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펴놓고 아니라고 뻔뻔하게 나오던 남자친구

무민2018.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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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말 군대 휴가를 나와 일을 하던 너와 연애를 시작했다.
지난 상처로 인해 널 온전히 믿지 못했다. 그럼에도 너는 날 좋아해주었고,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늘 얘기해주었다.
날 보러 2시간 거리인 인천으로 와주었고, 너의 그 행동과 마음이 예뻐 나도 너를 만나러 서울을 갔다.
만난지 얼마 안 된 너는 내게 관계를 원해왔다.
싫었지만 져주듯이 하게 되었다. 그런 것 또한 너가 날 너무 좋아해서 그런거라 믿었기에

며칠이 지났다. 모르는 여자가 우리들이 사랑을 주고 받은 페이스북 댓글에 답글을 달았다. 자기 친구와 사귀면서 뭐하는 짓이냐는 내용의 글이였다. 너는 일을 하고 있던 시간이였기에 우선 댓글을 지우고 메세지를 보냈다.
너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심장이 떨려왔고,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뭐라고 답장을 해야 할지 진정이 되질 않았다.

침착하고 모든 얘기들을 들은 후 너에게 물어보았다. 넌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게 누구냐고 했다. 추궁 끝에 결국 너는 너에게 말하려고 했었다, 상처 받을까봐 숨겼다, 조용히 정리하려했다 라며 변명을 했다.

이미 그 사람과 너가 대화를 나눈 카톡 사진을 이미 보았는데 그걸 믿으라고 하는 말인건가 화조차 나지 않았다.
나와 관계를 가진 다음 날 내게 일을 하러 간다고 하고선 그 사람을 만났단다.
커플 폰케이스를 맞추고, 전역하면 같이 살자고, 결혼하자고, 사랑한다고, 내게 했던 그 말들 그대로 했더라.

내가 아는 오빠에게 고백을 받았다는 얘길 듣고 화내며 내 폰을 뺏어들고 남자친구 있다고 대신 답장을 하고, 다른 남자 만나지 말라던 너가 날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났다.

따졌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도대체 뭐가 아니라는건지 너는 그저 아니라며 어쩔 수 없었다며 너 밖에 없다고 그 사람과 당장이라도 헤어지고 너만 보겠다 하였다.

헤어졌다고 하며 보여준 대화 내용은 다른 사람이 더 좋아졌다며 헤어지자는 내용이 아닌 너가 나에게 못해줘서 바람을 핀 것이라며 탓하는 말과 헤어지자고 그만하자는 그 사람의 답변만이 있었다.

책임회피. 난 무슨 생각이였는지 사과와 함께 똑바로 헤어지잔 말을 남기고 오면 용서해주겠다 하였다.

너는 내 말대로 한 후 완전히 끝을 냈고, 며칠 뒤 전역을 했다. 그 뒤로 난 의심이 많아졌다. 매일을 싸우고 화내고 화해하고 반복하였다.
지칠 때면 힘들다고 그만하자고 하는 것이 내 말버릇이 되었고, 미안하다며 안 그러겠다며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너의 말버릇이 되었다.
계속 잡는 널 보며 우쭐해진 난 너에게 매일 폭언을 날렸다. 만나기만 하면 툭툭 치고 욕하는 것이 일상이였다. 그럼에도 넌 내 곁에 있어줬고, 먼저 사과하고, 사랑한다며 안아주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당장이라도 헤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관계를 유지하며 만남을 이어왔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표현이 어울린달까

나는 그러면서 한결 같은 너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믿어보려 했나보다. 아니 어쩌면 포기한걸지도 모른다.
만날 때 마다 확인하는 너의 카톡 목록에는 새로운 여자가 있었고, 그 대화 내용은 너의 사진을 보내주며 만나자고 사귀자고 친하게 지내자고 이쁘다고 나 어떠냐는 그런 내용 뿐이였으니까

지쳐가면서도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커져있었다. 그렇기에 화를 내면서도 너를 놓지 않았고, 헤어지자면서도 너를 받아주었다. 너무나도 미련하고 바보 같은 나의 결정 때문에 너와 난 서로에게 끝없이 상처를 주고 받았고, 나의 마음은 곯아있었다.

또 다시 우리가 헤어졌던 2017년 12월 31일.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시작 된 너의 매달림으로 인해 하루만에 다시 만나게 된 2018년 1월 1일. 나는 그 날 너를 쳐냈어야 했다. 새해가 된 후 가장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 너를 내치지 못한 것 나는 그 것 뿐이다.

늘 그렇게 아슬아슬한 사이였던 우리는 잘못을 하지 않으려 내 말을 듣는 너와 화를 덜 내려고 참는 나로 인해 어느정도 보기 좋아졌다.
그리고 1월 27일 우리 고모집을 함께 놀러가면서부터 더욱 좋아졌다. 난 멍청하게도 너를 믿으려 했고, 좋아해도 될 거란 결론을 내리고, 나의 지난 과거 중 가장 힘들고 상처가 되었던 이야기를 울면서 털어놨다.

