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집 살던 이야기 7

정혜경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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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그 집을 떠난 지 20년(아...제 나이가... ㅠㅠ) 가까이 되니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있구요.

몇 년전에 구글입으로 그 집 찾아봤는데 여전히 있더라구요 ㅎㅎ

그곳에서 저는 몸이 쇠약해질 정도로 쇠약해져서 고등학교도 사실 간신히 졸업했습니다.
아침에 등교를 교실이 아닌 교무실로 바로 가서 담임 선생님께 출석체크만 하고 조퇴한 적도 많았어요. 이유없이 어지럽고 숨이 차고 빠르게 걷기만해도 힘이 들어 정신을 잃기 일 수 였죠. 고3병이라고 많이들 얘기했는데, 사실 공부는 힘들지 않았어요. 학교 출석일은 채웠지만 학교 수업 빼먹은 날도 많았고, 수업을 듣다가도 갑자기 터지는 코피 때문에 그나마도 못들을 때도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거의 독학(?)수준의 공부를 했는데, 매일 꾸준히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수학을 빼고는 (ㅠㅠ) 성적 좋았습니다. (과학 문학 국어는 전교 상위권이었어요~~으쓱으쓱~! 그러나 그 시절이 지나면 고등 성적 다 필요 없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절대 성적 스트레스로 병난게 아니라는거!
저를 고치기 위해 부모님이 여기저기 많이 다니셨던 것 같아요. 몇 군데의 병원은 자신만의 비법으로 고치겠노라 자신했으나 전혀 효과 없었구요. 어떤 병원에서는 원인도 알 수 없는 이런 상태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적도 있었구요.

제 십대는 그렇게 앓다가 끝났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즈음 집이 김포로 이사가면서 저도 학교 근처에서 살게 되었는데요(10년만에 그 집을 떠난 거죠) 대학교에 간 3월 어느 날 코에서 살짝 피가 비치더라구요. 곧 엄청난 양의 코피가 쏟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갔는데, 그렇게 살짝 비친 코피가 제 인생의 마지막 코피(?)였습니다.

분명 유명대학병원에서 평생 펑펑 흘려야 한다 했는데, 그 집을 떠나면서 더 이상 코피를 흘리지도 않았고, 더이상 가위 눌림도, 환청도 들리지 않더군요.

그렇게 그 집 떠난 지 삼년 쯤 되었을 때
엄마랑 밤에 수다떨다가 우연히 그 집 얘기가 나왔어요.

- 엄마, 나 거기서 맨날 애기 뛰어다니는 소리듣고, 이상한거 많이 봤었어. 누가 내 방문 똑똑 두드리기도 하고 분명 잠궈뒀던 문이 쓰윽 열리기도 하고... 부엌에서 나 빼고 가족들이 야식 해 먹는 소리나서 나가보면 모두 자고 있고...

그 말에 엄마가 정말 깜짝 놀라시더군요... 왜 그런 얘기를 여태 안했냐구요.

저희가 처음 들어갔을 때, 그 집은 지어진지 몇 년 안된 집이었는데,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일 년이상 산 세대가 없더래요. 짧게는 3개월, 보통 6개월씩만 살다가 이사갔다고 나오길래 이상하다 생각하셨답니다.

그 집에 이사짐이 들어가던 날, 그 동네 이웃주민들이 하나 둘 나오시더니 엄마께
이 집을 어떻게 알고 들어왔냐고... 이 집, 도깨비 집이다...귀신집이다... 빨리 이사 가라... (다시 말씀 드리지만 시골 아니고 서울 입니다~) 그러시더랍다. (어쩐지... 동네 어른들이 인사드리면 “별일 없고?”라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엄마가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이사가기 몇 년 전 살던 집에 세살?네살? 쯤 되는 아기가 있었는데 그 아기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었대요. 그러고 나서 며칠 앓다가 그만 하늘나라로 갔다더군요. ( 제가 밤마다 들었던 소리는 아마 이와 관련된 듯 하네요)

엄마도 그 집 사시면서 이상한 걸 느끼진 못하셨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매일 밤 주무시기 전에 오빠와 제 잠자리를 한 번씩 들여다 보셨거든요. 그 때마다 제가 자다가도 깨서, 엄마가 제 옆을 스치고 가시면 괜히 마음이 섭섭해서 “ 엄마~~”하고 부르며 다리를 붙잡곤 했는데 ( 고등학생 때까지도~~!)그 때마다 엄마에게는 어린 애기가 부르는 소리로 들려서 소름끼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고 3때, 엄마가 점을 보러 가셨대요.
철학관이 아닌 무속인이 점을 봐주시는데
아버지 오빠 저 순서로 사주를 봐주시면서
아빠는 올 해 어떨거고 오빠는 어떻고...
제 사주를 보시더니 대번에
“얘 올해 죽어”
그러시더래요. 엄마가 너무 놀래서 그게 무슨 말씀이시냐고 했더니
집에 애기 귀신이 하나 사는데 얘가 제일 어리고 좋고해서 데려갈려고 한다고.. 그렇게 마음 먹은지 몇 년 됐는데? 암튼... 얜 올해 죽어~! (괜히 무속인이 아닌 듯!)
엄마가 매일 귀신 제압하는 불경을 읽었다고 말씀 하시니까 이것저것 자세히 물으시더니 부적을 써 주시고 집에가서 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시더랍니다. 그리고 굿은 아니었는데 천도제 같은 제사를 지내주셨다고 기억해요.
이런 얘기들을 저는 전부 나중에 알게 된거죠 ㅎㅎ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 맞춰보다가 놀란 마음에 별로 안친한(?!) 친오빠한테도 혹시나 해서
-오빠 나 그 집 살 때 이상한거 많이 봤는데 오빠는 괜찮았어?
하고 물어보니 너무 태연하게
-아니! 나 귀신 많이 봤는데?!

