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도 다가오고 하는데 요즘 스트레스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두통도 심해서 잠도 잘 안오네요. 결혼 6년차인데 상견례때부터 지금까지 시누이와 만날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않은적이 없습니다. 상견례때 시댁식구들과 처음 만났을때 처음에는 화기애애하고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제 남편도 연애 오래하면서 자상하고 마음씀씀이 좋은 사람이었어서 그때까진 시댁식구들 보고 좋은 가정에서 자라서 그렇구나, 하면서 마음이 놓였었어요. 근데, 공교롭게도 제가 화장실에 갈일이 있어 양해를 구하고 일어서는데 시누이도 일어서서 같이 따라오더군요.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대뜸 제게 이러는 겁니다. " 우리오빠 볼거 하나도 없는데 대체 뭐 때문에 결혼하려는 거에요?" 제가 그랬죠. 왜 이런질문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성품이 괜찮고 좋은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러니까 이해가 안간다는 식으로 고개를 내젓는 겁니다.
그래서 결혼준비 하면서 남편에게 내색은 안했지만 많이 불안했어요. 혹시 남편이 내게 말하지 않은 숨긴게 있는건가? 하지만 결혼생활하면서 제가 몰라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좋은남편입니다. 집안일도 알아서 같이 잘해주고, 명절에 여자만 일하는것도 아니고 남편과 시아버지도 함께 일하는 집 분위기고, 남편도 제 친정에 갈때는 전부치는거 돕고 일합니다. 양가용돈도 똑같이 드리고 있구요. 아이를 낳은 뒤에도 남편은 변하지 않았고, 맞벌이인데도 주말에는 쉬라며 본인이 다 아이 케어해줍니다. 근데 시댁에 갈때마다 시누이가 그래요. 남편얼굴 못생겼는데, 배나왔는데, 돈은 월천도 못버는데 뭐가 좋다고 같이 살아주냐녜요. 제가 언젠 날잡고 시누이한테 물어봤어요. 대체 왜 그러냐고, 남편에게 안좋은 과거라도 있는거냐고. 그러니까 하는말이 그런게 있는건 아닌데 제가 남편이 집안일과 육아만 다하면 만족해하는게 한심스럽답니다. 결혼이 여자한테 손해인데 남편이 그런거 다 해줘봐야 뭐하냐네요. 그러면서 왜 결혼한 여자가 한심한지 일장연설을 늘어놓습니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그런다면 속시원히 남편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겠는데, 꼭 시댁식구들과 남편이 같은장소에 없을때만 골라서 이럽니다. 처음에는 나름 시누이가 저를 위한다고 그런말을 해주나 하고 듣고 넘겼는데 가면갈수록 비난의 강도가 심해지네요. 시누이가 외국유학을 다녀왔고, (미국은 아닌데, 남편말로는 그 나라에서 명문대라네요.) 현재는 여기서 직장다니다가 그만두고 석사입학 준비중인데 그래선지 몰라도 아는것도 많고 매우 똑똑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걸 보는건지도 모르지요. 시누이 말로는 제가 "일제시대 일본앞잡이를 했던 한국인같답니다. 저 같은 바보같은 사람들이 남자랑 결혼하니까 가부장제가 유지되고 결혼안한 여자의 일자리를 뺏는다네요. 그리고 저도 가부장제에 협력했으니까 혜택을 받는답니다. 결혼한 사람들이 주택청약 우선순위고, 연말정산에서도 혜택을 받으며, 주택대출한도도 높으며, 의료보험료는 남편이 내주고, 육아수당, 출산수당도 받으며 각종 복지혜택을 받는답니다. 그리고 결혼하면 결혼안한 여자에 비해 흉악범죄에서도 안전하고, 성폭력을 당해도 결혼한 여자가 더 상대를 처벌하기가 쉽대네요. 시댁을 통해서 인맥을 늘릴수 있고, 그리고 결혼한 여자는 사회적으로 빨리결혼하라느니, 그러니까 결혼을 못했지, 결혼을 안해봐서 인생을 모른다, 라는 비난에서 피해갈수 있다네요. 같은 잘못을 해도 결혼안한 여자가 결혼한여자에 비해서 더 비난을 받는다고. 모두가 결혼하는게 대세인 세상이니 결혼한 여자는 결혼안한 여자에 비해 권력을 갖는게 맞다고. 결혼한 여자들은 결혼안한 여자를 위해 해주는거 하나없고 방해만 된다고. "
(이렇게 따옴표시한 내용은 제가 시누이말 녹음해놓은거 중에서 옮겨적은 것입니다.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것인지 옮겨적으면서도 저말이 전부 이해가 가지는 않네요. 매번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만 내게 이런 말들을 하니 저만 미친사람이 되는거 같고 혹시몰라서 제가 두세번정도 녹음해두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매번 시누이에게 묻지요. 아가씨 왜 제게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제가 마음에 안들어서 남편과 이혼하기를 바라시냐고. 제가 뭘 그렇게 잘못을 한거냐고. 그러면 시누이가 대답합니다. 제가 결혼했다고 잘난줄 아는 멍청한 모습이 싫답니다. 제가 바보같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시누이에게 잘 보이려고 지금까지 많이 애썼습니다. 남편몰래 시누이취향 맞춰서 백화점 상품권, 명품가방,고급차(마시는차입니다.) 같은거 종종 선물하고, 그것에 대해 생색도 내지 않았고, 결혼했다고 잘난척도 하지 않았으며, 결혼안한 시누이가 싫어할만한 육아얘기나 시댁이나 남편흉같은것도 보지않았습니다. 근데 매번 돌아오는건 저런식의 비난들.
최근에는(한달전입니다.) 제가 아이가 조금 더 크고나면 대학에 편입할려고(저는 전문대졸입니다.)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어요. 근데 시누이한테 직접 말 안했는데 어디서 들었는지, 시댁갔을때 저보고 그러는겁니다. 결혼안했으면 대학진학 꿈도 못꿨을텐데 오빠돈빌려서 대학준비도 하네. 이러니까 결혼이 특권이지. 새언니가 그러면 결혼안하고 온갖 불이익받고 사는 여자들은 뭐가되냐. 으휴 결혼갑질...이런식으로 말하는겁니다.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서 지금 아가씨가 하는건 시누이로서 갑질아니냐 해도해도 너무하시는거 아니냐. 라고 했더니 역시 결혼한 여자들은 남자에 미쳐서 사리분별을 못하고 이해력이 떨어지네. 애낳으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신문기사도 있던데.상대를 말아야지. 이러는 찰나 남편이 저와 시누이 있는데 근처로 나오니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오빠왔네? 하고 가버리더군요.
전 대체 시누이가 제게 왜 이러는지 제 머리로는 이해를 할수 없습니다. 이제 설도 다가오는데 이제 또 무슨소릴 참아야 할지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저런류가 정신적학대일수도 있나요? 대놓고 욕을하는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망신주는것도 아니고, 단둘이 있을때만 저러면서 은근히 신경을 긁습니다. 앞에 말했듯이 녹음본이 있긴 하지만 영상은 아니라서 똑똑한 시누이가 또 자기 아니라고 할거 같고 머리만 아픕니다. 가면갈수록 시누이때문에 시댁이 너무 싫어집니다. 근데 명절이나 대소사때 가면 시누이는 없는날이 없어서 안보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시누이는 대체 내게 왜 이러는걸까요? 이런 제가 바보같아 보이겠지만 멍청하다고 왜 당하고만 사냐고 너무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