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2018.02.21
조회367
안녕.

오랜만이네. 2년만인가.

오늘 신촌 갔었어.

안그럴거 알면서도, 그럴리 없을거라는거 알면서

혹시 너 마주칠까봐 조마조마했다.


마주치고 싶었는데, 또 마주치고 싶지 않았어.

마주쳐서 훌훌 털어내고, 쿨하게 얘기하고. 다시 미련없이 잘 지내고 싶은데

또 한편으로는 그게 안되거든.


요즘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싱숭생숭해.

너가 생각나. 그리고 그리워.

근데 너보다 그때 그 시간들이.

진짜 웃기지... 이젠 다 털어내고 잘지낼때도 됬는데.

까마득한 일인데 이젠.



정말 너 잊고 살았어 지금까지.
한 학기 한 학기. 하루하루 난 정말 정신없이 살았거든.

미친듯이 일하면서, 없던 일정도 만들어내면서 살았어.

근데.

그렇게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말 예고없이 찾아오더라

너에 대한 기억들이. 내가 꾸역꾸역 누르고 참고 애써 부정했던. 가둬놓았던 감정들이...


그래서 울었어. 그저께였나..

헤어지고 2년도 더 된 일인데

웃기지 진짜...

시간이 이렇게 지나도 속상하더라. 엄청.


너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만나면 절대 물어보지 않을걸 알아서 그냥 말할게. 지금.

우리는..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우린 왜 헤어진거야?

난 아직도 모르겠어. 정말.

왜?

헤어지자는 얘기 꺼냈던 건 너였으면서 왜 그렇게 힘들어했어?

왜 그렇게 후회했으면서 끝까지 안잡았어?

나는 이해가 안돼.


이제까지는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지내왔는데,

한달전쯤 이해가 되더라.

아니 사실. 내가 오해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르지.


너는

내가 네 곁에서 행복하지 않아 한다고 생각했니?

내가 다른 남자애들 곁에서 더 행복해하는것 같았겠지..



너는 네 삶에 직면한 문제들을 바라보고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 와중에 사랑을 갈구하고, 닦달하고 화를 냈지.

스킨쉽만 요구하고.

그래.

결론적으로 너를 지치게 했지. 내가.



여기까지는 이미 알고 있었어.

근데.

최근에 누가 웃긴 소리를 하더라.

너는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졌던게 아니었을거라고.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잡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졸업하고.

결혼하자고 하면서... 다시 사귀자고 할 생각이었어?


미련한거 아는데

저 소리 들으니까 왜 이렇게 무너지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건데 이렇게 무너져.


왜 나 보고싶다고 했다면서 한번도 안잡았어?

그렇게 친구들한테는 장난식으로라도 여러번 말했으면서.




그래..

근데.

저게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너에 대한 생각과 마음 정리해보려고.


너를 이제 마음에 억지로 묻어놓는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는게 아니라

그냥 놓아주고, 보내주려고.

우리는 끝났잖아.

그리고.

네가 지금까지 잡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얼마전에 들었어.

여자친구 생겼다며?

축하해.

진짜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이야.

네가 나 때문에 더 이상 힘들지 않아서 행복해.

네가 예쁜 연애, 행복한 연애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마주치게되면, 그때는 너한테 말할게.

고마웠었다고. 그리고 미안했었다고.

그때는 웃으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남자친구 있는건 들었지? 나도 잘 지낼게 이 사람이랑.

나도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고, 이 사람도 엄청 잘해주거든.




음.. 하고 싶은말은 다 했는데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할지 모르겠다.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