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ㅎㅎ2018.01.03
조회2,204
필자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지속적인 사촌오빠로부터 지난 삼 년부터 지금까지 잦은 성폭행을 당하고 있습니다 싫다고 저항을 해도 발버둥 쳐봐도 소용없었습니다. 하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화를 내도 소용없었습니다.

얘기를 꺼내려 해도 얘기를 해 보려 해도 용기가 나지를 않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얘기를 꺼내면 지금 허약한저희 어머니가 감당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고 사촌끼리 사이가 유독 좋은 저희 집안이 이런 일로 사이가 안 좋아진다는 게 저한텐 너무 맘에 무거운 일이에요. 이런 제가 얘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친구였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를 하고 조언을 구해봐도 답은 똑같습니다. 그냥 부모님께 말해라. 이게 답니다.

사실 이게 정답이죠. 본인 일도 아닌 아이들이 저를 공감해준다는 건 정말 아주 많이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닥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그 아이들의 잘못도 아니고 저 혼자라도 그나마 덜 불안하려고 제 친구들에게 말 한 거였으니까요 ㅎ 솔직히 저한테 가장 필요한 건 진실된 위로와 한 번의 포옹이였지만요.

언제나 찾아오는 저녁 7시.
저희 부모님은 항상 저녁 늦게 오십니다. 일이 바쁘거든요. 그런 저희 부모님이 없는 시간을 틈타 사촌오빠는 언제나 저희 집 비밀번호를 따고 제 방으로 옵니다. 머리카락을 만지고 허리를 붙잡고 엉덩이를 때리며 더 심한 짓도 서슴없이 합니다. 구강성교든 뭐든 할 수 있는 짓이라면 다 합니다.

이게 삼 년전부터 쭉 일어난 일입니다.
스트레스때문에 부분 탈모도 생겼고, 불면증까지 생겼습니다. 수시로 찾아오는 정신 이상증세 그리고 이제는 자해까지 합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 차려보니 화장실 거울 앞에서는 헝크러진 머리를 한 제가 자해를 해서 흐른 빨간 피와 더러워진 모습밖에 안 보였습니다. 소름끼치더군요 제가 이렇게 된 것 자체가, 잘못을 한 건 내가 아닌데 잘못한 건 나인 거 같은 현실이 말입니다.

제 잘못이 아니라고 계속 생각하고 다듬어 봐도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더 미치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친한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아이에게 말을 하고 난 뒤였습니다. 사촌오빠에게 어김없이 그런 짓을 당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와, 너무 힘들어 친한 여자애들은 말 해 봤자 어차피 항상 똑같으니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친구에게 울면서, 나와달라는 전화 한 통을 하고 그네에 앉아서 흙이나 파고 있었습니다.

놀란 제 친구는 멀리서 저를 향해 뛰어왔고 우는 저를 보더니 안아줬습니다. 정말 친한 여자애들도 안 해주던 일을 그 남자애가 해 주니 뭔가 왈칵해서 소리내서 운 적 한 번 없는 제가 처음으로 안겨, 소리 내면서 운 날입니다.

무슨 일이냐고 걱정된다며 물어보는 그 남자애를 믿어서는 안 되는데.. 얘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얘기했습니다. 그러더니 안던 저를 내팽겨치고서는 더럽다며 온갖 욕을 하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어이없고 당황스러웠지만 분명 내가 얘기를 하던 도중 실수를 해서 오해를 한 거 같아서 얘기를 다시 해 보려했습니다. 거짓된 저한테 진실된 게 남은 건 걔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그냥 포옹 한 번인데 아주 큰 위로가 됐었거든요.

시간을 내서 겨우 얘기를 하니 제 탓이라고, 왜 그랬냐고 왜 받아줬냐고, 그냥 니 사촌오빠도 미친 거지만 너도 이해가 안 간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그 말 자체가 말도 안 되지만.. 그 이후로 저는 수만가지의 생각에 빠졌고 뭐가 뭔지도, 뭐가 틀리고 맞는 건지도 모를 정도가 됐습니다. 친한 아이들 2명 그리고 남친에게 말 했지만 반응은 다 그렇더라구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짭니다. 삼 년간 지속된 폭력과 성폭력, 그 속에서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에게 실망한 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준 사람이 저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죠. 그 아이의 잘못이 아니란 걸 알지만 말입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걸까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해결된다 해도 그 뒤가 무섭습니다. 안 그래도 아픈 어머니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는 거 같고 가족관계가 깨지는 것도 싫습니다.. 잘못한 건 제가 아닌데도 말이에요. 친구들 또한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나이인 저에게 가장 의지되는 건 친구들인데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 원하는 위로가 아니면 실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또 의지하게 됩니다. 그 남자애에게는 어떻게 해야될 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그냥 짧은 인연일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그냥 얘기하면 되는 건데 잘못한 건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인데 피해자인 내가 왜 걱정하고 숨고 후회하고 슬퍼하고.. 나만 이래야 하는 거야 라고 생각을 해도 나중에 드는 생각은 나도 잘못이 있어. 이거입니다.

그때 당시 사겼던 남친에게 얘기 해 봤자 사촌오빠도 미쳤지만 얘기를 안 한 니 잘못이 있다며 저를 혼냈죠. 괜찮아?가 아니라 그냥 제 잘못을 운운하는 게 다였습니다. 뭐 이걸 계기로 헤어졌습니다. 왜 자꾸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힘들어 죽을 거 같지만 남들에게 티내면서 세상 불쌍한 척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진짜 모순적이고 이기적이죠? 저도 압니다.. 그래도 자꾸 이렇게 되네요.

사실 저도 알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뭐가 틀린 거고 뭐가 맞는 건지. 저에게 창문하나 없는 어둠속에서 하나의 반딧불이가 와 줄 방법이 뭔지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왜 항상 떠올리고 생각해 봐도 나중에 가면 기억이 안 나는 걸까요? 이런 제가 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좀 알려주세요. 잘못을 바로 잡고 저를 위해 제가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은 뭔가요? 어제밤도 어김없이 찾아와 화장실에서 숨어있게 만든 그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조언이 필요해요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