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묘 열네번째]언젠간 친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때까지 기다릴게 ^^

ㄱㅇㅇ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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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둔 마녀 치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머리를 굴려가며 치치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을 했는데 워낙 접점이 없는 녀석이라 사진도 다양하지 않고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치치는 얼굴이 일당백이기 때문에 귀엽게 봐주세요.

 

귀엽지 않다. 치치는 카리스마 있다!!

 

2014년에 우연히 찍은 동네 길냥이 사진이에요. 맨 앞에 있는 작은 고등어 코트 고양이가 치치의 엄마랍니다.

 

그리고 2015년 여름에 치치를 만났지요. 처음엔 그 작은 고등어의 새끼인지 몰랐어요. 하지만 치치는 졸졸 쫓아다니고 다 큰 고등어 코트 고양이는 매몰차게 떼어내는 것을 보고 독립을 시키는 중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파악한 사실은, 고등어 어미는 모성애가 강한 녀석이지만 또 임신을 해버려서 치치를 독립시킨 것 같아요.

 

그 후 한 번의 출산을 더 했는데, 네 마리의 새끼 중에 셋을 잃게 되었고 많이 쇠약해진 어미를 tnr 시켰어요. (오른쪽 귀가 조금 짧지요?) 수술 때 몸무게에 따라서 마취를 했는데 깨어날 시간이 지나도 도통 깨질 못 해서 다들 긴장했다고 합니다. 원래 몰골은 말이 아니었지만 지금의 사진은 살도 찌고 건강해진 모습이에요.

 

그리고 두 계절이 지나고 어미 고양이의 자매를 tnr 시켰어요. 지금 사진은 수술 직후 사진이라서 아직 꼬질꼬질하지만 이 녀석도 곧 건강해졌답니다.

  

더 이상 임신을 하지 않게 된 이모 고양이는 장성한 새끼 고양이를 독립시키지 않고 무리를 이뤄서 살고 있어요. 왼쪽 고양이는 엄마를 닮았고 오른쪽 고양이는 치치와 쏙 닮은 것으로 보아서 어미 자매의 선대의 피를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치치의 사촌도 수술을 시켰어요. 이 녀석은 어미의 돌봄을 받아서 치치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컸지만 왠지 눈에 밟혔나 봐요. 이 녀석의 형제는 경계가 심해서 세 번의 포획시도에도 실패했어요.

 

로이, 쵸이 : 우리가 갑자기 왜 나오는 거야? 몰라 화제 전환용이래.

 

치치, 치치의 엄마, 치치의 이모, 치치의 사촌을 수술시키고 회복을 위해서 일정 기간을 돌봤는데 이 가족들의 성격은 하나같이 똑같더라고요. 치치의 엄마는 몸이 약해서 수술 후 4개월 정도를 창고에서 매일같이 봤는데도 어제(12월 26일) 저를 보고 배고프다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다가가니까 도망갔어요. 참 고양이는 특이하구나.라고 또 생각했어요.

 

치치를 발견 후 만지는 정도까지 (매일같이 만나왔어도) 한 달 정도 걸렸어요.

 

창고에 옮기고는 저를 보면 도망 다녔지만 일단 잡히면 골골거리면서 기분 좋아했어요.

 

짧게 만지고 다시 놔주어야 스트레스를 안 받기 때문에 좋은 사진은 별로 없어요.

 

창고에 온 후 10개월 정도 흐른 모습이에요. 잡히기 전에 도망가는 것은 똑같았어요.

  

치치 답지 않은 깜찍한(망한) 사진

 

중성화 수술 후 집에 합사했을 때, 일주일 정도는 현관에서만 살면서 내보내라고 울었어요.

 

그리고 그다음 일주일은 창문에 대고 울어댔어요. 다행스럽게도 소음이 이웃에게 폐를 끼치진 않았어요.

 

그리고 어느 정도 뒤에 거실에서 8묘들의 모습을 지켜보았고요.

 

저를 피해 다니기는 했지만 드디어 제 생활 범위 안으로 들어왔지요.

 

치치가 8묘의 가족으로 스며들기까지 제일 큰 공은 조로가 세웠어요.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놀고 제일 좋아하는 종이공도 치치에겐 양보하고요. 도로한테 그렇게 가혹했던 녀석이 말이에요.

 

예쁜 정면 사진은 그래도 찍을 수가 없었어요.

 

같은 이불을 쓰면서 자게 된 날.

 

토토로에 나오는 막쿠로쿠로스케나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석탄 요정들 같네요.

 

그리고 발전해서 장난감을 흔들어도 도망가지 않게 되었어요. 제 손을 무서워하거든요.

 

처음으로 찍은 치치의 인생(?) 사진.

 

이 사진을 기준으로 일 년 정도는 전혀 관계가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아프지도 않았으니 다행이지요. 치치와의 생활은 한 해, 한 해가 기대되는 것 같아요. 요즈음에는 하루에 한 번씩 안아서 스킨십을 하고 있어요. 거부감은 전보다 줄어들어서 마음이 놓여요.

 

고양이는 마음대로 되지 않지요. 복종이나 훈련이 쉽지 않은 동물이라서 확실히 맞고 맞지 않는 사람이 나뉘는 것 같아요. 저는 동물에게 훈육을 시키는 것 자체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서 고양이와 잘 어울리는 편이지요. 여러분에게 맞는 반려동물은 어떤 녀석들인가요? 그 녀석들과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가족들과 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