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남친의우울증과 이별통보

미안해2017.12.25
조회6,401

38 여자입니다. 남친은 31입니다.

제가 지금 직장 2년차일때 내 나이 35살,

남친 28살에 직장에서 만나 3년 넘게 정말 많이 사랑하고 행복했습니다.

한참 나이 어린 남자의 대쉬에 진실성을 의심하여 처음엔 거리를 두었지만,

같은 직장에서 매일 만나고, 나보다 많이 어리지만

자상하고 점잖은 그를 점점 사랑하게 됐습니다.


남친은 28살까지 한번도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습니다.

첫 여자친구가 7살이나 많은 누나예요.

처음엔 남친이 제 나이를 모르고 연락처를 알아내 친하게 지내자는 카톡이 왔었습니다.

나이를 알더니 당황해하는 것 같았지만, 몇달동안 저를 지켜보고 있었던터라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나봐요. 여러번의 데이트요청에 나도 싫지않아 응했고, 우린 연인이 되었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운좋게 동안으로 태어나 지금도 남친 또래로 봅니다.

저는 항상 웃고, 항상 친절하고, 남친이 날보며 웃는

모습이 좋아 하루에도 몇번씩 애교를 떨며 그의 웃는 모습에 뿌듯해합니다.


남친은 회사에서 성실함으로 인정받고,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입니다.

매사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이며, 결벽증이 있다 놀림받을 정도로 굉장히 깔끔한 성격입니다.

경제력은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아둔 돈도 없고, 집안환경도 안좋습니다.

어릴때 외할머니에게 맡겨져 외삼촌들과 컸고, 7살때 아버진 사고로 돌아가시고,

사별 후 혼자 남겨진 엄마는 사는게 힘들어, 어린 아들을 때리고 욕하며 화풀이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어릴 적 엄마의 기억은 매일 새벽에 들어와 과음으로 인해 구토를 하고 남자들과 싸우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엄마를 증오하며 살았던 남친은 내성적이고, 웃음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남친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외할머니이고, 4명의 외삼촌 중, 막내외삼촌이 아버지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외할머니는 연세가 많으셔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시고,

외할머니 명의 임대아파트는 엄마가 살고 계십니다.


엄마와 성격이 도저히 안맞아 외할머니가 집을 나와 셋째외삼촌댁에 이런저런 눈치보며 불편하게 사시고 계시지만, 딸인 남친의 엄마와는 도저히 살 수없을 정도로 엄마의 성격이 괴팍하여, 좀 나가줬으면 하는 아들집에 눈치보며 살고 계십니다.


남친과는 1년에 두번정도 싸우게 되는데, 제가 서운함을 못참고 터뜨려서 싸우게 됩니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남친이 한번도 안온 것이 서운해 싸웠었고,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조금이라도 나를 보고싶어하던 남친이 점점 피곤하다고 하는 일이 잦아지고, 만나도 금방 헤어지려고 하는 모습에 화가나 싸우기도 하고..

그냥.. 보통 연인들 익숙해지면 당연히 생기는 소홀함에 제가 철없이 투정을 부려 싸웁니다.

근데 그렇게 제가 싸움을 걸면, 남친은 바로 말을 안합니다.

소리 지르고 싸우면서라도 대화를 하면 오해를 풀든 이해를 하든 할텐데, 말을 아예 안합니다.

연락도 안합니다. 처음엔 1주일지나 연락이 오고, 열흘이 지나 연락이 오더니... 40일만에 연락이 오기도 했어요.


같은 회사에서 계속 마주치지만 너무 불편하게 그냥 지나쳐갑니다.

원래 성격이 그런거니까 뜯어고칠 수 없습니다. 얘기를 해보았더니 누군가 자기한테 화를 내면 자기도 화가 나서 아무말도 하기 싫답니다.

어릴 때 엄마가 욕하고 소리를 지르면 며칠 씩 말도없이 나가서

피해있던 습관인 것 같다고 합니다.

저 또한 남친이 연락 안하는동안 오기로 같이 안하니 잘한 짓은 아니지만,

제 바램은 그냥 다른 남친들처럼 뭐가 미안한지 몰라도 미안하다며 달래주길 원했습니다.

그게 안되니 저도 자존심을 세우고 연락이 올때까지 안하곤 했어요.


5월에 사소한 일로 싸워 40일만에 남친이 찾아와 미안하다는 말로 화해를 하고,

10월 말 우린 또 싸웠습니다.

요즘들어 남친이 너무 무심하고, 지치고 피곤해하고, 무기력하고, 연락도 줄면서 성의없었어여.

참다가 서운함이 또 터져 카톡으로 요즘 나한테 너무 무심한거 아니냐고 따져물었죠.


