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2018.03.09
조회39

 

 

어쩌면 두번다시는 얘기하지 못할 저의 할머니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해요.

제가 부모님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할머니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저와 제 동생들을 키워주셨어요.

학창시절 다른친구들은 부모님이 졸업식에 와서 축하해줬지만,

저에겐 할머니가 제 동생들을 데리고 와서 축하해주셨습니다.

어쩌면 엄마보다 엄마같은 분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동생들에게도 정말 애틋하고 각별하신 분입니다.

그만큼 저를 사랑했고 제 동생들도 너무나 사랑하신 분입니다.

또한 저희 뿐만이 아니라 할머니는 자식들에게도 정말 좋은 어머니셨습니다.

제가 들었던 이야기로는, 저희 어머니가 어린시절 집안이 정말 힘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장사를 하면서 5남매를 먹여살리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후에는 할아버지가 잘 되시면서 집안이 많이 풀렸다고 들었어요.

 

우리 할머니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오셨어요,

저희는 겪어보지 못했던 전쟁으로 인하여 배움을 마치지 못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어릴때 같이 한글을 배우셨습니다.

 

전 저희 할머니가 굉장히 좋았고 자랑스러웠어요.

우리 할머니는 항상 빛나는 분이였고, 가끔 말을 막하시기도 하시지만...

결코 제가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는걸 알고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친자식들은 그런걸 별로 느끼지 못하고 감사하지를 못했나 봅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19년전에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만큼이나 할아버지도 정말 좋은분이셨고 사랑을 가득주는 분이였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집안 전체가 많이 기울었고,

친척들은 하나 둘씩 할머니를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남겨주셨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고,

심지어 몇년후, 저희집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 등돌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외할머니였어요. 엄마측에서 보살펴드려야 하는 외할머니였습니다.

하지만, 친척들은 어머니가 없는 저희집에 할머니를 두고 갔습니다.

 

전와이프의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저희 아버지 속은 어땠을까요?

또한 자식들이 아무도 모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할머니는 어땠을까요?

그래도 아무런 내색하지 않고 모시고 살았습니다.

저희 아빠도 정말 대단하고 착하고 멋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후 외삼촌이 저희집에 들어와 살게되면서 상황은 달라졌고,

저희는 참지 못한 나머지 저희 식구만 나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후 시간이 10년이 흘렀습니다.

 

외할머니는 작년에 사고를 당하신 후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수술도 하시고, 퇴원후 몇달간 저희집에서 지내신후에 자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생활이 편안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가끔 찾아뵈었지만 혼자서는 식사도 제대로 하시지 못할 뿐더러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희집에 계실때보다 오히려 더 야위어 계셨고, 친척들은 챙겨준답시고 오더라도 좋은소리를 하지는 않고 옆에서 요양병원 들어가야되는거 아니냐면서 화내고 잔소리하는게 대다수였습니다.

그리고 밖에서는 좋은사람인척, 멋진사람인척, 효도하는 척 하는것 같았습니다.

 

할머니는 나날이 더 야위어갔고,

결국 할머니는 내일 요양병원 들어가십니다.

누구 하나 모신다고 말하지도 않고, 본인들이 할일을 남에게 떠넘기고, 결국 이상황을 만들었네요.

이럴거면 그냥 저희집에서 계속 모시게 놔두지 왜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입모아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오래 못 사실것 같다."

 

간병이 힘든 것도 알지만, 이런 결말이 나올때까지 다들 뭘 했던 걸까요?

 

전 19년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할아버지 관이 땅에 들어가고

할아버지의 시신이 들어간 관 위에 삽질하여 흙으로 덮어버리는 그 순간까지

그 순간 그 사람들이 했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아버지, 잘했어야 했는데... 잘했어야 했는데...."

"어머니는 저희가 잘 모시고 살게요...아버지도 편안히 가세요..."

 

지금 친척들은 그 말을 하나라도 지키면서 살았을까요?

또 후회하겠죠. 시간이 지나면 또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살겠죠.

 

저도 후회합니다.

우리 할머니는 차타는걸 정말 좋아하시는데 면허 따고 드라이브한번 제대로 못시켜드린것도,

할머니랑 맛있는것도 더 많이 먹으러 다녔어야 했는데 못먹은것도 너무 한이됩니다.

할머니가 정정하실때 할머니한테 가끔 전화오면 조금 귀찮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는데 이마저도 너무 후회됩니다.

용돈도 더 많이 드렸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한것 같은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두렵습니다.

사실 정말 잘못되실까봐 이제 영영 이별해야 할까봐 정말 무섭습니다.

감당하기엔 너무 큰 슬픔일 것 같아요....

 

여러분은 효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모든 가정이 동일하진 않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효도가 너무너무 필요했네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서 할머니가 정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별은 항상 아프니까요..

모두 잃어버린 후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이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고 보낼수 있게

제가 할수 있는 모든 노력들을 다 해보려 합니다.

정말 신이 있다면 할머니의 사고 전날로 되돌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