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내 첫사랑.

ㅋㅋ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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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래만이야. 잘 지냈어? 난 꽤 잘 지내. 벌써 내가 너를 좋아한 지 3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지겹던 우리의 중학교 생활이 끝이 났어. 우리는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 했고, 이제 웬만하면 볼 일 없을 거야. 난 아직 이 모든 걸 감당할 자신도 없고, 너를 잊게 될 거라는 확신도 서지 않아. 넌 어때?

tmi 난 주변 사람들에게 꽤나 괜찮은 척을 하며 지내고 있어. 잊었냐고 하면 잊었다고 하고, 너에 대한 얘기는 웬만하면 안 하고 있어. 혹여나 잘못 얘기를 꺼내 내 진짜 마음을 들킬 것만 같아서 먼저 꺼내질 못 해. 근데 넌 여기저기 내 고등학교 진학을 캐묻고 다니더라.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 건지 아님 아직 잊지 못 한 건지 갈피도 잡히질 않아. 벌써 너와 이별을 맞이한 지 1 년 하고도 반 년이라는 시간이 더 지났고, 너를 좋아한 지는 3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 데도 아직까진 네가 내 맘 한 켠에서 사라지질 않아. 널 잊으려 연애도 해 보고 별 짓을 다 해 봤는데 잊을 수 없더라.

다들 이런 걸 첫사랑이라고 하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 본 적 없는 내게 넌 사랑을 심어주었고, 잔혹한 이별의 슬픔도 겪게 해 줬어. 어떻게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네가 원망스럽고, 후회도 많이 해. 내가 어떻게 했더라면 결과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까 하곤 말야. 난 아직 너와의 연애의 흔적을 지우지 못 하고 있고, 넌 아마 나와는 좀 다를 거야. 많이 구질구질해 보일 지는 몰라도 난 아직 많이 힘들어. 괜찮은 척 잊은 척 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의 추억들을 곱씹으며 혼자서 엉엉 울기도 해. 넌 이런 날 알까?

내 착각인 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리 가끔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으로 자기 마음 표현했잖아. 옛날의 우리는 미련이 가득 담긴 이별 노래였어. 하지만 지금의 넌 이젠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식의 노래들이지. 난 여전해. 여전히 널 그리워하는 노래들이고, 넌 그런 날 알겠지.

어떻게 생각해 보면 조금 비참해. 너는 연애를 하지는 않지만 여러 여자들을 좋아했고, 난 변치 않고 너였지. 이렇게 쉽게 끝날 사랑이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거야. 너에겐 나 하나 쯤 잊기는 쉬웠나 봐, 난 아닌데.

첫사랑이라 이렇게 미숙한 거고, 첫사랑이라 이렇게 힘든 거였으면 좋겠다. 첫사랑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평생 잊지 못 할 거야. 내 3 년 동안의 전부가 돼 주어서 고마워. 너에게도 나름 좋은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어. 더이상 구질구질해 지지 않을게. 잊은 척이라도 열심히 해 볼게. 정말로 사랑했어. 잘 지내, 아프고 또 아팠던 내 첫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