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말리는 결혼

결혼어렵다2018.02.13
조회8,782

안녕하세요. 결시친을 좋아하는 33살 사무직 여자사람입니다.

댓글로 현명한 조언 많이 해주시길래 저도 듣고싶어서 글 올려보아요.

산 경험 듣고싶습니다.

 

말 그대로 사주에서 말리는 결혼 하신분들 이야기를 듣고싶어요.

사주에서 말리는 결혼했지만 잘 사는 경우도 좋고요.

사실 이게 궁금했던거라서 아랫글은 안읽어보셔도 되는데 혹시나 궁금하실까봐 몇자 적겠습니다.

 

 

사주를 맹신하는건 아니지만 서른넘어서 가끔 답답할때 보고 있어요.(살면서 3번 봤어요) 

 

제 남자친구는 34살, 만난지는 10개월, 이번주에 서로 부모님께 인사드리기로 했고요.

결혼을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빠르게 추진할 목적으로 부모님을 뵙는건 아니고,

결혼을 결정함에 있어서 서로의 부모님을 먼저 뵙는것도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명절이라 명절전에 간단히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상견례 아님)

 

남친은 담배, 게임 하지만 많이는 안하고요. 담배는 솔직히 싫지만 (줄이고있고 결혼하면 끊겠다고함 )게임은 취미로 인정해줍니다.

술은 못마시진 않는데 안좋아해서 저랑도 몇번 먹은적 없고 친구들 만나도 맥주한잔으로 분위기 맞추는 정도에요.  심성은 착한데 바보같이 착한거 말고 (무조건 네네 그래그래 하는거 싫습니다.) 또 화낼때는 화낼줄알고 장애인 주차장에 불법주차돼있는 차 신고하고 뿌듯해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런사람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 싶어서 인삿날도 잡은건데 바로 그저께 일이 터졌어요.

 

그전에  말씀드릴게 있는데 , 아버지가 아들에게 많은 의지를 합니다. 아들도 다 받아주고요.

처음에 저랑 사귀기전 같이 밥을 먹는데 아버지가 서울가는 중에(집이 경기도 외곽입니다.) 차가 멈췄다며 남친에게 전화를 하더라고요.

남친이 보험회사에 전화합니다- 보험회사가 정확한 위치가 어떻게 되냐 물으니 남친이 다시 아버지께 전화해서 위치를 묻고는 다시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알려줍니다.

5분뒤에 아버지가 시동이 다시 걸렸다고 아들에게 전화- 아들이 보험사에 전화해서 취소.

 또 시동꺼졌다고 아버지가 전화- 또 아들이 보험사에 전화. (3번 정도 반복됐고 결국 차가 멈춰서 레카차 출동)

밥을 먹는건지 ... 밖에서 통화하는 시간이 더 길었죠.

제 생각엔 아버지가 보험회사에 전화하면 더 빠를것 같은데 보험이란게 복잡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밥을 다 먹고 절 집에 내려주더니 아버지를 모시러 가야겠다고 합니다.

서울로 결혼식 보러 가셨는데 차가 망가져서 발이 묶였다고 합니다..

서울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데 모시러 가서 집에 데려다 드리고 다시 저를 만나러 왔습니다.

 

남친집에서 저희집까지는 삼십분정도 걸리고요.

 

그 후에도. 데이트하다가 몇번 불려갔는데 10번정도 되는것 같아요.

 

 

무튼 이틀전 일요일에 같이 찜질방에 갔습니다.

각자 씻고 밥을 먹는데 밥먹고 집에 가봐야 한답니다.

아버지가 모임이 있으시다고 돈찾아달라고 방금 전화가 왔다면서요.

이때 표정관리가 안됐어요.

원래 맘에안드는거 있으면 서로 대화로 풀려고 하는데 이번엔 뭐랄까 약간 포기하는 심정도 있었고. 싫은소리 하기 싫어서 처음엔 밥을 그냥 먹었어요.

 

그리고 찜질방에서 나와 저를 집에 바래다 주었고.

한시간정도 티비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돼서 톡으로 아래와 같이 대화 했습니다.

 

 

나- 그걸 왜 오빠가 가야돼? 어머님도 계시는데 저번에도 돈찾아드린다고 갔었잖아

남친- 부모님일인데 그것좀 이해해 주면 안돼?

나- 아니 누가 돈찾아드린다고 30분걸리는 곳을 간다는데 바로 이해해. 그래 무슨 사정이 있겟지 그럼 나한테 갈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시키면 되잖아.