남친은 뜻밖의 대답을 했어요. "우리 시간을 좀 갖자. 요즘 우울증인것 같은데 다 싫으니까 나 좀 혼자 내버려둬라."


심장이 너무 뛰었어요.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헤어지자. 행복하게 해 줄수 없을 것 같다." 하더군요.

"헤어지는데 카톡으로 하는건 아닌 것 같고,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

다음날 만난 우린 이별을 했습니다.

남친은 우울증인것 같다 했습니다. 저도 처음 듣는 얘기고,

남친 또한 처음 느끼는 증상입니다.

요즘 집안에 안좋은 일이 있대요.

저는 정말 몰랐어요

증오하던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는데,

돌아가셔도 눈물 한방울 안날 것 같았는데, 짠하더랍니다.

몰랐는데, 절 만나고 집에 가서 여친이 생겼다고 7살 연상이라고 말을 했더니,

엄마가 물건을 던지며 쌍욕을 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장문의 카톡메세지로 헤어지라고, 너보다 어린 여자 만나라고 몇번 보내시고, 아들이 답이 없고 카톡에는 계속 저와의 사진을 올리자 엄마는 3년동안 연락도 안하고 사셨습니다.

엄마가 아픈 모습을 보니, 그래도 친엄마인데 엄마의 소원인데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나이 많은 제가 너무 슬퍼졌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따르던 막내삼촌이 신용불량자라 남친명의로 카드나 휴대폰을 쓰는데, 남친명의로 2천만원 정도 빚을 지시고, 변제능력이 없어 남친이 갚아야하는 처지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는 셋째삼촌댁에서 눈치보며, 아프셔서 병원에 들락날락 하시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남친에게 갑자기 몹쓸 병인 우울증까지 와서 무기력의 끝까지 간 상태입니다.

남친은 6~7월쯤부터 집안에 안좋은 일들이 여러개 겹치며 생겼다고 합니다.


엄마도 여름에 쓰러지셨더라구여. 자존심 세고, 말이 없는 사람이라 몰랐습니다.

헤어지기로 하고 울면서 우린 헤어졌고,

다음날 회사에서 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죠.


일주일 후, 남친은 잊어보려고 했는데, 자꾸 생각나서 안되겠다고 제 손을 잡으며 포옹했습니다.

제가 울면서 난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다시 금세 미안하다.. 난 역시 널 행복하게 못해준다. 널 또 울게 할거다.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이러고 갔습니다.


남친이 이정도 마음을 보여줬으면, 헤어지려는게 진심이 아니다싶어 제가 다가갔습니다.

카톡도 예전처럼 보내고, 3일동안 남친에게 내가 있으니 힘들어하지 말라.

난 언제나 당신편이다. 난 당신과 헤어질 생각이 없다. 라고 끊임없이 얘기했습니다.


남친은 어제 다시 외할머니가 계신 셋째삼촌댁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더니.. 내일 출근해서 휴직을 내겠답니다.

혼자 조용히 있게 연락하지 말아달랍니다.

왜 그러러냐고 무슨 일이냐고 캐묻는 제게 제발 그만하라고..

제발 혼자 내버려두라고 합니다.

자기는 역시 나를 행복하게 못해주겠으니, 좋은 사람 만나랍니다.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정말 사랑했고 돈이 없어도, 월세 월룸에서 시작해도 이 사람과 살고 싶다고 생각이 든 사람이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병... 혼자 이겨낼 수 있는 병인가요.

셋째삼촌댁 다녀오고, 갑자기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아하니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대답을 안합니다.

그냥 내버려두라고만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요.

마음은 이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이성은 헤어져야겠구나.. 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이성 위에 있습니다.

한번도 안 찾아가봤는데, 샛째삼촌댁에 찾아가 외할머니와 삼촌께 남친의 우울증 사실을 알리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볼까 생각도 합니다.

가족들에게 무뚝뚝한 탓에 1년에 한두번 가는 사람입니다.

제가 명절에 집에 가는 모습을 보고 부럽고 슬펐답니다.

자기는 명절에도 엄마한테는 당연히 안가고, 외할머니 있는 샛쩨삼촌댁에 눈치보여 안가고..

자기는 지금 있는 회사에서 제공한 기숙사가 유일한 집이라고 합니다.

그런 그 사람 혼자 둬도 될까요. 불쌍해서 못보겠어요.

우울증 걸리면 혼자 있고 싶은가요. 제가 과도한 관심을 보이면 싫은가요.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혹시 무슨 일 생길까봐 무섭습니다.

그 사람은 마치 지옥에 있는 듯 목소리와 표정에 힘이 없습니다.


혼자 생각하기엔 저도 이미 마음이 지쳐있어, 어느쪽이 옳은 판단인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