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너가 봤으면

그리워20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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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에서 쓴 편지

 

 

                        양상용 시인 作

 

 

대문 밖을 나가니
밤새 흰 눈이 내려
하얀 종이가 펼쳐져 있네요

 

 

그대 생각나
하얀 눈밭에 앉아서
내리는 눈 맞으며
편지를 써요

 

 

“잘 지내니? 사랑해! 보고 싶어.”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
손가락으로 쓰다가
이제 부질없는 이야기인 것 같아
“잘 지내니?”
이 한마디만 남기고
손바닥으로 지워 버려요

 

 

나머지 못다 한 말들
하얀 종이 위에
“......”
발자국으로 남기고는
편지를 줄여 보지만

 

 

그조차도 돌아서면
내리는 눈에 덮여
다시 새하얀 종이가
되어 있네요

 

 

양상용 시집「그대라는 별」 중에서 "눈밭에서 쓴 편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