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푼글]이승연씨, 당신

그러지마 승연200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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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계속 '나의 작품을 누드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당신을 둘러싼 네띠앙 관계자는(또는 알바생은) 아마도 이렇게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옷을 입고 찍은 테마라면 괜찮고 벗고 찍으면 맞아죽을 일이냐? 누드는 외설이 아닌 예술이며, 예술에 뜻깊은 테마를 취하는 것이 뭐가 나쁘냐. 여러분의 분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바 아니지만, 이와 같은 반응은 누드라면 무조건 외설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누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 준다."

뭐, 이런 정도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한줄쓰기 의견란에 이와 비슷한 얘기가 딱 한명 있더군요. 얘기 자체는 그럴듯합니다. 우리가 너무 닫힌 사고를 가진 것은 아닌가. 역사적인 고통 문제 때문에 지나치게 민감해진 것은 아닌가.

그런데 어떡하지요. 우리 사회에선 엔간해서는, 최근에 옷을 벗고 찍은 일련의 사진이 단 한 번도 예술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외설이라고까지는 굳이 얘기 안해도 단지 끝없이 소비되고 생산되는 자본주의 산업 상품의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옷을 벗었다 입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중하게 다루어져야 할--그리고 아직 소기의 결과조차 보지 못한 사안이 상업의 소재로 소비되기 위해 선택되어졌다는 것 그 자체가 모욕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아무리 누드가 아니라고 주장해 본들 그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인 셈입니다.

물론 옷을 입고 찍었으면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비난에서는 조금 몸을 비킬 수 있었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상업적인 가치와 이슈화 면에서 떨어지고 결국 아무도 봐 주지 않는 평범하고 초라한 화보집이 된다고 생각했겠죠. 그러니 슬쩍 벗었겠죠. 결국 상업의 논리로 간 거 맞지 않습니까.

어쨌든 당신은 크게 한 건 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이전까지 아무 관심 없던 이들, 수요집회라는 게 있었는지도 몰랐던 이들의 열화와 같은 분노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성공했네요. 그 비난의 화살을 맞아 가면서라도 위안부 문제가 환기된다면 좋겠다는 순수한 정신으로 임했나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가진 냄비 근성에 그게 오래 갈 거라고 생각했나요. 결국 당신이 추구(?)하려 했던 위안부 문제의 근본은 어느새 그들 가슴에서 잊혀지고, 그들 가슴에는 당신에 대한 불쾌한 기억만 남아 있을 텐데요. <옛날에 그,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상한 짓 했던 여자>로 말입니다. 그것은 지금 열심히 뛰는 정대협을 두번 죽이는 일입니다.     http://blog.empas.com/nowheregirl/?a=789844&c=94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