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참 못된딸이였네요..

못난딸2008.11.11
조회314

엄마는 내게 오늘도 밥은 먹었니.. 아픈데는 없고? 날씨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그리 말하십니다.

매번.. 매일이 똑같은 말인데..  나는 신경쓰지 말라고.. 배고프면 먹고 아프면 병원알아서 간다고 퉁명스럽게 말을 합니다.

저는 참 못된 딸이네요.

 

결혼을 하면 엄마에게 더 잘하게 될줄 알았습니다.

결혼을 하면 엄마가 더 간절해 몇배로 엄마에게 잘해드리게 될줄 알았습니다.

헌데...

나 사는데 지쳐..  오히려 결혼전 보다 더 못하게 되네요.

결혼전엔 매달 꼬박꼬박 50만원씩 드리고 그랬는데.. 결혼후 한번도 용돈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네요.   저는 정말 못된딸인가 봅니다.

 

이제 50인 저희 엄마는 이가 하나도 없으십니다. 앞니 몇개만 남아 있으셨지요.

아직 젊으신데도 엄마는 돈 아깝다며 이를 하지 않고 몇년간 그렇게 지내오셨습니다.

앞니로만 음식을 드시다 보니 진짜 할머니들처럼 입술이 쭈글쭈글 주름이 잡히시더군요..

음식 드시는 모습도 흉하고.. 전 그런모습이 너무 보기 싫어 제발 이 하시라고 볼때마다 얘길 했습니다. ㅠㅠ

조금씩 돈을 모았습니다. 엄마 이 해드릴려구..

조금 돈이 모아졌나 싶더니 시누 시집간다고 돈 해달라시네요. 남편은 대출 받을 생각 하고 있었는데 대출 이자도 무시못하고 어쩔수 없이 저 그돈.. 드렸습니다.. 엄마 이 해 드려야 하는데.. 그돈 시누 시집가는데 줘야만 했습니다. ㅠㅠ

가슴이 참 아프고 그날 신랑과 싸웠습니다.  시댁에서 해달라는 돈에서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돈이 어떤돈인데...  ㅠㅠ

 

엄마는 이제 틀니를 맞췄습니다. 이제 본도 다 떴고 담주 월요일쯤 한번만 더 병원에 오면 된다고 하셨대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남편 흔쾌히 월급받으면 반정도는 돈 해드리자 하더군요.  참 고마웠습니다. 

월급날...

신랑 전화 옵니다.  저기.. 몇년전에 친구한테 2백정도 빌렸었는데 그친구가 사정이 어렵다고 돈좀 어떻게 안 되겠냐고 전화가 왔답니다. ㅠㅠ

네.... 이번에도 엄마 틀니 맞추는데 한푼 드리지도 못했네요.

저는 참 못된 딸인게 분명한것 같습니다.

 

엄마는 요즘 눈이 안 좋습니다.

가까운 글자를 전혀 못 보십니다.

안과에 가면 시력검사 결과는 좋은데 그래서 안경 낄 필요도 없다고 하시는데..

바로 앞에 있는 가까운 글자만 전혀 보질 못하시네요.

똑같은 숫자가 두개 있으면 겨우 보시더라도 한개만 보인다 하시고..

글자도 잘 못 보십니다. 벌써 노안이 오신걸까요? 참 걱정입니다.

 

엄마는

어떠한 말을 할때도 본인이 편한대로만 하십니다.

하품을 하음이라 하고.. 

정확히 말하자면... 정확한 단어를 모르고 계십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얘기를 할때면 옆에서 사람들이 못 알아들으시고..

그게 무슨 말이냐는둥 뭔 뜻이냐는둥 자꾸 묻습니다.

그럴때 저는 화가 납니다.

매번 그럴때마다 가르쳐 드리는데.. 다음번에 말하는거 보면 또 예전처럼 말씀을 하시네요.

정말 속이 상하고 그럴땐 엄마가 밉기도 합니다.

 

우리엄마는 목소리도 무척이나 크십니다.

나는 그큰 목소리가 너무나 싫었습니다.

어디 불났냐고 좀 작게 좀 말하라고 신경질도 참 많이 냈습니다.

헌데요... 가만히 눈감고 생각해 보니

나중에 그 큰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심장이 죄어오듯이 아플것 같습니다.

 

엄마는 무척이나 여리십니다.

작은일에도 큰일난마냥 난리시고 좀 아프시면 어린아기마냥 울먹이십니다. ㅠㅠ

저는 그게 참 싫습니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애기가 되어 가시는 우리 엄마.

참 우리에게 잘해주셨던 새아버지가 돌아가신후 너무나도 야위어 버렸고

점점 약해져 버리는 우리 엄마..

 

나는 엄마를 사랑합니다.

엄마가 없으면 .. 엄마가 없다면....

정말 내게 세상이 사라져 버리고 없을것만 같네요.

근데..자꾸 엄마의 사랑을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저는 참 달갑게 대하지 못하고 있네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제곁에 있어주세요.

엄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