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합니다.

미투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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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 두아이의 엄마입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에서 유명인들이 거론되고 또 여론의 뭇매와 함께 다방면으로 가해자가 처벌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한 여자이기도 하고,

이런 모습을 보며 마음 한구석 응어리를 가지고 있는... 저는 피해자입니다.

물론 여러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볼만한 유명인에 관한 글은 아니기에 이슈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패스거리가 될수도 있겠지만 저의 작은 목소리가 미투운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올립니다.

 

20년전이었던 중학교 시절 저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신 저희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당시 정부의 지원으로 입주하게된 영구임대아파트에는 아마도 저와같이 어려운 친구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환경적인 문제아들이 그당시에도 참 많았지요.

그리고 그 아파트내 상가에서 저희 어머니는 작은 가게를 창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도 조금 숨을 쉬고 살수 있겠구나 하던 그때가 저의 인생에 가장 쓴 잔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소위 말하는 일진이라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남자아이들 몇명은 저희집이 비어있다는 것을, 또 그 비어있는 집에 저 혼자 있음을 알게되었지요.

 

평소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그 남자아이들 몇명이 방문하여 화장실좀 쓰겠다고 했던 그날...

저는 또래 친구들이 아닌 포악한 짐승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을 쓰겠다던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저에게 달려들었고 몸부림을 칠새도 없이 붙잡히고 말았네요. 울고불고 애를쓰다 저도모르게 그만하지 않으면 나 죽어버릴꺼라며 혀를 깨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아이들도 고작 15세.. 본인들도 놀라 주춤하며 제 몸위에서 내려왔지만 이미 저는 속옷까지 벗겨지고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날 엉겁결에 그렇게 돌아간 아이들은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문밖에서 소리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려 이웃집 아주머니로부터 애비없는 호로자식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제가 가장 두려운것은 저희 어머니가 이런 일들을 알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15살이었지만 저에게 엄마는 한없이 작은 장애를 가진 지켜주어야할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문밖에서 소리를 치겠다는 협박에 집에 없는 척을 하자, 당시 발신번호 표시도 없던 그때 저희집에 전화를 걸어 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 전화를 걸고 방문을하기도 하였고, 집에 엄마가 있다고 거짓말을하자 동네사람 모두 아는 저희 집 가게를 확인하고 방문하는등 나름 치밀한 방법으로 저를 협박하며 문을 열게 하였습니다.

 

당시 15살 저는 누구에게도 이런일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에게도, 엄마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성폭행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던 그때...

저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채 그렇게 문을 열어주어야만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제가 주범이었던 그아이와 나름 합의(?)를 했었습니다.

문을 열어주겠다. 그러니 더이상 집앞에 우르르 몰려와 소란을 피우지마라. 나는 엄마가 알면 절대 안된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진짜 섹스는 안된다..

 

나름 그렇게 합의를 보고 저는 그아이들이 찾아올때면 유사성행위를 해주어야만 했습니다.

죽고싶었고, 괴로웠지만

단칸방에서 힘겹게 나를 키워오며 매일같이 내가 잠든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던 엄마의 아픔을 알기에 죽을수도, 괴롭다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을 보낸다 당시 IMF로인해 어머니의 가게도 대출이자를 갚기가 어려워져 가게를 정리하며 저의 지옥같은 생활도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아니.. 끝이 날 줄 알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당시에는 함구했던 그 아이들이 일진이라 불리던 여자아이들에게 저와의 일들을 이야기했고 그여자아이들은 저를 __라 부르며 학교전체 왕따를 시키더군요.

 

저는 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같이 다른집 일을 갖다하며 여전히 힘들게 지내는 엄마에게도, 선생님에게도...

그리고 저는 어느날 일진 여자아이들에게 불려가 심하게 맞고나서야 앞뒤없이

왕따를 당하고 있고 학교에 가기가 힘들다.

검정고시공부를 열심히 할테니 자퇴만 허락해 달라며 처음으로 엄마에게 힘들다는 말을 꺼냈고,

엄마는 그런것도 몰라 미안했다며 더이상 강요하지 않고 저의 제안을 받아들여주었습니다.

 

그렇게 자퇴를하고 아파트내에서 오가며 아이들이 마주칠까 두려워 두문불출하는 저를 위해 이사를 가는것으로 엄마는 당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저에게 해주시는 것으로 저의 지옥같은 생활은 끝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후로 신앙적인 도움을 받아 나름 마인드컨트롤을하며 검정고시도 보고 대학도 진학하고, 나름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만나 외롭지 않게 학교생활도 할 수 있었으며 좋은 사람을 만나 이렇게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일이 생기면 아직도 꿈속에서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치는 문밖의 그 아이들의 꿈을 꿀때가 많습니다.

 

 

나름 나도 미투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밤에쓰면 너무 감성적이 될까 고민하다 이 한 낮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지만 떠올리는 그 아픔은 밤이나 낮이나 마찬가지네요.

 

제가 이렇게 미투를 하는 이유는 그 아이들의 처벌을 원해서는 아닙니다.

어쩌면 제글을 읽고 찔리는 마음을 갖게 될수도 있지않을까 싶지만 유명인들도 기억이 희미하다, 내 감정은 연애였다 등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며 일반인으로 살고 있을 그아이들에게 저는 그저 아직 __로 기억될지 몰라 이글이 소용이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드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는 엄마이자 아내로써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이제 환갑을 넘어 가정을 꾸리고 사는 딸을 바라보며 흐뭇해하시는 엄마에게 지나간 그 시간을 상처로 후회하는 삶을 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씀드렸듯이 두아이..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세상에는 좋은 남자들도 정말 많겠지만

환경으로 인함이던, 유전으로 인함이던.. 우리사회에는 남자라는 성을 가지고 짐승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것이 청소년이던, 성인이던 분명한것은 약한자에게는 작은짐승이냐 큰짐승이냐의 차이일뿐 나를 잡아먹는 포식자로 두려울 뿐이겠지요.

 

내 딸이 살아갈 이 세상에 아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 또한 남자들이

남자라는 성을 가지고 저지를 수 있는 그 짐승성이라는것이 최소한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가책을 느끼고 처벌을 받아 마땅한 '범죄'인것을 정확히 인식하게 되는데 조금이나마 소리를 보태기 위해 미투를 합니다.

그리고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써 저또한 그렇게 키우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성관계는 서로가 원했을때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원지 않는 성관계는 성관계가 아닌 성 범죄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는 이런 미투운동이 일어나는 안타까운 세대가 되지않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