남친- 무슨 설명을해 이미 화가났는데 무슨 설명을 하니

나- 화가났으니까 더더욱 설명을 해야지

남친- 그만하자 나도 멀리까지 돈찾으러 가는거 짜증난다고 그러니까 그만해

나- 아니 그렇게 통보하고 가버리면 다야?

남친- 아버지 통장이ATM 등록이 안돼서그래 

(이부분도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니까 넘어갔어요.)

 

나- 그럼 그렇게 처음부터 말을 하든지  

남친- 이미 화가났는데 무슨 설명을 하냐고

(무한반복)

 

 

물론 작은일로 싸운거지만 저는 여기서 뭔가 촉이 왓어요. 그전에도 작고크게 가끔 싸우긴 했지만 이렇게 말이 안통한적이 없었고 싸워도 하루를 넘기기전에 화해했고요.

그전에는 아버지랑 같이 사업을 하기 때문에 아버지 말씀을 거역하기 힘들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번에는 화내는 수준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싸우고 처음으로 이틀이 지나고 전화 한통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연락했죠. 오늘 만나기 싫대요 (이런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헤어지네 마네 나오다가 그럼 전화로 헤어질거냐 일단 만나자고 해서 두시간뒤에 만나기로 했고요.

 

 

저는 이때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착하긴 하지만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줄 알고 나한테도 감정표현 솔직히 하던사람이

부모님얘기가 나오니까 무조건 이해해라하면서 효도 막는 못된 여자친구처럼 대하는 그사람이 너무 낯설었어요.

결혼해서 중재를 못할것 같더라구요. 이혼사유 1위가 고부갈등이라는데,,

시부모님한테 섭섭한얘기 들어서 남펴이랑 상의하면 논리적으로 나를 설득시키는게 아니고

부모님이니까, 좋은분들이니까,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대답할것 같은거에요

 

돈, 명예 없이 사람하나보고 평생에 내편하나 얻어서 화목한 가정 꾸리는게 제 목푠데

그 사람이 내 편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두렵더군요.

 

준비를 빨리하고 미리 봐두엇던 (원래 남친이랑 같이 가기로 했던 점집) 점집에  갔어요.

두시간 뒤면 남친을 만나는데 헤어져야할지 붙잡아야할지 도저히 모르겟는거에요.

( 불효자보다는 효자가 낫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도;저희는 딸만 셋이고 제가 장녀에요. 장녀로써 책임감이 있는데 결혼하면 내 가정이 우선이고, 부모고 뭐고 다필요없다는 남친이라면 그게 더 싫을것 같긴해요)

돈찾으러 간 것 때문에 헤어지는것도 웃기고요,

저도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때는 왜 인지 점집에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네요. 그때 사주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게 .  그땐 반 정신이 나가있었나봐요. )

 

 

사주에서는 제가 너무 아깝대요. 귀한사주라고 해주셨어요.

두시간만 빨리 태어났으면 완전 망하는 사주에다가 무당이 될 사주였는데 잘 피했다고

그래도 두시간 차이지만 그런 무당 '촉'이 있는데

너도 왠지 모르지만 그사람이 찜찜 해서 왓을거라고

(근데 무당아니라도 제 상황을 겪었으며 다들 찜찜해 하셨을것 같긴해요 ㅋ )

또 평강공주 사주라고 해서 저를 만나면 남자가 잘 된다고 하더라구요.

이 남자도 데리고 살려면 살수 있고 ㅡ 돈이 많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게 살수있고,

대신 고부갈등이 심할거고. 자주 싸울거라고 하네요. 그래도 말년엔 여행 좀 다니겠네

그러면서

행복한 가정 꾸리고 싶지?

올해 삼재 끝나면 내년 가을에 나타날거니까 기다려라 돈, 명예도 있는 사람일거다 하길래

저는 사실 그런걸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답답하고 틀에 박힌사람 싫다고 햇더니

그런사람 아니고 의사라면' 장인어른 오늘 수술이 힘드네요. 환자가 짜증나게 하네요

술한잔 하시죠' 하면서 서글서글한 사람이 - 니가 원하던 사람이 올거라고 했어요.

 

 

결시친에 다른글들을 읽다가 좋은 조언이 많길래 혹시 저도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저도 모르게 글쓰기를 눌렀네요

 짧게 물어본다는게 말하다보니 길어졌네요 ㅎㅎ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사족이 본문보다 너무너무 길었지만 결국 질문은 이거에요

 

사주에서 말리는 결혼 하셨거나 주위에 비슷한 사례가 있으신가요?

 사주는 그냥 사주일 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