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겠지만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봐주세요.저는 사무실에 혼자서만 지내고있고요.1년째 잡다한 일 다하고 있는 디자이너로 들어왔는 그냥 직원입니다.근데 하는일은 다들 저를 경리로 알고 있죠. 회사에 관한 모든 전화를 거의 받아야 되거든요.디자인을 하지만 사장님의 지시대로, 아이디어대로, 창의력대로 만들어진다고 보면되고요. 저는 그냥 "사람기계" 라고 보시면 됩니다. 의견을 내세울 수없는.-여기서 오래일한 사수가 계셨었는데 십몇년 동안 일을 하셨대요. 저랑 있는동안에는 한숨만 하루에 50번씩 쉬시길래 왜저러나 했는데 이제야 실감이 나고 왜 한숨을 쉬는지 알것만 같더라고요. "꼼꼼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 하라는 말씀이.. 오해를 덮어씌우시지 않기위해 안간힘을 쓰셨던 것같아요. 저는 어느정도냐고요?확인 받고 싶지 않을 만큼 사장님한테 걸어가는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 정도랄까요. 사장졸라싫음-어딜가나 사람때문에 상처받고 사람때문에 힘든거 아는데, 차라리 그전에 다녔던 야근많고, 일이 많고 성취감이 많았고, 제 또래사람들이 많았던 회사가 더 그리워요. 지금은 칙칙하고 부정적인 사장님하고 일을 하는데 저까지 그 영향을 받아서 부정적인 사람으로 웃음기 없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네요.-회사에 생산을 하다 불량이 나게되면 엄청난 피해와 스트레스가 입혀지는건 사실입니다.그렇지만 제가 작업을 잘해온것을 다음작업자가 불량내놓고선 처음에 작업한 사람을 나무라는것을 계속 듣고 있다면. 사장님이 안알려줘놓고, 잘못알려줘놓고 다짜고짜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는걸 내가 듣고 참아야 될때. 자기가 다 잘못 작업해놓고 뒷북치면서 거래처 사람 앞에서 저한테 모조리 덮어씌움을 받아야 할때. 대표님한테 혼날까봐 사장님은 내가 실수했다고 얘기할때. 오너가 내려져서 작업해오면 자기생각이랑 맞지 않아서 화를낼때.직원은 사장의 잘못을 다 책임지고 수습하는 사람인가요?-이 회사에선 '정리' 라는게 되어있지 않아서 십 몇년 일한사람 아니고선 신입생이 와서 일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저야 물론 오래일하신 분 밑에서 단기간에 걸쳐 인수인계를 조금이나마 받았기때문에 일에 대해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1년이 지난 아직도 저는 파일을 찾을때마다 고대유물 찾는 기분이라서 짜증납니다. 고대유물을 못찾으면? 고대유물을 만든적도 없는데? 고대유물을 똑같이 만들어야됩니다. 모든 거래처의 기한이 늦어질경우 사장님한테 화를 내고 그 화는 결국 저한테 돌아오죠.-평일내도록, 퇴근해서도, 주말에도,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어도 사장님의 얼굴은 동동 떠다닙니다.너무싫으면 얼마나 너무너무 싫어하면 매일매일 회사 가는게 곤욕스러워 새벽 두시가 다 되서야 잠이 듭니다. 회사생활도 편하게 해야 오래 다닌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무실에 혼자있습니다. 좋게 얘기하면 나의 공간같겠지만, 아무도없는 감옥같다고 해야될까요?-이젠 친구들도 남자친구도 저의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합니다. 저도 힘들고요. 매일매일 사장님이 저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일의 불량이 났을때 실수를 했을때 모든걸 저에게 덮어씌우고, 대표님에게도 오해를 사게 만듭니다. 돈만있다면 내가 잘못한거 아니더라도 그돈만큼 피해를 입었다면 돈 다 줘버리고 뛰쳐나오고 싶은 심정인데요. -사장님은 항상 저에게 비꼬는 말을 합니다. 시간낭비했네. 헛수고했다. 발전이 없다. 니가 좀 내가 하는일 까지 맡아서 해라. (디자이너로 들어왔는데 모든 영업부, 견적서, 단가계산, 발주서 같은 문서일) 디자인은 하나같이 다 맘에 안들어하고 옛날 구식 시대의 디자인을 선호하시면서 모든걸 갈아엎으십니다. 그래서 저는 검지손에 굳은살이 박히도록 칼질을 하고 칼질을 해서 힘겹게 패키지를 만들어내고 만들어내고 만들어내면? 진전없이 보류시키고 모든걸 미루십니다.-그러다가 결국엔 몇개월뒤에 미친듯이 빨리 진행하라고 하시는데. 갑자기 수정해서 일을 진행시키다보면 꼭 뭘 빠뜨립니다. 또 불량이죠. 모든건 제 탓이죠. 다 제탓이에요. 여기에 온것도 제탓이고. 제 운이고. 운이 안좋네요. 정말 저는. 왜사는지 모르겠어요.-공단뿐이라 밖에 어디 한적하게 앉아서 커피마실대도 없고요. 빛도 못봐요. 혼자서 여기서 감당하고 있는게 정말 힘드네요. 회사에서도 혼자. 집에서도 혼자. 저는 늘 외톨이에요. 이젠 가까운사람마저 고민도 털지 못하는 그런 외톨이가 되었네요.-남자친구와 결혼도 하고 싶고. 이 직장도 빨리 벗어나고싶은데 사장님은 자기 건강도 안좋고 마음도 병들어서 잠시 쉬겠다고 하는데 대표님은 내일 갑자기 쉬게 되면 오늘 말해주실 작정이래요. 그래서 저는 이런 삶 또 겪을까봐 회사 이직하는것도 너무 겁이 나요.-어딜가도 다 똑같이 힘들다고 하겠지만, 나만 지금 배부른 생각하면서 앉아있는지 모르겠어요.여기선 아무런 발전이 없어요. 배울 사수도 없고, 기댈 동료도 없고, 나가려니 가르쳐줄 후임이나 인수인계자도 없고, 화는 매일매일 치쏟고 죄인된 기분은 쌓이고, 죄책감, 책임감, 부담감 모든게 저를 짓눌러서 힘이듭니다. 그리고 저는 예전회사도 모든일을 다 시키려하고 디자이너일을 시켜야되는데 컨설턴트를 만드려고 해서 나왔더니.. 여기서도 디자인말고 영업입을 시키시려나봐요. 저는 대체 왜 대학을 가서 왜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을 꿈꿔왔는지 모르겠네요.현실은 너무나 차갑고. 어린 나의 예쁜 꿈이 지금 착잡한 어두운 현실이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다른 회사를 가도 제 꿈을 이루지 못할까.. 다른 일을 수습하다가 하루가 시간이 다 가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사장님은 말한마디로 저를 매일매일 조금씩 죽이고 있어요.. 개깊은빡침의 최후는..우울인듯하네요..
남탓이 버릇인 사장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