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일기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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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다 고삼이고
다들 그래 고삼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때만큼 재밌는 때가 없다고
순 모순이네 싶었다 그만큼 억압을 받으니까
내 꿈은 부사관이다 그냥 고2 때 부터 되고 싶어서 군대탐방도 다녀왔었고
직업이나 진로 특강 들을 때도 꼭 직업군인을 찾아 들었다
오늘 학원에서 자습을 하다가 얘기가 샜는데 메인토픽이 진로였다
난 학원에서 조용한 편이니까 친한 애도 딱히 없고... 조용히 있어야지 싶었지
다들 말이 많았다 '제가 갈 대학 최저는요...' '저는 일단 저희 지역을 뜨고...'
그러다 선생님이 말을 거셨다 '쓰니는 어느대 갈 거야? 진로는 정했어?'
삽시간에 분위기가 다운되고 내가 입을 열었다 '전 군대 가고 싶어요'
진짜 갑분싸라는 말을 3초간 온 몸으로 체험했다
친하지도 않았던 애들이 왜? 왜? 하며 대답을 보챘고 선생님도 괜히 더 말을 붙였다
다들 꿈에 꼭 이유가 있나? '그냥 되고 싶었어요' 했다
쏟아지는 질문이 터무너기 없었다
'대학보다 군대가 쉬울 거 같아서?'
'거기 아무나 가는 곳 아닌데'
'진짜 이상하다 군대 가고 싶다는 애는 처음 봐'
그 중 제일 어이 없었던 말은
'남자 보러 가?' 였다
원체 조용한 척 했었으니까 큰 소리 못내고 아니오 하고 말았는데 진짜 환멸났다
내가 간호사가 된다그래도 그런 소리가 나왔을까? 싶었지
제일 짜증나고 답답했던 점은 학원엔 모두 여자밖에 없었다는 거다
왜 그러지 지들은 군대에 남자만 보러 가나? 대학이 그렇게 중요한가?
아무나 가는 곳 아니면 누가가 성인군자만 가는 곳인가?
하루종일 찝찝했다 부모님 께도 내 진로를 정확히 말씀 드려야 되는데
이유 없이 내 진로는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