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나서 드는 생각은

ㅇㅎㅈ2018.01.06
조회416

처음엔 순수하고 착한 네가 좋았다.

추운겨울날 눈 쌓인 버스정류장에서 내 아침을 챙겨주겠다며 따뜻한 밀크티와 베이글을 들고 날 기다리는 널 보면서

이런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그것이 그냥 아는 오빠동생으로 지내다가 너와 연애를 결심하기로 한 이유였다.

그 이후 오랜기간 이어진 너와 나의 연애기간동안 참 행복했다.

서로의 집은 멀었지만 내가 말만하면 너는 기쁜마음으로 나를 보러 달려와줬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너의 말대로 사회생활 안해본 내가 널 너무 이해하지 못했을까.

4시 44분 사랑한다며 매일같이 보내던 카톡이 끊어지고, 저녁에 전화가능하냐며 묻던 너의 문자도 어느 순간 오지않더라.

자기와 사귀면 별도 따다줄것 같았던 너는 하루 전화 한통도 버거운 남자가 되어버리고 매일 만나자고 조르던 과거의 순수하고 착한 남자는 더이상 없었다.

그와는 반대로 도도하고 자존심이 하늘을 찔렀던 나는 어느새 사회생활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집착증세를 가진 신경질적인 여자가 되어갔다.

무신경하고 무관심한 너에게 연락좀 하라고 소리치면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왜 화내냐면서 이상하다고 했다.

근데 있지,
날 그렇게 만든건 너야...
너에게 매일 화내고 짜증을 부리는 나도 힘들고 지쳐...
내 마음은 항상 울어...

알아주길 바랐다.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말하면 알아줄것 같았다.

그런데 너는 끝까지 몰랐다. 내 마음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은 없었다. 내가 짜증을 부리면 또 왜저러냐는 심드렁한 말투에 나는 자꾸 다치기만했다. 자신에게 어쩌라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다.

몇번이고 말했잖아... 저녁에 전화 한통화만 해달라고....
카톡도 안바라고 만나는건 생각지 않으니까 전화 한통만 해줘...

나의 부탁은 그 사람에게는 그저 앵앵거리는 소음에 불과했다.

나는 연락을 구걸하고 그걸 귀찮아하는 너와의 다툼이 반복됐다.

네가 지쳐하는만큼 나도 지쳐갔다.
나도 내 마음에 새겨지는 상처들은 감당하기 버거워졌다.
어느순간, 이 연애는 내가 놓으면 끝나게 된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너무 무서워서 더 연락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느날, 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더이상 피곤이 아닌 다른 이유로 나에게 연락하지 못했단걸 알게된 순간, 이 연애에 작별을 고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린 결국 끝났다.
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차갑게 욕이나 하고 돌아설걸, 나는 그날도 울었다. 바보같이... 말도 제대로 못하고 훌쩍이는 내가 정말 미웠다.

모든 연애가 끝난 날 밤, 처음 너와 연애를 시작했던 눈덮힌 버스정류장이 생각났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너의 인생에 이제 전화해달라며 투정부리고 화내는 집착증 여자는 이제 없어...
이럴거면 처음에 그렇게 잘해주지 말지.


이제 넌 후련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