이 얘기를 들으면 너가 날 떠날까 두려웠다고 울던 나를 넌 괜찮다고 고생 많이 했다며 안아주었고 난 정말 너를 믿었다.

그 날 이후로도 역시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싸우긴 했지만 이 전보다는 많이 풀어졌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난 널 완전히 믿고 있었고,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좋아하고 있었다. 지쳐가면서도 날 잡는 너를 보며 쌓여가던 좋아하는 마음이 훅 커져버렸다.
너가 허세스레 하던 같이 살자고 결혼하자던 그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이미 너와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꿈은 하루도 채 가지 못했다.

기분 좋게 너와 통화를 하다 잠시 끊은 사이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기쁜 마음으로 통화를 한 내 마음은 절망감에 빠졌고, 나의 얼굴은 감정을 숨길 수 없을 만큼 일그러졌다.
또 그 날처럼 내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손이 떨려왔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너 남자친구 바람 피는 것 같아. 라니, 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을 느꼈다. 1년 전 이 전에 만난 사람에게 받은 배신감 보다 더 컸다고 느꼈을 정도로 마음이 찢겨져 나갔다.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전화한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내게 그 바람을 폈다고 얘기해준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확인을 할까말까 수억번은 고민했지만 내 손은 이미 메세지를 눌렀고, 내 눈은 글을 읽어내려갔다.

죽고싶었다. 너무 죽고싶었다. 정말이지 죽어버리고 싶었다.
그 사람과 너의 마지막 문자 내용에는 이미 내게 다 말했다는 내용과 그 것을 왜 내게 말하느냐고 화를 내는 너의 번호였다.
그 사람이 보내 준 카톡 캡쳐사진 속엔 나에게 하던 다정한 말들과 섹드립이 들어 있었고, 두 번이나 만났다는 내용이 있었다.

또 다른 사진 속엔 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지친다고 헤어지자던 내게 너가 울면서 매달리던, 속상해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다던 그 날이라고 했다. 그 날 넌 여자문제로 지친다고 힘들다고 말하는 내게 이제 바람은 피지 않는다고 화를 내던 날이였다.
사진 속 너의 모습은 둘이 함께 모텔에서 술을 마시고 관계를 가지고 술에 취해 잠들어 옷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헐벗은 모습이였다.
헤어지자고 한 것이 미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자던 나에게 우느라고 전화를 받지 못한다고 하던 너였다.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내게 그런 말 하지말라고 너 뿐이라고 사랑한다고 널 위해 인형도 뽑았다고 말하던 너였다.
내 전화를 받고, 울면서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그러지 말라던 너였다.
화가나고 절망스럽고 슬프고 죽고싶고 허탈하고 어이없고 웃음이 나다가도 또 다시 눈물이 났다.
너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 여자에게 화를 내는 문자를 보내면서 나의 연락은 모두 무시했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너에게 연락이 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잠들었다며 무슨 일이냐는 답장.
무언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린 심하게 다투었다. 미친듯이 싸웠다.
나는 그 날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다. 그 여자에게 죄송하다고 감사하다고 끊임 없이 얘길 했다.

나는 호구였다. 매달려 준다고 우쭐해지고 자만했던 내가 병신이였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난 호구였다.
널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 연락을 끊지 못했다. 단답을 하고 전화를 받지 않고 답장도 느리게 했지만 연락을 끊지 않았다.
가족들을 만나러 간 설에도 너가 놀러오겠다던 그 약속을 떠올리며 너와 연락을 했다.
마치 그 날 일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웃다가도 그 일이 바로 방금 전이였던 것처럼 불 같이 화를 내며 욕설과 저주를 퍼붓는 정신 나간 여자가 되어 있었다.

난 너를 정말 좋아했다. 화를 내는 나에게 너는 나의 상처를 가지고 협박을 했고, 아무렇지 않게 얘깃거리 삼았다.
만약 너가 그러지 않았다면 난 널 용서하고 계속해서 만났을지도 모른다.
당할거 다 당하고 널 놓은 내가 미련하지만 이제라도 놓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분명한건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너를 떠났고, 내가 네게 버려졌다.
나 혼자만이 붙잡고 있던 그 정신 나간 사랑은 끝이 났다. 그럼에도 난 아직 널 보고싶어 하고 좋아하고 그리워 한다. 나는 당분간 아니 어쩌면 평생 너가 내게 준 선물들과 우리가 나눠 낀 팔찌와 반지를 버리지 못할 것 같다.

나는 너가 싫다. 그렇지만 나는 너를 좋아한다.
마지막까지 나 밖에 없다는 입 발린 소릴하던 너에게 언젠가 다시 연락이 오길 바란다.
그 때의 나는 분명 행복할테니까 니가 없어 행복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