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한테 돈을 줘야 할까요?

2018.02.22
조회5,819
일단 여기다 쓰는 게 맞는 지 모르겠지만 더 어울릴 만한 카테고리를 못 찾겠어서 결시친에 씁니다.

얼마 전 남친과 헤어졌습니다.


3년 반, 4년 가까이 사귄 사람입니다.


저보다 7살 많습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일 때 졸업을 해서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기업에 취업 했습니다 (군대랑 휴학 이것저것 해서 졸업이 조금 늦춰졌어요).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롱디가 됐습니다. 저는 자연스레 헤어질 줄 알았는데 남친이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회사원이니 돈을 버는 남친은 대학생이라 비교적 시간이 많은 저의 교통비와 함께 지낼 때의 데이트 비용과 생활비(?)를 모두 냈습니다. 일본 여행 한번, 제주도 두번, 그리고 국내 여행 두세번 갔습니다. 

물론 저도 보태긴 했지만 학생이고 공대라 좀 빡쎄기도 하고 알바를 많이 안 해서 보태봤자 몇십만원이였죠. 남친 생일엔 그래도 최대한 비싸고 좋은 선물을 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30만원 지갑을 사준 적도 있고 헤어져서 못 사주지만 이번 생일엔 20만원 넘는 키보드 살 준비 했었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길게 들어갈 필요가 없는 거 같지만 일단 현실적인 문제, 답이 없는 문제에 부딪혀 좌절하고 있다가 연애 초반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던 안 맞는 부분이 결국 팡 터지고 말았습니다. 둘 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있는 거 같은데 현실적으로 그냥 잊고 사랑하기엔 너무 크고 중요한 부분이라 결국 이별을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남친의 돈입니다. 
저랑 롱디 하면서 여행 경비도 대부분 내고 데이트 비용도 매번 내고...일년에...한...한 1000만원 가까이 쓴 거 같네요. 4년 가까이니까 4천만원을 저희 연애에 투자 한 거네요.
말 할 때마다 씁쓸했지만 나 아니였으면 동기들 처럼 좋은 차를 살 수 있었다고....


4년... 사귀자 마자 취업 해서... 벌은 모든 돈 중에 4천만원 가까이 자기 자신한테 투자를 못 하고 저한테 투자를 했네요....



게다가 그때 당시 27... 이제는 31. 결혼도 해야 하는데 돈도 못 모았고....




전남친은 절대 돈 내놔라 뭐라 할 사람은 아니에요. 항상 자기가 좋아서 쓰는 거라고 하고...




근데 진짜 너무 미안해요...
진심으로 결혼 할 마음으로 지금까지 사귀었고 돈이 없는 학생 이였기에 나중에 취업 하면 더 잘 해주고 다 갚을 거란 마음에 크게 부담 없이 받았는데... 게다가 사실 롱디라 어쩔 수 없이 둘 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보기가 힘들어서 큰 고민 없이 4년간 그렇게 지냈던 거 같아요.



그렇다고 돈 때문에 계속 사귈 수도 없고.... 결코 쉽게 헤어질 결심을 한 건 아닌데....





인간적으로 참 괜찮은 남자 인생 망친 건 아닌지 고민입니다.....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고 갚아주고 싶고 그런데...
그렇다고 전남친한테 무슨 매달 몇십만원 보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많은 걸 받아서 그만큼 돌려 주지 못한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요....


다행히 약간 결혼에 대한 압박도 안 받고 급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그나마 다행인데...




그냥 너무 미안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