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석촌호수 괴담

ㅇㅇ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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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처음 써보는 글이라, 아빠가 말씀해주신 얘기를 제가 잘 살려 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얘기였어서 한 번 적어봅니다.
저희 아빠는 서울 토박이로, 강동구와 송파구 두 동네에서 자주 이사를 다니며 학창 시절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아빠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강동구에 거주 중이고요.때는 약 30년 전 석촌호수가 지금처럼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그 때 당시, 이제 막 강에서 호수로 변했던 석촌호수에는 관리인들의 눈을 피해, 몰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썰매를 타기도 했다고 합니다.)그래도 관리소 측에서 통제를 하긴 했다고 하니, 낚시 허가가 난 장소였다거나 자유롭게 낚시를 할 수 있었던 장소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여튼, 그 때 20대 초반이었던 저희 아빠는 친구 한 분과 함께 석촌호수로 낚시를 하러 가셨다고 합니다. 집과 가까우니, 뭘 건질 생각보다는 그저 재미로 한 번 가보셨다고 합니다.관리인들의 눈을 피해 낚시를 해야 하다보니, 다른 낚시꾼들이 자주 낚시를 하는 위치와는 정반대인 곳을 낚시 장소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저희 아빠와 아빠 친구 분은 제대로 된 낚시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어서, 정말 간소하게 낚시대와 뜰채 정도만 가져가셨다고 합니다. 그 때, 낚시의 '낚'자도 몰랐었던 두 분은 미끼도 없이 낚시를 하셨다고 해요.아무리 물에 담궈보아도, 물고기가 근처에 오는 느낌 조차 들지 않자 역시 자리가 문제인건가 싶어 자리를 옮기려던 그 때...! 아빠 친구 분의 낚시대가 갑자기 휘어지더랍니다.드디어 물고기가 잡힌 건가 싶어 들어올리는 그 순간, 아빠와 아빠 친구 분은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바로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잔뜩 뒤엉켜있는 사람의 두피였다고...지금 생각해보면 물고기가 톡톡 건드리는 느낌도 전혀 없었고, 미끼 조차 가져가지 않았었던 상황이라 뭔가가 잡힌다는 것 자체가 정말 이상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게다가 바다가 아닌 호수라서, 해조류에 걸렸다고 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해요.그리고 그 때는 지금처럼 석촌호수가 사람이 붐비는 곳도 아니었고, 석촌호수에서 종종 자살 말고 익사해서 죽는 사람들도 있었던 시절이라, 정말 이건 사람의 두피 말고는 다른 것일 거라는 생각이 안 드셨다고 합니다.어떤 것 때문에 죽은 사람인지는 몰라도,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하며 말을 마치셨습니다.
지금으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라, 듣는 내내 저도 어안이 벙벙해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