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은 어떤 관계인지 알고싶어

2017.12.19
조회127
안녕하세요. 20대 여자입니다
여기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니까 막연하게 물어볼 수 있을 것같아 씁니다.
아빠랑 어떤 관계인가요?
많은 딸들은 아빠가 집에 들어오면 애교도 부리고 재잘재잘 얘기도 하고 그러겠죠? 생일이면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고 가끔 용돈받아서 같이 쇼핑도하고 그러겠죠?
저는 그게 안됩니다. 안되게 되버렸어요
원래 애교가 없는 성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 엄마한테나 친구한테는 하니까(아주 드물게)

아빠와의 기억은 다쳐오면 화내고 때리고, 울고나면 와서 널 걱정하는거라며 아빠마음 알아달라고 하고, 놀러가자고 약속하면 번번히 약속을 어겨서 초등학교 3학년 일기장에 "아빠는 약속 지킨적이 없다" 라고 쓰고, 공부를 못하면 쓸모없다느니 실패한 인생이라느니 쪽팔린다느니 자는척 하는 뒷모습에 술주정을 하고, 오로지 믿을 수 있는 어른인 엄마에게 내 눈앞에서 욕을 하고 상처를 주고,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나쁜 말을 하고 자존심을 짓밟고, 1주일에 5일은 술에 취해서 세상 푸념을 하거나 힘든 일, 안좋은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모습입니다.

아빠는 번듯한 직장을 가진 사회적으로도 지위있는 대단한 분이에요. 지금도 노후준비를 위해 늦게까지 펜을 잡 고있는걸 보면 존경스러워요. 그런데 아빠는 말합니다. 누구집 딸은 애교도 부리고 재롱도 떤다는데 너는 왜 이렇게 까칠하냐.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도저히 살갑게 할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억울했던 감정,슬펐던 것, 화나는 것 이런거를 스스로 속으로 삭히지 않았다면 또 엄마한테 아빠가 상처를 줄거고 제 자신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온 몸이 기억하고 있어요. 덕분에 지금도 제 일인데도 트러블이 두려워 회피하고 있는 병신 쪼다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쓴건 아빠가 나이가 들었는지 살가운 딸을 예전보다 더 원하는 것 같아서에요. 저는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직도 아프고 아빠 얼굴을 똑바로 보기 힘듭니다. 그 눈빛, 그 입모양, 힘 주고 악물은 이빨마저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큰 딸이니까 더 각별한지 살갑게 대하고 스킨십도 해줬으면 하십니다. 저는 그냥 나무같이 있는거 말고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내 얘기를 하려고 하면 뒤통수를 갈기면서 욕을 할까봐 네네 이거말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버렸어요.
아빠랑 사이좋은 분들은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혹시라도 저랑 비슷한 케이스가 있는지 다른 분들은 어떤지 알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