오빠가 머리가 좋았거든요... 근데 제 친구마냥 오빠도 오빠방에서 내려다보이는 그 가로등에서 언제나 여자 귀신이 서서 오빠를 쳐다보고 있었대요. 한 번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보니 바로 뒤에 있기도 하구요. 그러나 저희 오빠 쿨합니다~! “ 왜 쳐다보지?” 이 생각으로 무심하게 넘겼다는데, 그래도 공부하기는 어려웠을 거예요 ㅠㅠ
한 번은 오빠가 방에 누워 자고 있는데, 언제나 처럼 엄마가 주무시기 전에 방을 한 번 들여다 보시는 인기척이 느껴지더랍니다. 엄마는 늘 집에서도 긴치마를 입고 생활하셨는데, 엄마의 긴치마가 오빠의 마리맡을 스쳐서 발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느꼈대요. 인기척에 살짝 잠이 깼다가 다시 잠들려는데, 발 밑에 선 엄마가 움직이지를 않거립니다. 이상한 마음에 쳐다보니 그 여자가 긴 옷을 입고 발밑에서 오빠를 노려보고 있더래요.

오빠는 아마 지금도 귀신을 볼 것 같네요. 오빠가 결혼 직전에 양재 코스트코 근처에 살았었는데, 우연히 오빠 자취하는 곳을 갔다가 제가 굉장히 기분이 나빠졌었거든요. 1층인데 반지하 처럼 어둡고 습하고... 뭔가 음울한 느낌...
-왜 집을 이런데를 구했어~!
엄마한테 짜증 섞어 뭐라고 했었네요.
역시나, 그 집도 오빠 혼자 사는게(!)아니었더군요.
오빠는 발 밑에 행거를 두고 살았는데, 그 행거 안에 다섯살쯤 되는 애기 귀신이 같이 살았대요.
오빠가 회사 퇴근해서 누워 잘려고 불끄면, 애기 귀신이 옷 틈 사이로 오빠를 쳐다보다가 오빠가 막 눈감을려하면 쪼르륵 나와서 이마를 톡! 때리고 다시 숨고, 다시 잠들려면 톡! 때리고... 그랬다네요.

안무서웠어? 어떻게 그렇게 몇년을 살아? ( 심지어 오빠는 그 집을 좋아했습니다. 양재천 가깝고 회사 가깝고 코스트코 가깝다구요—;)
오빠왈: 머리 톡 때리는 거 말고 해코지 하는게 없잖아~ 그리고 귀신이라도 애 인데 머...
(쿨하죠?) 심심해서 그런가 보지...
제 기억에 그렇게 지냈지만, 그 집에서 오빠가 잘 되어서 나왔던 것 같진 않아요.

오빠는 연예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지금의 새언니를 만나 귀신 얘기의 영역을 확장(!) 했습니다.
연예인들은 직업이 그래서인지 귀신보고 가위 눌리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고, 그 정도도 정말 심한 것 같더라구요. 오죽하면 어떤 연예인은 부모님이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신데, 너만 귀신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다른 종교 믿어도 된다라고 까지 얘기하시더래요..

암으로 투병하다가 떠난 모 가수가 했던 귀담이 떠오르네요.. 가수라서 평소에 가발을 자주 쓰는데, 인조 가발보다 인모를 자주 썼대요. 하루는 집에 있는데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왜 자꾸 부르냐고 짜증 내시더랍니다. 난 부른 적 없는데? 하고 대답했는데, 그 순간 엄마랑 동시에서 가발에서 “ 엄마!”하는 소리를 들었었대요. 너무 무서워서 바로 버렸다죠( 이건 방송에 나왔던 얘기예요... 근데 연예인들이 귀신 보는 클라스가 이 정도는 기본인 듯...) 그 가수 참 밝고 명랑해서 좋아했는데...

시간 지나다가 또 생각나는 얘기있으면 적을게요.

너무 어둡고 습한집은 살지 마세요
너무 집을 지저분하게도 살지 마시구요
괜히 풍수 얘기가 있는게 아니예요~
한동안 인형뽑기 유행하던데...
풍수지리 상, 인형도 방 주인으로 친다더군요..
방 안에 사람형상( 초상화, 인형, 피규어 등) 있으면 방 주인이 바뀐다고(?)해야 하나... 암튼 꿈자리 사납고 시달리게 되어있습니다. 재미로 뽑으셨어도 적당히 버리거나 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