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가 공기처럼 만연한 사회에서 살아갈 10대 소녀들에게

여혐out2018.02.03
조회169
안녕 10대판 친구들아
나는 너희처럼 내가 10대시절 겪었던 일들을 써보려고 해

조금 길어도 읽어줬으면 좋겠어




나는 초등학교 6학년 13살때 처음으로 판을 접했어
이런 대형커뮤니티 사이트에 재밌는 글이 올라오는게 흥미로웠지

난 그때 처음으로 김치녀라는 단어를 알게되었어

그전에 명품을 좋아하는 여성을 사치스럽다고 비하하는 된장녀 라는 용어가 방송에서도 유머러스한 단어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ㅇㅇ녀 라는 단어 자체에는 거부감이 없었어


김치녀가 뭘까?


김치녀는 남자친구와 더치페이를 하지않고 명품을 좋아하고 성형을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었어 또 성생활을 즐기거나 돈에대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여성을 칭하기도 했지

김치녀는 그외에도 화장이 진한여성 노메이크업상태와 메이크업상태가 다른여성 등등 그냥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 자체로 굳어져갔어

나는 스타벅스도 한번 못가본 나이에 '김치녀' 가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어

예쁜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만 아니라 남자애들 앞에서 내 욕망을 드러내지 않았어

나는 ~하는게 좋더라 ~ 가 맛있더라 이런말들..전혀 해 본적없었어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어떤걸 하면 행복하고를 생각하기전에 김치녀가 되지않으려면 남자들이 욕하는 여자가 되지않기위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창녀를 함께욕하고 남자들이 김치녀 된장녀 걸 레녀 이런 말들을 제지하거나 여성 혐오적 단어 사용을 지양하자는 말도 하지 않았지

그리고 좀더 자라서 남자친구를 사귀었을땐 더치페이를 했어

강박에가까울정도로 내돈을 냈고 로션하나 바르지 않으면서 지나가는 여자들의 점수를 메기고 화장과 옷차림이 창 녀같다고 낄낄거리는 남자친구 옆에서

개념녀가 되기 위해 더치페이를 하고 부스스한 머리에 고데기질을 하고 몸이 지나치게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안되지만 평소 꼭끼고 불편한 옷 사이로 군살이 튀어나오지 않게 운동을했어
밥먹으면소화가 어렵고 답답했지만 꽉끼는 브레지어를 착용했어

그 와중에 맘충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지

그리고 낙 태 충이라는 단어도 등장했어

나는 그렇게 본인에대한 검열을 늘려갔어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개념녀가 되어야지 하구말이야


혼전 관계를 가졌을때 낙태를 했을 때모든 화살은 여자에게 돌아갔어
심지어 같은여자도 여자를 욕했어 창 녀 걸 레 라고말이야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엄마나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를 맘충이라고 불렀지

진짜 웃긴건 함께 관계를 가졌을텐데 임신은 혼자 할 수없는건데 아이는 함께키우는건데

왜모든 화살은 여자에게만 돌아갔을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자기검열을 반복했어
여자의 말투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무표정은 무서워보일 수 있으니 언제나 미소는 기본이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는데

거친말을 쓰고 화장하지 않고 꽉끼는 옷이나 신발을 신지 않고 혼전관계를 즐기고 혼전임신후 도망가고 아내에게 독박육아를시키는 남자를 욕하는 단어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어

오히려 내가 자기검열을하고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여성혐오 단어가 나오더라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을 성희롱하고 꽃뱀취급하고
불륜 미성년성범죄 성폭행한 남자연예인들은 티비에 잘도 나오는데
여성들은 방송대본대로 루저발언을 했다고 미국인이랑 결혼했다고 티셔츠를 입었다고 여초커뮤니티를했다고 욕먹고 직장을잃고 취업문이 막히는 피해를 입어왔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결국 답은 하나더라
내가 생각을 바꾸지않으면 난 평생 자신을 검열속에넣고 살아갈거야 남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날 평가할거고 나는 또 그 평가에 날 끼워맞추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여성혐오와 차별은 오랜역사를 거듭해왔고 공기처럼 만연하게 퍼져있어

여자들은 소위 말하는 김치녀가되치않기 위해 자기자신을 코르셋에 넣고 조여왔지

돌아온건 겨우 미러링 2년만에 남혐시대 여성상위시대 역차별시대 여자도 군대가라 일뿐이야

그래서 나는 더 많은 십대들이 남성이원하는 여성상에 자신을 끼워맞추기 보단
여성인권 즉 우리의 인권신장을 위해 페미니스트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되어야만 해
여성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공기처럼 만연한 여성혐오를 지적하고 여성비하 발언을 지양하는거야
여자라고 너무 착할필요도 너무 상냥할필요도 없어

우리도 외모,나이,행동,엄격한 도덕적 잣대에서 벗어날 권리가 있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