분 부르는데 가슴이 울컥 차오르더라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노래방에서 나온 뒤
너와 자주 갔었던 집 주변 곱창집...
사고 이후로 계속 못갔었어
그 곳을 지나쳐만 가도 너의 실루엣이 보여서 미쳐버릴 것만 같은데
서로 웃고 떠들며 함께 보낸 시간이 제일 많은 곳인데 거길 내가 어떻게 들어가..
근데 결국 이번 휴가때 용기내서 들어갔어
들어가면 더 힘들거 아는데
이렇게라도 너의 실루엣을 보고 싶었거든...
이렇게 해서라도 너와의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거든...
가게에 들어가니깐 너와 자주 앉던 자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띄더라
너가 앉았었던 그 자리에 한번 앉아봤어
그리고 너가 보았었을 모습들을 한번 둘러봤어
너는 그때 그 자리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인아주머니가 오랜만에 오는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시더라
그리고 니 안부 물어보시더라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
목구멍이 콱 막힌듯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어
이러면 안되는걸 아는데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데
창피한줄도 모르고 눈물이 쉴새 없이 나오더라
나 너한테 고백할거 있어
사실 너무 힘들어서... 정말 견디기 힘들어서
차라리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어
미안해... 나 너무 이기적이지?
너는 정말 많이 아팠을텐데...
정말 미안해..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않을게...
사람들이 그러더라?
시간이 약이래...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거래...
사랑은 향수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질거래... 그리고 무뎌질거래..
근데 왜 나한테 사랑은 장미의 가시 같을까?
가슴에 콱 박혀서 빠지지를 않아
어떻게든 잊어보려고 몸부림 치면 칠 수록 더 깊숙히 박혀버려
정말... 모든게 그대로인데... 정말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모든게 그대로인데
너만 없어졌네...
근데 나한테는 모든게 변한것만 같아
살아도 사는 것 같지도 않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고 살았던 자그마한 추억들조차 기억나서 나를 너무 아프게 해
정말 단 한번이라도 진짜 딱 한번만이라도 너를 다시 만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차라리 사후세계가 존재하는 세계였으면 좋겠어
만약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면 우리는 이제 영원히 만날수 없잖아...
살아가는 동안에도 만날수 없고 죽어서조차 만날수 없다는건 내겐 너무 가혹하잖아
이럴줄 알았다면 더 잘해줄걸...
더 비싼 음식 사주고 더 좋은 선물 사주고 더 좋은 말 많이 해줄걸...
더 좋은 곳 많이 데려가고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 해줄걸...
사회에 나와있는 동안 어디를 가도 보이는 너의 실루엣에 견디기 힘들만큼 너가 그리워서
차라리 부대에 가면 더 나을까 싶었는데...
습관처럼 생활관 전화기로 너에게 보내던 문자...
맨날 장난식으로 문자테러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럴수가 없네...
다신 전화가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괜히 한번 보내보고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꼭 쥐고 있어
생활관 전화기가 울릴때면 내 마음도 함께 철렁 내려앉아...
일과끝나면 너와 페메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뛰어가던 싸지방...
너 보내준 뒤 싸지방 못가고 있어
싸지방 컴퓨터 앞에 앉으면 알수없는 공허함이 밀려오거든...
도저히 컴퓨터에 집중할수가 없더라..
예진아! 나 진짜... 진짜진짜 너무 힘들다....
만약 너가 지금 내 곁에 있었다면 너는 나한테 뭐라고 말해줬을까?
세상 그 어떤 힘든일이라도 너와 함께 한다면 다 해낼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너 하나 잃고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버렸어
매일밤 너와 함께 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힘든 군생활 버티고 있었는데
그 모든것이 무너져버린 지금... 나 이제 어떻게 버텨야할까...?
유투브 보니까 턱형이랑 안소진 정말 예쁘게 살더라...
우리도 그랬었잖아
누가봐도 예쁘게, 행복하게 잘 사귀었잖아...
그때로 다시 돌아갈순 없는걸까?
아직 하지 못한 말들이 너무 많은데
너에게 해주고 싶던 좋은 얘기들이
함께 하고 싶었던 것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은데
그럴수 없다는 이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어..
김예진! 진짜진짜 그리워...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어...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보고 싶어 그리고 너를 꽉 안아주고 싶어...
너와 함께 한 추억들, 너가 내게 준 사랑...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
영원히 잊지 않고 간직할게...
다른 누군가를 만나도 너같은 사람 평생 만나진 못할거야...
훗날 나도 이 세상 떠나는 날
왜 이제왔냐고 같이 가려고 기다렸다고 나 보고싶었다고 너가 나를 꼭 안아줬으면 좋겠다
진짜진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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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끝이에요 진짜 너무 힘든데 위로해주시면 안돼요...?
6년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낸 첫사랑을 잃고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버렸어요
쓸데없는 긴 글 죄송해요... 글로 제 감정 다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