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연애만 하는 이유

ㅇㅇ201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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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연애에서 갑이라는 위치에 서 본 적이 없다.

예쁘다는 말도 많이 듣고 번호도 많이 따이는데

정작 그렇게 나 좋다는 사람은 못만나서.

내가 먼저 좋아하고 내가 먼저 고백하게 돼서.

연애만 하면 내 일은 다 제쳐두고 그 사람에게만 올인하게 돼서.

내 마음은 계속 커가는데 그 사람은 그렇지가 않아보여서

나는 자꾸만 을의 위치에 서게 된다.

자존감이 높던 나는, 항상 자신감 넘친다는 말을 듣던 나는

연애만 하면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된다.

한 번이라도 싸우면, 한 번이라도 내가 싫은소리를 하면, 내가 그 사람 마음에 들지 못하면

그 사람이 나를 떠나버릴까 벌벌 떨면서.

명백히 그 사람이 잘못한 일임에도 화를 내지 못한다.

혹시라도 그럼 헤어지자 할 까봐.

아니면 그 사람이 내 말에 상처받을 까봐.




한 번 연애를 시작한 나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주변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고

내가 처한 상황도 보지 못한다.

오로지 그 사람의 기분에만 집중하고 시간을 쏟는다.


자신을 돌보지 못한 나는 결국

그렇게 두려워하던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다.


거기에 한 번도 매달린 적은 없다.

내가 그 사람에게 귀찮은 사람으로 남을 까봐.

매달려서 다시 만난다 한들

이미 나에 대한 마음이 떠나 헤어지자고 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 붙잡고 만나봐야
내 자존감은 계속 떨어지고 그 사람에게 더 쩔쩔 맬 것 같아서.

그래서 아무리 많이 사랑한 사람이라도 그냥 알겠다는 말만 해버린다.



그렇게 내 연애는 항상 끝이다.

혼자 울고 불고 한 사람을 일년 정도 그리워하다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

또 울다가.

그냥 그렇게. 항상 내가 아래인 연애.