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이 생을 마감한 것을 보면서 누군가 떠올라 괴롭네요.

마음2017.12.19
조회212

안녕하세요.

상담 관련 일을 하고 있는 28살 여자입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인데

올해 1월 3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직장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은

정신건강문제에 대해서 상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곳인데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저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껏 살면서 '자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입사한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제가 일하는 곳으로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서 지금도 계속 목숨을 끊고 싶은 생각 뿐이에요. 우울증 약을 먹어야만 안정이 될 것 같아요. 미치겠어요."

 

처음 접하는 종류의 전화였고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 사람이 우울증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가는 동안 전화를 끊지 앟게 별의별 말을 다했어요.

전화를 끊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까봐 걱정이 됐거든요.

 

그렇게 그 사람은 병원에서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복용했고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했어요. 도와줘서 고맙다며 다음주에 한번 사무실에 찾아오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안도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음날 그 사람에게 전화했더니 회사에는 출근하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래도 우울증약 덕분인지

몰라도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고 했어요.

요즘 여자친구와 결별한 것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약기운에 잠도 잘잤다고 했어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꺼라고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그 다음날은 제가 오전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왔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걸어봤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날 오후에 그 사람이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번개탄을 피어놓고 자살을 했대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어제까지 웃으면서 통화했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꺼라고 했는데.....

저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정말 자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신경써서 듣기는 했지만 '설마 정말 자살을 선택하겠어? 그냥 힘들어서 하는 소리겠지.' 라고 생각한 제 자신을 많이 질책했어요.

 

출장을 가지 않고 그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면 그의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까? 내가 조금 더 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면 그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까?

 

수도 없이 생각했어요......

 

어쨌든 그 후로 뉴스나 소식으로 누군가의 자살 소식을 들으면 그 때 그 사람이 자꾸 떠올라요.

이번에도 샤이니 종현의 자살 소식을 들으니까 그 사람이 생각났어요.

 

그 사람도 젊었고 그 사람도 종현처럼 힘들어했는데.... 단지 웃으면서 얘기 했다는 이유만으로 괜찮아진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요.

 

괜히 우울해지는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